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34)가 첫 연타석 홈런에 이어 고의4구까지 얻어냈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한미일 리그 통틀어 첫 진기록을 썼다.
이대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8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시즌 3·4호 연타석 홈런을 가동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기록.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6경기 만에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이대호는 6회 추격에 불씨를 당기는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7회 좌월 투런 홈런으로 9-8 역전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으로 한국인 타자 역대 15번째 기록. 들쑥날쑥한 출장 기회에도 벌써 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달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최초의 한미일 리그 끝내기 타격의 진기록을 쓴 이대호는 첫 연타석 홈런에 고의4구 기록까지 새로 썼다. 이대호는 한국에서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3연타석 홈런 2개 포함 총 8번의 연타석 홈런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으로 4월21일 라쿠텐 골든이글스 상대로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폭발했다.
연타석 홈런에 고의4구 기록까지 더해졌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시애틀은 카일 시거의 좌전 안타에 이어 크리스 아이아네타의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은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이대호. 오클랜드 마무리 라이언 매드슨은 타격감이 달아 오른 이대호를 맞아 신중하게 승부했다. 초구 91마일 커터, 2구 90마일 커터, 3구 93마일 패스트볼 모두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이 됐다.
이대호 역시 매드슨의 바깥쪽 일변도 승부에 배트가 따라나가지 않았다. 스리볼 노스트라이크 불리한 보카운트가 되자 오클랜드 배터리는 아예 고의4구를 택했다. 포수 스티븐 포트가 자리에서 일어서 매든의 4번째 공을 받았고, 이대호는 고의4구로 걸어 나갔다. 그 순간 시애틀 덕아웃의 스캇 서비스 감독이 아쉬움의 표정을 지어보였다. 오클랜드는 무사 만루를 실점없이 막으며 고의4구 작전이 통했다.
이로써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에 고의4구까지 기록했다. 이대호는 한국에서 11시즌을 뛰며 통산 56개의 고의4구를 얻었고, 일본프로야구에서 4시즌 동안 고의4구가 7개가 있었다. 이날 메이저리그 첫 고의4구까지, 한미일을 통틀어 통산 74개를 기록하게 됐다. 개인 한 시즌 최다 고의4구는 2007년 롯데에서 기록한 25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