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소사이어티'는 '더지니어스'를 왜 못넘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11.02 11: 04

 tvN '소사이어티 게임'이 4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미 총 3명의 탈락자(윤태진, 신재혁, 양지안)가 발생했고, 원형마을에서의 14일중 4일이 흘렀다. 현재 22명의 참가자 중에 19명이 생존해있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방송전부터 기대가 컸다. 4번의 시즌을 이어왔던 '더지니어스'를 연출했던 정종연 PD를 비롯한 해당 제작진이 선보이는 차기작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더욱이 글로벌 제작사인 엔데몰샤인그룹이 tvN과 공동기획해 그 규모를 키웠다는 점은,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됐다. tvN 역시 첫 회를 120분으로 파격편성하거나, 영화관 사전 시사 등을 통해 기대감을 높이려 애썼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물은 '성공적'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 분위기다. 120분 편성으로 1.263%(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 기준)이라는 무난한 성적표로 첫 출발 했던 '소사이어티 게임'은 이후 2회 1.144%, 3회 0.831%로 꾸준한 하락세다.

물론 평일 오후 11시에 방영됐던 '더지니어스'와 달리 일요일 오후 9시 15분으로 편성대를 이동한 게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단순 편성시간 이슈로만 치부하기에는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이슈나 화제성이 '더지니어스'와 달리 상대적으로 낮다.
개그맨 양상국, 이종격투기 선수 엠제이킴 정도를 제외한다면 이슈가 되는 인물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포커싱 된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2회에 자질과 태도 논란으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윤마초(잡지에디터)나, 3회 권력욕을 드러내며 팀원을 이간질 시킨 김희준(영어학원대표)이 그러한 케이스다. 그들은 지금 온라인 상에서 '까이기' 바쁘다.
이는 사실 예고된 결과다. '더지니어스'가 매회 선보이는 게임이 중요 요소였고, 이를 번뜩이는 기지로 해결해내는 플레이어들의 면모가 화제선상에 올랐던 점을 떠올리면 쉽다. 홍진호, 이상민, 장동민 등이 긍정적 이슈를 만들어 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태생부터 다르다. 매회 게임을 떠올리면 '더지니어스'와 유사성이 엿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 이후의 상황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이후 벌어지는 양측 마동과 높동 내에서의 리더 선출이나 탈락자 선정, 상금 분배 등이 '소사이어티 게임'의 주축을 이루는 요소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청자가 분노하게 되는 캐릭터나 상황이 생성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의 날감정을 훔쳐보는 재미가 대단할 것"이라던 정종연 PD의 발언은 완전히 적중했다.
'소사이어티 게임'에는 평소 카메라 앞에서라면 절대 볼 수 없었던 인간의 욕심이나 비열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카메라 70대 가량이 투입되어 24시간 촬영, 방송을 의식하지 않게 만드려고 애썼던 것은 주효했다. 특히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참가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도왔다. 어떤 버라이어티에서도 보지 못했던 악당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하고, 손가락질 받는 밉상도 쉬이 노출됐다.
제작진은 인터뷰를 적절하게 배치해, 현재 참가자가 분명한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하는 모습을 비교해 시청자들의 분노의 방향을 만들어주는 친절함(?)도 배풀었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더지니어스'와 다르다. '더지니어스'는 침착하게 게임을 풀어가거나 필승법을 만들어내며 보는 이를 감탄케 했던 프로였고, 오히려 지나친 친목'질'은 확연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반면 '소사이어티 게임'은 애초에 연맹이 중요 수단이다. 리더로서, 혹은 팀원으로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혼자 게임을 잘해서는 절대 불가능한 구조다. 결국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구조이기에, 이슈를 받을수록, 끝까지 살아남을수록 어쩌면 손가락질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소사이어티 게임'을 현재의 부정적 여론 형성만으로, '프로그램의 실패'로 치부할 순 없다. 다만 단순히 유명인이나 연예인을 꿈꾸며 '소사이어티 게임'에 입성한 참가자라면, 그 바람, 헛된 꿈이 될 가능성이 높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소사이어티 게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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