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러시아] 이렇게 잘했나?..한국, 독일 이겨서 더 커진 아쉬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28 01: 16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 진작 이렇게 하지..."
곳곳에서 함성이 터졌다. 독일을 응원하던 팀마저 한국팀을 응원하고 나설 정도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승리에도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앞서 스웨덴과 멕시코전에서 잇따라 패배한 것이 정말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3전전패를 바라보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1승2패(승점 3)가 되면서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반면 57위 한국에 패한 독일은 1승2패(승점 3)로 4위로 마감, 세계 1위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이날 대표팀은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독일을 상대로 반드시 승리해야 할 뿐 아니라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줘야 하는 쉽지 않은 '경우의수'를 뛰어넘어야 했다. 
더구나 대표팀은 대체불가인 '캡틴' 기성용이 빠지면서 위기에 처했다. 때문에 독일의 강력한 미드필드진을 상대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지 않을까 우려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볼 점유율은 대부분 독일이 가져갔다. 독일이 70:30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는 백중세였다. 독일은 외질을 중심으로 최전방에 있는 티모 베르너의 스피드를 앞세워 한국 골문을 줄기차게 공략했다.
홍철, 김영권, 윤영선, 이용이 나란히 선 포백라인이 경기 초반 불안하면서 몇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특히 홍철이 막고 있는 왼쪽에 빈틈이 자주 발생했다. 
하지만 문선민이 내려오고 미드필더로 나선 장현수가 커버에 나서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한국은 빠른 역습으로 독일 수비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요나스 헥터, 마츠 훔멜스, 니클라스 쥘레, 조슈아 키미히로 이뤄진 포백라인이 자주 헛점을 노출했다. 
손흥민, 문선민의 빠른 기동력은 독일 수비라인을 자주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기성용의 자리를 대신한 장현수는 적극적으로 공격까지 가세하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결국 독일의 공세를 막자 기회가 생겼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2분 코너킥 찬스서 김영권이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크로스의 종아리에 맞은 것으로 판명돼 김영권의 골이 인정됐다. 
또 한국은 종료 직전 노이어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사이 주세종의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추가골을 넣으며 각본 없는 승리를 마무리했다.
세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골키퍼 조현우는 수차례 슈퍼 세이브를 펼치면서 경기 MVP에 뽑혀 이번 월드컵 최고의 성과임을 입증했다. 
주변에서는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관중들도 들썩였다. 붉은악마 뿐 아니라 독일을 응원하던 관중들까지 합세해 한국의 승리를 축하했다. 하지만 독일을 이겼음에도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상대적인 아쉬움도 더 커졌다. /letmeout@osen.co.kr
[사진] 카잔(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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