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포스트 박병호' 새로운 홈런킹은 누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18 05: 51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떠난 홈런왕 자리에 도전하는 이들이 서서히 가려지고 있다.
그동안 KBO리그의 홈런 타이틀 자리는 '박병호 천하'였다. 박병호는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오르면서 KBO리그의 한 시기를 지배했다. 매번 박병호의 자리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결국엔 홈런 순위 맨 위에는 박병호의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홈런으로 KBO리그 무대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떠난 올시즌, 홈런왕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이 없는 현 상황에서 누구나 홈런 타이틀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시즌이 막바지로 다가서는 지금, 몇몇의 선수들이 타이틀 자리에 다가서고 있다.

가장 선두에 있는 주자는 에릭 테임즈(NC)다. 테임즈는 현재 35개의 홈런으로 홈런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한국 무대 첫 해였던 2014년 37개의 홈런으로 홈런부문 3위에 오른 뒤 지난해 4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거포의 위용을 뽐냈다. 지난해에는 박병호와 야마이코 나바로(현 일본 지바 롯데)에 밀려 3인자에 머물렀지만, 올해 상위 2명이 한국을 떠나자 1인자 자리로 올라섰다. 지난 6월 2일 마산 두산전에서는 최단 경기 100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월별 홈런 페이스도 특별히 떨어지지 않고 있다. 3~4월 시즌 초반에 5개를 때려낸 뒤 5월 10홈런으로 본 궤도에 올라섰고 6월 7개, 7월 9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8월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현재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꾸준한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이고, 한국 진출 3년 만에 왕좌 자리를 노리고 있다.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김재환(두산)은 현재 테임즈와 함께 유이한 리그 30홈런 타자다. 김재환은 지난 17일 청주 한화전에서 생애 첫 3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인 올해 김재환의 장타력은 만개했다. 6월까지 20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테임즈와 보조를 맞췄고, 7월에 홈런 4개만 추가하는데 그치며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8월 무더위와 함께 방망이도 달아오르며 8월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최근 5경기에서 5홈런을 몰아치면서 다시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재환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선수는 '풀타임 메이저리거'였던 윌린 로사리오(한화)다. 로사리오는 28개의 홈런으로 홈런 3위에 올라 있다. 4월까지 1개의 홈런에 그쳤지만 한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적응하기 시작한 뒤에는 무섭게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테임즈나 김재환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이후 맹렬한 기세로 홈런 레이스에 가담하면서 첫 한국 무대에서의 연착륙을 알리고 있다. 이미 로사리오는 올시즌 리그 처음으로 100타점을 달성했을 만큼 홈런포를 위시한 타점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홈런 레이스 상위 3인방이 사실상 '포스트 박병호'의 자리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 뒤를 있는 선수들의 면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SK의 최정(27개)-정의윤(24개) 듀오가 뒤따르고 있고, 초반 홈런 페이스를 주도하다시피 한 루이스 히메네스(23개)도 버티고 있다. 박석민(NC)과 마르테(kt·이상 22개), 나성범(NC), 나지완, 이범호(이상 KIA·21개)도 홈런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불혹을 훌쩍 넘긴 이승엽(삼성)도 전설의 홈런왕 답게 2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제 경기는 각 팀당 남은 경기 수는 35경기 안팎. '포스트 박병호' 시대의 첫 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도 머지 않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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