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수원 FC를 완파했다. 이동국은 선제골을 넣어 K리그 통산 250 공격 포인트를 달성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수원 FC와 홈경기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4승 4무(승점 16)가 된 전북은 1위 FC 서울(승점 19)과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수원 FC는 1승 5무 2패(승점 8)로 10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펼쳤지만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12분 최재수의 크로스를 골키퍼 이인수가 쳐내자 문전에 있던 이동국이 슈팅으로 바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이동국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전북과 달리 수원 FC는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중거리 슈팅만 나올 분 문전으로 파고들지 못했다. 전반 24분에는 힘겹게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후방 침투 패스를 받은 김부관이 박스 왼쪽으로 침투해 뒤에서 쇄도한 정민우에게 내줬지만, 정민우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를 외면했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계속 수원 FC를 괴롭힌 전북은 전반 28분 결실을 맺었다. 김보경이 박스 내에서 블라단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이동국은 골키퍼 이인수를 완벽하게 속이고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의 K리그 통산 250 공격 포인트(184골 66도움)였다.
첫 골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전북의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불과 2분 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로페즈가 아크 왼쪽에서의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전반 34분에는 한교원이 김보경으로부터 도움을 얻어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 들어 추가골을 넣었다.
수원 FC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수원 FC는 전반 44분 세트피스로 한 골을 만회했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가빌란이 길게 올렸고, 먼 포스트에 위치해 있던 블라단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2골을 앞서간 전북은 하프타임에 변화를 주었다. 이재성을 빼고 이종호를 투입한 것. 다음달 4일에 있을 장쑤 쑤닝(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이재성이 빠졌지만 전북의 경기 주도는 여전했다. 전북은 후반 3분 이동국이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페널티지역에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추가골에 실패했다.
공격에서 아쉬움을 느낀 수원 FC는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14분 김부관 대신 김혁진을, 후반 18분 정민우 대신 오군지미를 투입했다. 이에 맞서 전북은 후반 18분 최재수를 빼고 이주용을, 후반 23분 이동국 대신 레오나르도를 넣었다.
선수 교체로 활기를 얻은 전북과 수원 FC의 공격은 날카로워졌다. 전북은 후반 30분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으로 돌파해 로페즈에게 연결, 로페즈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수원 FC는 후반 32분 오군지미의 크로스를 김근환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전북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북과 수원 FC이 원하는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수원 FC는 후반 31분 가빌란을 빼고 배신영을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전북도 후반 38분 이주용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수적 열세가 돼 기회를 잡지 못했다.
FC 서울은 수원 삼성과 1-1로 원정경기서 비겼다. 6승 1무 1패(승점 19)가 된 서울은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수원(1승 6무 1패, 승점 9점)은 6위서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수원은 김건희 원톱에 염기훈과 이상호가 좌우날개였다. 권창훈과 산토스가 중원을 책임지고 오장은이 공수를 조율했다. 양상민, 이정수, 구자룡, 조원희 포백으로 수비했다. 골키퍼는 노동건이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 데얀 투톱을 내세워 골사냥에 나섰다. 타카하기, 박용우, 주세종이 중원을 맡고 고광민과 고용한이 좌우윙백으로 나섰다. 스리백에 오스마르, 김원식, 김동우가 나왔다. 골키퍼는 유상훈이 장갑을 꼈다.
첫 골은 수원이 터트렸다. 중원에서 공을 가로챈 권창훈이 약 20미터 폭풍 드리블로 질주했다. 권창훈이 산토스에게 찔러준 공이 서울 선수를 맞고 나왔다. 권창훈은 재차 공을 잡아 왼쪽으로 연결했다. 염기훈이 공을 잡아 크로스를 날렸다. 권창훈의 슈팅이 골키퍼 유상훈을 맞고 나왔다. 쇄도하던 산토스가 가볍게 밀어 넣어 전반 6분 선취득점으로 연결했다. 수원 빅버드 통산 499호 골이었다.
서울은 전반 19분 데얀이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구자룡이 육탄으로 저지하지 않았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었던 장면. 쓰러진 구자룡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으나 다행히 부상 없이 털고 일어났다.
서울은 전반 23분 문전 앞에서 아드리아노가 파울을 당해 절호의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데얀이 직접 슈팅을 노렸으나 수원 수비벽에 맞고 굴절됐다. 서울은 이어진 코너킥 기회도 무위에 그쳤다. 데얀은 전반 32분 회심의 발리킥을 시도했다. 이마저 문전을 넘어갔다. 서울은 공격시도는 많았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경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전반 39분 오스마르는 김건희를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썼다. 심판은 오스마르에게 즉각 경고장을 부여했다. 전반 43분 고요한이 페널티박스에서 넘어졌지만 파울은 아니었다. 고요한의 액션이 과했다는 것. 선수들끼리 보이지 않는 몸싸움도 치열했다. 수원이 1-0으로 리드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데얀을 빼고 박주영을 투입했다. 이정수는 후반 4분 다카하기를 걷어차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10분 다카하기가 다시 태클을 당했다. 파울 없이 진행되자 서울도 보복을 했다. 박용우가 경고장을 받았다.
