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속 발견한 작은 빛, 'K리거' 주세종-이재성의 존재감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6.02 02: 36

1-6 대패.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힌 듯 하다. 그러나 작은 빛은 존재했다. 주세종(FC 서울)과 이재성(전북 현대)이다.
한국이 20년 만의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1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스페인과 친선경기에서 1-6으로 패배했다. 1996년 이란에 2-6으로 패배한 이후 약 20년 만에 당한 6실점 패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스페인, 그리고 한국은 54위. 열세는 당연했다. 선수들의 기량 차이부터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도, 그리고 시차 적응 등은 한국에 모두 좋지 않았다. 그러나 6실점 패배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30분 첫 실점을 포함해 8분 동안 3골을 내리 허용했다.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에게 엄청난 프리킥 골을 내준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고, 한국은 그 흔들림을 잡지 못해 추가적으로 3골을 더 내줬다.
만족할 수 있는 장면을 찾기는 힘들다. 그나마 후반 38분 정도가 한국 축구팬들을 위로할 수 있다.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주세종의 슈팅이 스페인의 골문을 흔든 것. 이날 나온 7골 중 한국이 넣은 유일한 1골이다.
만회골을 넣은 주세종은 "스페인이라고 해서 주눅 들려고 하지 않았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내 몫을 하자고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스페인에는 세계적인 선수가 많다. 좋은 팀인 것이 확실하다. 선수로서 많은 것을 배웠고,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과제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득점 장면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은 주세종과 이재성이 투입된 후반 16분부터 조금씩 분위기를 바꿨다. 내리 5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모든 선수들이 주눅 들었지만, 새롭게 투입된 두 선수가 중원에서 스페인을 흔들며 존재감을 뽐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인정했다. 그는 "선수 교체를 많이 하면서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바꿨다. 경기 종료 10여분 전부터는 우리가 원하던 경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유일한 득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재성도 골을 넣은 주세종 만큼 자신의 몫을 해냈다. 주세종의 득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재성은 주세종이 스페인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을 발견, 정확하고 빠른 패스로 연결했다. 주세종은 "재성이가 패스를 해주는 순간 내가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교체로 경기에 나선 주세종과 이재성은 오는 5일 열리는 체코와 친선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주세종과 이재성은 소속팀의 경기 일정으로 합류가 하루 늦어 스페인전 선발 제외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주세종과 이재성으로서는 더욱 큰 빛을 보여줄 기회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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