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롯데, 적신호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4.03 10: 01

극적으로 연패는 탈출했다. 하지만 이 것이 팀의 위기 상황까지 탈출했다는 뜻은 아니다. 아직 적신호는 꺼지지 않았다.
올 시즌 롯데는 다른 구단들에 비해 출발이 늦다. 일곱 걸은 뒤쳐졌다. 개막 7연패 이후 지난 1일 사직 NC전에서야 개막 7연패를 탈출하며 시즌 첫 승을 겨우 거뒀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8회말 번즈와 한동희, 신본기의 3연속 장타에 힘입어 3-2로 극적인 3-2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길고 길었던 개막 연패를 탈출한 것 자체에 의의를 둘 수 있는 승리. 일단 롯데는 승리가 필요했다. 패배의 무력감이 길어질수록 연패 탈출은 더 힘들어질 수 있었는데, 그 고리가 길어지기 전에 차단했다. 만약 1일 경기에서 패했다면 연패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연패 탈출의 승리에 도취되기에는 뒤쳐진 거리가 꽤 있다. 현재 최하위다. 당초 우승후보라고 거론되던 팀의 행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고 볼 품 없다. 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아직은 팀의 적신호는 여전히 들어와 있는 상화이다.
롯데의 주축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 주축 타자 대부분이 베테랑들이었지만, 이 베테랑들이 침묵했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바닥을 찍은 채 개막을 맞이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과정은 모두가 성실히 임했지만 현재 드러난 결과는 불만족스럽다. 팀 타율은 겨우 2할1푼대를 마크하고 있다. 8경기에서 3개의 홈런 밖에 때려내지 못했는데 이는 홈런 1위 KT(20개)와 약 7배 차이가 난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593에 불과하다. 9위인 한화(0.693)도 7할대 OPS에 가까운 데 1할이 차이나는 셈이다. 타선의 생산성은 처참하다.
투수진은 그나마 평균자책점 5.37로 평균치는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타선이 터지지 않기에 매 번 힘든 경기, 끌려가는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는 민병헌(타율 0.258)과 손아섭(타율 0.276)은 매 경기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면서 감각을 조율하고 있고 예열을 하고 있다. 신인으로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한동희(타율 0.286)는 매 경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8안타로 팀 최다 안타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유격수 자리에서 경쟁을 펼치는 신본기도 13타수 4안타 타율 3할 8리를 기록 중이다. 연패 탈출 과정에서 결승 2루타를 뽑아내며 현재 감각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이들만으로 야구를 할 수는 없는 법. 4번 타자 이대호(타율 0.226)는 홈런 1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들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대호의 앞뒤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보좌해 줘야 할 전준우와 채태인이 헤매고 있다는 것. 전준우는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타율 1할4푼3리에 그치고 있다. 채태인 역시 타율 1할1푼8리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전준우와는 다르게 9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최대한 공을 골라내려고 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선수층이 두터워졌다고는 하나, 이들 주전급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이들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와야 제대로 된 경기력을 갖출 수 있다.
‘그나마’ 타선에 비해 낫다고 하는 투수진도 따지고 보면 개선 사항 투성이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했던 펠릭스 듀브론트는 개막 이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10에 그치고 있다. 불펜에서 박진형도 현재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맞아나가는 타구의 질들이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물론 박진형과 짝을 맞출 줄 불펜 투수들이 마땅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롯데의 불안 요소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마무리 손승락도 구위가 예전같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그나마 브룩스 레일리가 연패 탈출의 발판을 만드는 역투를 펼쳤고, 송승준, 김원중, 윤성빈 등 토종 선발들의 모습도 나쁜 편이 아니다.
희망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더 분발해야 한다. 연패 탈출이 적신호를 꺼뜨렸다는 신호는 아니다. 시즌 전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 모습들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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