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이슈] ‘전참시’ 논란에 MBC “고의성無”·세월호 유족 측 “조치결과 공개”(종합)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5.16 18: 31

세월호 보도를 인용해 논란을 빚은 ‘전지적 참견 시점’이 진상 조사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했다. 고의성은 입증하지 못했지만 관련자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고 MBC는 발표했으며, 세월호 가족협의회 측은 지속적으로 MBC의 후속 조치가 공개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16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신사옥에서는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논란 관련 진상 조사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으며, 자리에는 오동운 위원장과 권석 예능 본부장, 오세범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전참시’는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과 세월호 참사 특보를 편집해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특히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어묵이 모욕적 단어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지상파 방송사가 종종 휩싸여온 ‘일베 논란’과 맥을 같이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이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오늘 결과 발표에 임한 진상조사위원회 측은 “조사 결과, 해당 방송 부분의 편집을 담당한 조연출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 조사위원회의 판단”이라고 밝히며 조사위원회 활동과 방송 경위의 상세한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연출이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들을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려는 고의성을 가지고 ‘세월호’ 화면과 ‘어묵’ 자막을 사용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연출의 단순한 과실로 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은 웃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참사를 다룬 뉴스를 사용하고자 했다는 점이며, 해당 조연출은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여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실무책임자인 연출과 관리책임자인 부장, 총괄책임자인 본부장 등도 시사 과정에서 자료사용의 적절성 등을 판단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방송이 된 점, 그리고 미흡한 사후 조치, 소속 사원에 대한 윤리교육 및 관리에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조사위원회는 해당 조연출 및 담당 연출, 부장, 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회사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사태를 만든 조연출의 ‘일베설’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는 “사건 초기부터 제작진 내에 특정 성향의 사이트 가입자 혹은 동조자가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고자 해당 조연출과 연출, 그리고 FD의 동의하에 본인 휴대전화 및 SNS 활동 등을 조사하였지만,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제작진이 일베’라는 의혹은 현재까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다양한 사실관계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은 제작진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벌인 고의적 행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방송이 세월호 가족을 비롯해 시청자, 그리고 출연자들에게 끼친 상처는 너무나 컸다. 이번 사건의 관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고,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히 따라야 할 조치이며 시작일 뿐이다. 무엇보다 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해당 조연출 개인의 과실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개선책과 재발방지책을 세울 필요성을 역설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뉴스의 맥락을 희석시켜서라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잘못된 제작윤리가 MBC 내에 존재한다”며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언론인으로서 가져야 할 방송윤리, 제작윤리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원회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본 사건은 세월호참사 당시 비상식적, 비윤리적 취재와 오보로 인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두 번 죽였던 것과 같은 사건”이라면서도 “본 사건 인지 후 즉시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MBC의 진심어린 노력에는 감사를 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협의회 측은 “당연히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제작진 일베설’ 등 고의성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를 수용한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었다고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에 대해 적절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MBC는 물론 모든 방송언론인들이 매우 구체적인 자각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승호 사장님께서는 취임 이후, 그동안 MBC가 잘못한 것을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조속히 조사결과와 조치결과를 공개해주시기 바란다”며 후속 조치 공개를 요구했고, “이번 사건의 조사과정을 지켜본 결과, 어느누구도 악의적, 고의적으로 행하지 않았음이 드러났지만 희생자들은 또 다시 모욕당했고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MBC가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기위해 해온 노력들이 충분했는지, 진심어린 것이었는지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같은 노력을 해왔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나 관련자 징계 수위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조사위원회는 “해당 조연출 뿐만 아니라 제작 책임자 모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조연출이 세월호 희생자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단순 과실로 보기도 어렵다.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뉴스를 사용해 방송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전참시’ 폐지설이 언급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폐지설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향방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조사 이후 논의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yjh0304@osen.co.kr
[사진] OSEN DB,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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