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성적 10승 15패로 7위 추락...5월까지 이어진 5할 승률 사수 실패
그러나 5, 6위와 붙어있는 상황...4가지 조건 충족하면 반등 가능
LG 트윈스가 대역전승으로 잔인했던 6월의 마침표를 찍었다. LG는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에서 2회까지 2-9로 끌려갔으나, 11회 연장 끝에 10-9로 승리했다. 8회까지만 해도 4-9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초 4점을 뽑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11회초 절묘한 더블스틸로 승기를 들었다.

LG가 올 시즌 7점차를 극복한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 그런데 아직 갈 길이 험난하다. 무엇보다 6월 성적 10승 15패로 5월까지 사수했던 5할 승률이 붕괴됐다. 순위 또한 28일 광주 KIA전 패배로 한 달을 넘게 지켜왔던 5위권에서 벗어났다. LG는 6월 7일 잠실 삼성전에서 8회초 8실점, 6월 14일 잠실 NC전에선 9회 8실점으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6월 25일 잠실 넥센전서도 8회초 5실점하면서 연장 끝에 패했다. 한 달 동안 세 번이나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놓쳤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경쟁팀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주중 3연전 1승 2패로 7위로 떨어진 LG는 6위 KIA와 승차가 없고, 5위 롯데와도 0.5경기 차이다. 전반기 마지막 12경기 결과에 따라 5위권 재진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LG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롯데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LG가 반등하기 위한 조건 네 가지를 꼽아봤다.
▲ 불펜진 안정화
막강 불펜진은 옛말이 됐다. 올 시즌 LG는 불펜진 평균자책점 4.98로 이 부문 리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6월 세 차례 대역전패도 불펜진이 중심에 자리했다. LG의 6월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38에 달한다. 4월 중순부터 5월까지 철벽을 형성했던 임정우가 흔들렸고, 임정우 외에 필승조 이동현 신승현 진해수도 6월 평균자책점 4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불펜진에서 가장 꾸준했던 윤지웅은 좀처럼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며 6월 15일 엔트리서 제외됐다.
그래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 불펜투수로 돌아온 봉중근은 5경기서 평균자책점 ‘0.00’을 유지하고 있다. 롱맨 역할을 하면서도 구위와 제구가 동반 상승 중이다. 더불어 6월 30일 광주 KIA전에선 김지용과 최성훈이 무실점 호투로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기존 불펜 필승조가 페이스를 찾고, 봉중근 김지용 최성훈이 힘을 더하는 것이다. 불펜진에서 임정우와 함께 유이하게 140km 후반대 공을 던지는 최동환의 도약도 필요하다.
▲ 우규민 부활, 5선발 문제 해결
우규민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우규민은 5월에 치른 3경기에서 10⅔이닝 16실점으로 무너지더니, 6월 5경기서도 29⅓이닝 22실점으로 고전했다. 4월까지 5경기에서 30⅔이닝 8실점(7자책)으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5로 활약하다가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우규민은 “투구시 공에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고, 예전에는 파울이 됐던 타구들이 홈런 같은 장타로 이어지고 있다”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실제로 우규민은 5월에 피홈런 3개, 6월에는 피홈런 5개를 기록했다. 2013시즌 피홈런 5개, 2014시즌 피홈런 11개, 2015시즌 피홈런 13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선발전환 후 가장 많은 홈런을 허용하는 시즌이 될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우규민은 리그에서 가장 기복이 적은 투수였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특유의 노련함을 앞세워 자신의 몫을 했고, 그러면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과 145이닝 이상을 달성했다. LG 선발진을 이끌어온 우규민이 부활해야 팀 전체가 안정감을 찾을 것이다.
더불어 이준형의 이탈로 구멍이 난 5선발 자리도 누군가 메워야 한다. 이준형은 6월 18일 무릎 통증으로 엔트리서 제외됐고, 재활파트에선 예상했던 것보다 통증이 심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LG는 이준형을 대신해 장진용을 선발진에 포함시켰는데, 장진용은 6월 24일 넥센전 4이닝 6실점, 6월 30일 KIA전에선 1⅓이닝 6실점에 그쳤다. 이준형이 빠르게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게 최상이지만, 그게 안 된다면 또 다른 답안을 찾아내야만 한다.
▲ 1번 타자 박용택 고정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1번 타자로 임훈을 낙점했다. 그러나 임훈은 개막 세 번째 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고, 5월 12일 복귀 후에도 좀처럼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정주현과 이천웅이 임훈을 대신해 리드오프로 나섰지만 둘 다 해답은 아니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은 3번 타순에 배치했던 박용택을 1번 타순에 넣었고, 박용택은 언제나 그랬듯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올 시즌 박용택은 1번 타자 출장시 타율 3할7푼3리·출루율 4할1푼8리를 기록 중이다. 1번 타순에서 홈런도 5개를 쏘아 올렸고, OPS 0.948을 찍고 있다.
박용택 스스로도 “1번 타자는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자리다. 익숙한 자리인 만큼, 1번 타자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용택은 지난달 30일 KIA전에서도 1회 리드오프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볼넷 3타점 2득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정성훈·히메네스·채은성의 클린업도 자리를 잡은 만큼, 가장 생산적인 타선을 만들기 위해선 박용택을 1번에 고정시키야 한다.
▲ 오지환 임훈 유강남 정상호, 복귀 전력 기대치 충족
LG는 센터라인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이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유격수 오지환과 중견수 임훈은 타격 부진과 부상 악화로 2군으로 내려갔고, 유강남은 6월 16일 NC전에서 1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정상호 또한 허리 통증으로 6월 24일 엔트리서 제외됐다.
일단 오지환 임훈 유강남은 순조롭게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임훈은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오지환도 퓨처스리그에서 이틀 동안 안타 3개를 쳤다. 유강남 역시 다음주에는 1군에 올라올 예정이다. 오지환 임훈 정상호는 수비에서, 유강남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와 맡은 역할을 해낸다면, LG의 반등도 불가능은 아니다.
한편 지난 6월 26일 2군으로 내려간 서상우는 퓨처스리그 최근 3경기 모두 1루수로 선발출장, 매 경기 안타를 터뜨리며 13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서상우가 1루수로 자리잡아 1군에 복귀한다면, 정성훈의 체력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타선의 짜임새도 보다 단단해질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