서울은 곧바로 화답했다. 후반 12분 아드리아노는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며 더욱 경기가 달아올랐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24분에도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수원은 후반 17분과 후반 24분 권창훈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가 격렬해지며 부상자도 속출했다. 후반 26분 오장은이 부상을 당해 백지훈이 투입됐다.
역습에 나선 서울은 후반 31분 박주영이 절호의 타이밍에서 슈팅을 했다. 하지만 과감성이 떨어진 슈팅은 허무하게 골키퍼에게 안겼다.
후반 36분 결정적 장면이 나왔다. 페널티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아드리아노에게 손을 쓴 곽희주에게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서울은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박주영이 찬 공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서울에게 아쉬운 기회였다. 수원에서 300번째 경기에 출전한 곽희주는 자신의 실수로 승리를 헌납할 뻔했다.
두 팀은 추가시간까지 치열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결승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2만 8천 여명이 입장해 치열한 응원대결을 펼친 슈퍼매치는 아쉽게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포항 스틸러스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5경기(2무 3패) 연속 무승에서 탈출하며 잠시 5위(승점 9)로 올라섰다. 반면 제주는 4경기(2승 2무)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승점 11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경기 전 두 팀의 온도 차는 컸다. 포항은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7경기(2무 5패) 연속 무승 수렁에 허덕였다. 핵심 미드필더 손준호에 이어 '캡틴' 황지수가 쓰러지며 중원에 큰 구멍이 생겼다. 당장 박준희, 이재원, 이래준 등 경험이 부족한 이들로 중원을 꾸려야 했다. 반면 제주는 4경기(2승 2무)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수원, 상주, 울산, 성남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호성적을 거뒀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스리백 카드를 들고나왔다. 지난 전남전서 재미를 봤던 전술이다. 포항은 양동현 심동운 이광혁 스리톱을 필두로 박준희와 이재원이 중원을 지켰다. 박선주와 박선용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고, 스리백은 김광석 김원일 김준수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최 감독은 "계속 실점을 하고 있어 변화를 줬다"면서 "수비적으로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선용과 박선주가 공격 성향이 강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뒷마당에 손을 댔다. 이광선과 정운이 경미한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이다. 다행히 '캡틴' 오반석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제주는 원톱 마르셀로를 필두로 이근호 송진형 김호남이 2선 공격수로 출격했다. 중원은 권순형과 이창민이 지켰다. 포백라인은 배재우 오반석 권한진 김봉래가 형성했다. 골문은 김경민이 사수했다. 조 감독은 "상대가 스리백으로 나온 만큼 밀집수비를 깨는 게 관건"이라며 "빠른 스위칭을 통해 공간을 만들고, 측면의 이근호와 김호남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회는 제주에 찾아왔다. 전반 6분 이근호와 김호남의 발을 거쳐 이창민이 날카로운 슈팅을 때렸지만 신화용의 손끝에 걸렸다. 4분 뒤엔 김호남의 크로스에 이은 마르셀로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포항도 패스웍을 통해 기뢰를 만들었다. 전반 11분 박선주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비껴갔다. 4분 뒤엔 박선주의 크로스를 양동현이 감각적으로 오른발을 갖다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제주는 전반 19분 권순형의 코너킥을 권한진이 머리에 맞혔지만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포항이 전반 24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선주의 크로스를 양동현이 머리로 밀어넣었다. 골 이전 대지를 가르는 김광석의 패스가 돋보였다.
포항은 전반 39분 박선용이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김경민이 쳐냈다. 포항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감했다.
포항은 후반 4분 양동현이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6분 뒤에도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박선주가 심동운의 침투 패스를 받아 좌측면을 완전히 허물었다. 각도가 없었지만 자신 있게 왼발 슈팅을 날렸고, 골대를 때렸다. 망설임 없는 돌파와 슈팅이 돋보였다.
양팀은 후반 초반 경미한 부상으로 교체카드 한 장씩을 사용했다. 포항은 이광혁 대신 정원진이, 제주는 배재우 대신 김상원이 들어갔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후반 14분 김호남을 빼고 김현을 투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김현이 최전방으로 올라서고, 마르셀로가 밑으로 내려왔다. 송진형과 이근호가 좌우측면에 위치했다.
최진철 감독도 후반 35분 변화를 꾀했다. 박준희를 빼고 이남규에게 K리그 데뷔전의 기회를 줬다. 우측면 수비수 박선용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와 이재원과 짝을 맞췄다.
제주는 후반 39분 김현의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고개를 숙였다. 포항은 양동현 대신 라자르를 투입하며 높이와 기동력을 동시에 강화했다. 결국 포항이 실로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3 (3-1 0-0) 1 수원 FC
△ 득점 = 전28 이동국 전30 로페즈 전34 한교원(이상 전북 현대) 전44 블라단(이상 수원 FC)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1 (1-0 0-0) 0 제주 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