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떠다니고 있는 기분이다."
박성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극적인 데뷔승 시나리오를 써냈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박성현은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킨 최혜진(9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린 펑산산(중국) 등을 제치고 일군 감격적인 미국 무대 첫 승이었다.
박성현은 우승상금으로 90만 달러(약 10억 2000만 원)를 거머쥐며 단숨에 상금랭킹 2위로 도약했다. 세계랭킹을 비롯한 주요 순위에서 수직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박성현은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서 "구름 위를 떠다니고 있는 기분"이라며 "지금껏 LPGA 투어 대회를 많이 치르면서 아쉬웠던 대회가 많았는데 이렇게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성현과 일문일답.
-US오픈 챔피언이라는 게 실감이 나는지.
▲솔직히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안나고, 뭔가 구름 위를 떠다니고 있는 기분이다. 이제까지 많은 LPGA 투어 대회를 치르면서 아쉬웠던 대회가 많았는데 이렇게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특별히 3, 4라운드 활약이 대단했다.
▲이번 경기에 임하면서 정말 샷감이 좋았다. 4일 중 이틀 정도는 몰아치기가 나와줄 거라 생각했는데 3, 4라운드에 나와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라운드는 정말 다시 생각해봐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던 것 같아 나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닉네임 중 ‘닥공’이라는 게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내가 다른 여자 선수들과는 다르게 많이 공격적인 것 같다. 지난해 팬들이 보고, ‘닥치고 공격’하면 박성현 플레이가 나온다는 말들을 해서 이런 좋은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다.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18홀 내내 한결 같은 집중력을 가져가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한 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면 플레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항상 플레이할 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4라운드는 정말 캐디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캐디가 좀 더 집중할 수 있게끔 좋은 말을 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우승 확정 후 어머니와 끌어안고 울었는데.
▲우승하고 나서도 실감이 잘 안 났는데 어머니가 우승할 때마다 항상 앞에 나서지는 않으시는 분인데도 이날은 오셔서 생각보다 잘했다는 말을 하는 순간, 우승 실감이 좀 났다. 엄마가 항상 나와 함께 다니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그런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엄마를 안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던 것 같다. 항상 어머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18번 홀 4번 째 어프로치 샷이 대단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나의 문제점은 쇼트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항상 쇼트게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연습도 많이 하는 편이다. US여자오픈을 앞두고 그린 어프로치가 어려워 많이 신경을 썼다. 많이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1~3라운드 때는 어프로치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 홀 4번째 샷 때는 지난해 18번 홀서 공을 헤저드에 빠뜨렸던 기억이 강해서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서 그냥 습관대로만 하자라는 생각을 했고, 그게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져 솔직히 나도 너무 놀랐다. 반복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좋은 어프로치샷으로 이어진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스윙 동작이 아름다운지.
▲일단 너무 감사하다. 나 스스로는 스윙 동작 영상 촬영을 하면서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는 편인데, 스윙에 대해서는 완벽을 기하려고 하는 편이라서 좋은 편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US여자오픈에 참가했다. 전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전년보다 나아진 점은 경기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도 헤저드가 있어서 지난해 생각이 더 많이 났었는데, 그래서 아마도 힘이 좀 더 들어가서 (3번째 샷에서 거리가) 오버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이 나온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멀리까지 팬들이 원정 응원을 와줬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에 팬들이 우승 축하 플래카드도 제작해 왔는데, 그 플랜카드를 정말 사용할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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