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경기에서 연속 부진했던 SK 잠수함 박종훈(25)이 다소 고전했지만 6이닝을 버티며 반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뒤늦은 타선 지원에 시즌 4승 달성에도 성공했다. 무엇보다 최근 부진을 씻었다는 점에서 개인이나 팀 모두에 반가운 호투였다.
박종훈은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지며 6개의 사사구를 내주기는 했으나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버텼다. 여기에 5회 이후 점수를 낸 타선 지원을 뒤늦게 받으며 시즌 4승 요건을 갖췄다.
4월 한 달 동안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박종훈은 최근 2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14일 잠실 LG전에서는 2⅔이닝 6실점, 20일 광주 KIA전에서도 2⅔이닝 4실점으로 2경기 연속 조기 강판의 수모를 맛봤다.

김용희 감독은 박종훈의 부진에 대해 "제구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박종훈은 워낙 낮은 타점에서 나오는 변화 심한 공을 던진다. 제구만 되면 정타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 공이다. 2경기 부진 이전까지는 피안타율도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그러나 제구가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최근 2경기는 그런 박종훈의 약점이 도드라진 시기였다.
2군에서 윤희상이 좋은 컨디션과 함께 대기 중이라 만약 이날까지도 힘을 내지 못한다면 선발 로테이션 변경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박종훈은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일정 부분 지워내는 호투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이날도 전체적으로 제구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몇 차례 위기 상황을 잘 넘기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고 결국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승리까지 따냈다.
1회가 아쉬웠다. 2실점했다. 선두 배영섭에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고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최형우의 2루 땅볼 때 2루 주자 배영섭이 3루를 돌아 그대로 홈까지 들어오며 허를 찔렸다. 이어 백상원의 우전 적시타 때 추가실점했다.
2회에도 선두 조동찬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고 1사 후 이지영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재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그 사이 2루로 뛴 이지영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는 선두 배영섭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견제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이어 박해민에게 우전안타, 이승엽에게 볼넷을 내주며 다시 위기에 몰렸지만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백상원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에는 조동찬 이영욱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는 등 안정을 찾았고 5회에도 포수 이재원의 도루 저지까지 등에 업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종훈은 선두 이승엽에게 2루수 방면 빗맞은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1루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는 등 공 10개로 한 이닝을 추가로 더 막아내며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 조건을 채웠다. SK는 6회 1사 1,2루에서 이재원이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전세를 뒤집고 박종훈에게 승리 요건을 만들어줬다. 버틴 보람이 있는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