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해 골을 넣어야 한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만큼 수원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수원 삼성과 FC 서울은 오는 8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에서 ‘슈퍼매치’를 가진다. 이번 경기는 통산 84번째 슈퍼매치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지는 맞대결이다.
K리그를 대표하는 슈퍼매치지만, 두 팀 모두 현재 상황은 최악이다. 리그에서 수원은 승점 7점(2승 1무 1패)으로 5위, 서울은 승점 2점(2무 2패)로 10위에 올라있다.
겨울 이적 시장서 과감한 리빌딩을 시도하며,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을 내보냈던 서울은 아직 시즌 첫 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울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난 상암에서 열린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는 ‘황새 아웃, 프런트 아웃’이라는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
수원 역시 만만치 않다. 리그 성적은 서울보다는 좋으나, 2018시즌들어서 홈경기에서 너무 부진하고 있다. 특히 바로 직전 경기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5차전 시드니 FC와 홈경기에서 1-4로 대패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서울은 K리그와 ACL 조별리그 경기를 합쳐서 홈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슈퍼매치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인물은 데얀과 황선홍 감독이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서 데얀은 서울이 자신과 재계약을 포기하자, 라이벌 수원으로 적을 옮겼다. 서울의 상징이었던 데얀은 푸른 유니폼을 입고 황선홍 감독과 재회했다.
‘빨간’ 데얀은 수원을 상대로 7골을 넣으며 슈퍼 매치의 사나이로 군림했다. 이제 ‘푸른’ 데얀이 서울을 상대로 나선다. 최근 슈퍼매치 10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수원(5무 5패) 입장에서는 ‘동료가 된 적’ 데얀의 발 끝에 거는 기대가 크다.
슈퍼 매치의 사나이 데얀은 처음으로 수원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그는 “사실 나는 이 쪽(수원측)이 아니라 저 쪽(서울측)에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해 골을 넣어야 한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만큼 수원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데얀은 “골이나 세리머니보다는 승리에 집중하겠다. 골을 넣어도 절대 세리머니 하지않겠다. 서울은 내가 몇 년 간 뛴 고향같은 팀이다. 득점해도 서울팬들에게 존경심과 내 애정을 표현하고 싶다”고 애틋한 애정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내 이적이 K리그 스토리에 도움이 됐다면 긍정적이다. 나는 축구 선수일뿐이다. 이것은 축구지 전쟁이 아니다. 어떤 서울 팬들은 매우 화를 내실 것이다. 그러나 K리그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많은 팬들이 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얀은 “서울 선수들과 신진호랑 자주 만났다. 너무 서로를 잘 안다. 그들이 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안다. 나도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K리그 팬들이 이경기로 기뻐하면 좋겠다”고 서울을 만나는 각오를 다졌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