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일, #유선호 선생님 #흥신소 #천의 얼굴 #아내바보[인터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10.19 15: 18

 정우일은 가장 아래에서부터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있는 연기자의 모범 사례라고 할 만한 배우다. 연기자이자 후배들의 멘토로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정우일을 OSEN이 만났다. 
9년여차 정우일은 연극 '수상한 흥신소', '투룸쇼', 뮤지컬 '레미제라블앙졸라' 등 연극과 뮤지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이다. 영화 '연애의 맛', TV조선 '불꽃 속으로' 등에도 출연했다. 꾸준한 활동으로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히며 업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 등 운동에 재능을 보였다. 대학도 체육과를 들어갔다. 하지만 두 살 터울 형이 일찍 세상을 떠났던 터라 부모님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냐고 말했었고, 진로를 바꿀 생각을 하다가 우연찮게 동네에 있던 신필름영화소를 발견했다. 아카데미 식으로 연기생을 배출하는 곳이었는데 솔직히 '장난삼아 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제가 솔직히 끈기있는 편이 아니거든요(웃음). 연기를 처음할 때 '집안에 빽이 있어야 돼', '잘 생겨야 돼' 이런 말 많이 들었죠. 그래서 어머니께 '6개월이면 그만둘거야'라고 했는데 웬걸요. 재미있는 거에요. 그 때 처음 했던 역이 연극 '피터팬'의 후크 선장이었어요. 큰 배역이니 '정말 나한테 끼가 있나?'란 생각이 들었죠. 그 이후로 연기라는 늪에 빠져서 대학로로 건너갔어요. 오디션을 보다가 26세 때 '수상한 흥신소'를 만났죠."
'수상한 흥신소'는 그의 대표작이다. 귀신을 보는 남자를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주인공 오상우 역은 연기한 그는 자연스럽고도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줬다. 6개월여 장기 공연을 하면서 내공을 쌓은 시간이었다. 연기를 대하는 것이 달라졌고, 그 내공을 바탕으로 이후 작품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매번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 그다. 
물론 배우 인생을 걸어오는 데 있어서 위기도 슬픔도 있었다. "회사가 없다보니 오디션 정보가 없었고 그렇기에 1년에 영화 오디션 한 두번을 볼 뿐이었죠. 통편집에도 무뎌지게 되고요. 그러면서 점차 화가 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결국 깨달은 것이, 욕심이 크다보니 오히려 오디션을 가면 해치고 오는 게 많더는 거였어요. 하지만 마음을 달리하다보니 오히려 더 편해지고, 일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그의 원동력은 아내다. 정우일은 지난 해 11월에 결혼했다. 사랑하는 아내는 현재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 중인 학생. 두 사람은 '레미제라블앙졸라'에서 만났고, 아내는 학생의 신분으로 웨딩마치를 울렸다. "아내가 학생의 신분으로 결혼을 하니 제가 약속을 한 게 아내 학비는 제가 내주기로 했어요. 너무 그러고 싶었거든요."
잠시 배우로서 고민의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결혼을하면서 일방통행 직진 행보를 걷기로 했다. 그는 "최대한 아내 인생에 걸림돌이 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아내가 졸업하기 전에 자리를 잡아놓아야 아내가 사회에 나왔을 때 쉬운 길을 안내해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아내가 연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제가 연기를 처음 배울 때, 옛날 분한테 많이 배웠거든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어르신들의 톤이 있었는데, 와이프가 요즘 시대에 맞는 디렉션을 주더라고요. 밝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정우일은 또 멘토로 후배 새싹들의 연기 트레이닝을 해주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 101'시즌2 출신 유선호는 그 중 한명으로 얼마 전 함께 출연했던 브이라이브는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바다. 유선호는 웹드라마 '악동 탐정스'를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정우일은 유선호에 대해 "처음 봤을 때는 동네 애기 같았는데, 일 적인 부분에서는 완전히 다르더라. 외적으로는 메이크업을 하면 이미지가 정말 달라진다. 또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들릴 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선입견이 있었다. 연기 밑바닥부터 겪은 사람이 아닌, 한 순간에 반짝 뜬 스타 이미지가 있었고, 그렇기에 (연기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을까란 생각 때문이었다"라고 말하며 초반 유선호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어 "나는 누구를 가르치기 전에  항상 미팅을 하고 먼저 만난다. 그리고 함께 할 지 아닐지를 결정하는데, 유선호에게는 다른 에너지가 있더라. 이 친구는 배우로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의지가 확실하고, 인성은 겸손하며 일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면 애기가 아닌 어른이더라.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라고 유선호의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칭찬했다.
더불어 "이 친구(유선호)가 기본기가 탄탄해지면 정말 잘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연기수업을 같이 하게 됐다. 이 친구에게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아역에서부터 차근 차근 쌓아 성인이 된 또래 배우들처럼 잘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전혀 급할 것이 없는 친구다"라고 전했다. 이런 정우일의 평은 배우 유선호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인다. 
정우일에게도 멘토가 있을까. 그는 뮤지컬을 하면서 만난 배우 오만석을 꼽았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모든 부분에 있어서 그렇단다. 작품에 임하는 태도나 분석 방법,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법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센스 역시 정말 좋고, 운동에도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단다. 오만석에 대한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연락을 많이하는데, 고민도 잘 들어주시고 한참 힘들 때 저를 잡아주시기도 했어요. 제가 노력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결과물이 없어 포기하려고 했을 때 선배님이 '계속 해봐야지..끝까지 해야 미련이 남지 않는다'라고 충고와 격려를 해주셨죠. 그 때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제가 헤어스타일 등 외모적인 변화 만으로 이미지가 되게 많이 바뀌더라고요. 현실성 있는 형사 역을 해 보고 싶어요. 또 목소리가 시대극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 역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행사가면 사극 분장이 그럴 듯 하거든요. 그래서 대하사극도 꼭 해보고 싶어요. 하하. 궁극적으로는 편안하게 나타날 수 있는 있는, 그리고 똑똑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긍정적인 에너지가 그를 밝은 빛으로 이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시작해 어느 덧 시간이 지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시고 있고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생각에  문득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분명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지 않을 순 있겠지만, 분명 더 좋은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nyc@osen.co.kr
[사진] 정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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