[오센 현장분석] '천적' 에이스 맞대결, 누구도 웃지 못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4.01 22: 15

 1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NC의 개막전. 선발 투수 해커(NC)와 양현종(KIA)의 맞대결이 흥미로웠다. 둘 다 상대팀에는 천적 투수, 그러나 결과는 둘 다 4실점으로 승패없이 물러났다.
NC 선발 해커는 KIA 상대로 천적이다. 지난해 4경기에 출장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0.63으로 언터처블.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한 차례 등판해 4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이었다.
양현종도 공룡군단에 강했다. 지난해 NC전에서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3.14로 괜찮았다. 특히 마산구장에서는 2경기 1승무패 평균자책점 1.50. 마산구장 통산 4경기 3승으로 패배를 몰랐다.

# 1회= 장군멍군 'KK'
해커는 1회초를 완벽하게 출발했다. 1~2번 오준혁과 김주형을 연속 삼진을 잡았다. 이어 김주찬은 초구에 우익수 뜬공 아웃,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은 그대로 되갚았다. 박민우와 김성욱, 테이블세터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민우는 132km 변화구, 김성욱은 149km 직구에 당했다. 나성범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으나, 천적 테임즈를 내야 땅볼로 처리해 첫 위기를 넘겼다.
# 2회= 양현종, 먼저 한 방 맞다
해커는 1사 후 이범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원섭과 김다원을 범타로 처리했다. 폭투로 주자를 2루까지 진루시켰으나, 이날 처음 개막전에 출장한 김다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곤 지난해 상대 타율 0.083(12타수 1안타)이었던 이호준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몸쪽 높은 밋밋한 슬라이더, 베테랑 이호준이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돌렸다.
# 3회= 예상외의 피홈런 주고받기  
2점 리드를 안은 해커는 기분좋게 마운드에 올랐다가 금방 기분이 상했다. 선두타자 백용환에게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맞았다. 주자가 없어 그나마 다행.
양현종은 더 힘든 이닝이었다. 2사 1루에서 테임즈에게 비거리 135m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한가운데 직구에 테임즈 배트는 벼락같이 돌아갔다. 3이닝에 2피홈런 4실점. 투구수는 66개나 됐다.
# 4회= 해커, 수비 실책에 아쉬움
해커는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2루타와 몸에 맞는 볼,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 김원섭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에서 포스 아웃 후 2루수 박민우가 던진 공이 낮게 가면서 1루수 테임즈가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렸다. 그사이 3루까지 간 2루주자까지 득점, 3-4로 추격당했다.
양현종은 4회 조금 안정을 찾는 듯 했다. 1사 후 우익수 글러브에 맞고 튕기는 2루타로 출루시켰으나 다음 두 타자를 뜬공과 삼진으로 깔끔하게 아웃시켰다.
# 5회= 행운의 더블 아웃
해커는 1사 후 김주형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김주찬을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교체된 2루수 지석훈이 깔끔하게 더블 플레이를 연결했다.
양현종은 투구수가 늘어났으나 병살타로 모면했다. 선두 김성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나성범을 1루수 직선타로 유도해 더블 아웃. 앞서 홈런을 맞았던 테임즈는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복수했다.
# 6회= 해커도 양현종도 웃지 못하다
해커는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선두타자 필을 안타로 내보냈고, 폭투까지 겹쳐 2루 득점권으로 보냈다. 1사 후 김원섭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4-4 동점을 허용했다. 초반 리드가 날아가는 순간. 2사 2루에서 김진성으로 교체되면서 먼저 내려갔다.
5회까지 90개을 던진 양현종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맞이한 중심타선을 넘어섰다. 박석민은 7구째 2루수 땅볼로 아웃. 이호준은 외야 뜬공. 이종욱과의 11구째 승부끝에 체크 스윙이 인정되지 않아 볼넷으로 내보냈다. 투구수는 110개. 양현종은 아쉬움에 주저앉았고, 김기태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내야진을 모두 불러모은 채 격려했다. 이후 손시헌을 내야 땅볼로 처리. 112구로 6이닝을 마쳤다. 7회 지크로 교체. 
천적 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힘겹게 막아내면서 나란히 4실점, 천적 위용을 이어가지 못했다. 역시 야구는 기록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orange@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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