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스카우트가 심판 매수를 한 전북 현대를 징계하며 3가지 궁금증에 답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달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2013년 심판들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구단 스카우터의 유죄가 확정된 전북에 올 시즌 승점 9 감점과 함께 벌금 1억 원의 징계를 내렸다.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던 전북엔 큰 타격이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 32경기 무패를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6경기를 남기고 2위 서울에 승점 14 앞서 있던 전북은 이번 징계로 격차가 5점으로 좁혀지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경남 건과 무엇이 다른가
경남FC는 지난해 12월 대표이사가 심판을 매수한 혐의로 연맹으로부터 승점 10 감점과 함께 제재금 7000만 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경남은 이미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전북 구단 직원이 2명의 심판에게 5회에 걸쳐 500만 원을 준 사건과 구단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4명의 심판에게 19차례 6400만 원을 제공한 경남의 사건과는 액수 등 모든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4년 당시 경남의 사건 조사 과정을 기준 삼아 일관성과 형평성을 고려했다. 경남은 당시 사장이 직접 자금을 조성했고, 코치를 시켜 6400만 원에 심판을 매수했다"면서 "반면 전북은 지휘부와 수뇌부가 관여한 증거가 없고, 전북 스카우터 개인이 한 사건으로 판결이 났지만, 연봉이 8000만 원인 사람이 경기를 앞두고 100만 원을 준 걸 봤을 때 개인의 행동으로 볼 수 없고, 구단이 알았을 거라 짐작했다. 전북이 직접 관여를 안했다 하더라도 직원관리라는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 승점 9 감점과 1억 원 벌금의 의미
경남은 더 많은 돈을 건넸고, 대표이사와 코치가 관여하는 등 광범위하게 심판 매수가 이루어졌다. 전북 건과 단순비교하자면 수위가 약하지만 전북이 K리그를 이끌어가는 리딩 구단이라는 점과 이후 대처가 좋지 않았던 점을 근거로 경남과 비슷한 징계가 내려졌다.
조 위원장은 "심판 2명이 금품을 받고 전북의 8경기를 심판했다. 전북이 8경기서 얻은 승점은 12"라면서 "해당 경기서 승부조작이 없었지만 심판 매수가 드러난 이후 전북의 불성실한 태도 등을 감안해 승점 9를 감점했다"고 말했다.
이어 1억 원 벌금에 대해서는 "상벌 규정에 보면 1부리그와 2부리그의 제재금엔 차등을 줄 수 있고, 2부리그의 제재금을 절반 정도로 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전북은 1부리그 팀이다. 벌금 1억 원을 경남의 7000만 원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유벤투스 칼치오폴리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도 흑역사가 있다. 루치아노 모지 전 단장이 심판 배정에 관여하고 관계자들을 매수하는 등 승부조작에 관계한 것이 드러나 지난 2006년 7월 세리에B로 강등됐다. 2004~2005년, 2005~2006년 시즌 우승기록도 지워졌다.
조 위원장은 "유벤투스를 거론하며 전북의 강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히 많았지만 두 건은 질적, 양적으로 다르다"면서 "유벤투스는 구단 단장 아들이 설립한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실제로 승부조작도 이루어졌다.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단장이 심판을 찾아가 소란을 피울 정도로 좌지우지하며 이탈리아 축구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 전북을 같은 기준으로 삼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