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서 드라마로 선보이는 '당신의 하우스헬퍼'가 모두에게 힐링을 선사하며 기대만큼 좋은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파크 볼룸에서는 KBS2 새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전우성 PD, 주연 하석진, 보나, 이지훈, 고원희, 전수진, 서은아 등이 참석했다.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완벽한 남자 하우스헬퍼가 머릿속도 집도 엉망이 된 여자들의 살림과 복잡한 인생까지 프로페셔널하게 비워내고 정리해주는 라이프 힐링 드라마다. 웹툰 플랫폼 KTOON에서 독자와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전우성 PD는 "우리 드라마는 하우스헬퍼와 4명의 고객들의 이야기다. 집을 정리하면서, 스스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가는 면에서 힐링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고, 잃어버린 우정을 회복하는 면에서 발랄한 청춘 드라마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작품 톤은 전형적인 악당 없이, 따뜻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기획의도를 공개했다.
웹툰을 드라마로 옮긴 것에 대해 전우성 PD는 "처음 작업하면서 느낀 게, 만화에선 쉽게 리얼리티를 뛰어넘더라. 드라마는 그 갭이 커서 자칫 잘못해 웹툰을 그대로 가져오면 따라가기 힘들 것 같더라. 무엇보다 하석진이 맡은 하우스헬퍼 역가 판타지가 섞여 있다. 보시는 분에 따라 의아해할 수 있어서, '저런 사람이 어디있어?' 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도록 디테일한 설정, 하우스헬퍼를 맞이한 고객들의 리액션에 관련된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연출적으로 큰 도전이나 다름없다"고 답했다.
전우성 PD는 신인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것과 관련해 "원작에 비해 캐릭터 연령대를 많이 낮췄다. 이런 소재를 밝고 발랄하게 표현하고 싶어서, 원작과 비교해 3~4살 정도 낮췄다. 처음보는 듯한 낯선 느낌의 배우들이 새로운 느낌을 줄 것 같더라. 드라마를 따라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배우들을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극 중 하석진은 훈남 하우스 헬퍼 김지운 역을 맡았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뛰어난 외모뿐만 아니라 철철 흐르는 주부 센스에 놀라운 살림 고수의 향기로 존재감을 더하며 고객들에게 '김 선생'으로 불린다. 살림을 곧 인생을 살리는 일이라고 믿는 지운은 청소가 필요한 여자들을 찾아가는 인물로, 시청자들의 현실적인 공감과 판타지에 가까운 로망을 모두 충족시킬 예정이다.
하석진은 지난해 종영한 MBC '자체발광 오피스' 이후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지난 작품에서 안하무인, 까칠한 캐릭터를 보여줬다면, '당신의 하우스헬퍼'에서는 확 다른 캐릭터로 분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하석진은 "내 캐릭터가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그 사연이 초반에 드러나진 않는다.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캐릭터다. 까칠해보일 수도 있지만, 상처 받은 인물을 치유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원작 속 인물이 멋있어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 잘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청소를 좋아하느냐? 연기할 때 도움받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석진은 "촬영 현장에 정리 컨설턴트 분이 있어서, 그 분들에게 조언을 받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평소 청소를 좋아하는 편인데, 정리는 잘하지 못 한다. 그런데 극 중 지운이는 정리 전문가다. 나도 드라마를 찍으면서 정리법을 배우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원작에 대해 하석진은 "원작이 있어서 비교를 하게 됐고, 상징적인 느낌이 강하더라. 드라마는 정말 인간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했다. 만화 속 지운이를 현실로 옮겨오려고 노력하고, 조율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촬영 때도 여러 버전을 만들면서 작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고, PD님과 얘기를 하면서 신뢰가 쌓였다. 이런 분과 일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더라. 그래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우성 PD는 "일단 하석진 배우는 수년 전부터 같이 일 해보고 싶었고, 호감이 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냥 꽃미남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갖고 있어야 했다. 잘생기고 훈남이라서 여성들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가 가진 전문성이 고객들에게 해줄 수 있는게 무엇인가 생각해봤다. 그런 점에서 하석진이 가지고 있는 이지적인 면들이 드라마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만나서 얘기를 해보니까 의외로 허당기가 있더라. 귀엽게 풀어지면서 시크하고, 냉철하고, 이지적이더라. 이 배역을 소화하기에 적합한 배우가 아닐까 싶다. 촬영하면서 더욱 확신을 하게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나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상사들의 무리한 부탁까지 들어줘야 하는 광고기획회사 늦깎이 인턴 임다영을 연기한다. 드라이는 사치, 집안 정리는 불가능에 가까운 다영은 팍팍한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모습이다. 여느 20대 청춘처럼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열정적인 인물로, 하우스 헬퍼인 지운과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인다.
보나는 "평범한 20대 청춘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힘들게 살아가는 과정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보시는 분들에게도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은 보나는 "시작하기 전 부담이 된 건 사실이다. 걱정도 많이 했는데, 내가 걱정을 많이 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더라. 감독님과 언니, 오빠를 믿고 열심히 하고 있다. 우주소녀 멤버들을 만나면 건강식도 챙겨주고 응원해주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걸그룹 우주소녀로 활동 중인 보나는 지난해 방송된 KBS2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발랄한 사춘기 소녀 이정희로 분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열혈 청춘으로 변신,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이지훈은 외모부터 재력까지 완벽한 스펙을 지닌 변호사 권진국으로 변신한다. 권진국은 결혼 정보회사의 등급표로 따지면 전 항목 A가 나올 법한 완벽남으로, 법률 상담을 해주며 만난 임다영과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윤상아를 둘러싸고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다.
이지훈은 "권진국은 허당기 많고, 연애를 글로 배운 인물이다. 상아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그 마음은 진심인 인물이다. 부족하겠지만 너그럽게 잘 봐주시면 좋겠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변호사 캐릭터가 처음인 이지훈은 "해본 적이 없어서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PD님과 동료 배우들이 좋아서, 겪어보니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원희는 밖에서는 눈부신 커리어우먼이지만 집안에 들어오면 트레이닝복과 한 몸인 '건어물녀' 윤상아, 전수진은 액세서리 도매상가를 운영하는 강혜주, 서은아는 네일샵을 운영하는 다영, 상아의 고등학교 절친 한소미를 각각 맡았다.
고원희는 "상아는 가진 건 허세 밖에 없는 친구다. 캐릭터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드라마를 통해 보여질 것 같다. 보면 밉지 않고 귀엽고 안쓰러운 캐릭터다.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어려운 점에 대해 고원희는 "상아는 주변 사람을 의식하고, 그 시선으로 살아가고, 자신을 끊임없이 꾸며야한다. 난 보여지는 직업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달라서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며 웃었다.

전수진은 "친구들의 모든 사건들을 오지랖으로 물어보고 해결하려는 캐릭터다. 그러나 많이 부족한 인물이고, 짝사랑을 수년째하고 있는 인물이다", 서은아는 "어릴 때 겪었던 일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좋은 친구들과 하우스헬퍼를 만나서 트라우마가 점점 치유된다.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6년 만에 쇼커트로 헤어스타일을 바꾼 전수진은 "드라마가 건강한 작품이라서, 내가 받은 좋은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헤어스타일도 확 잘랐다.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혜주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연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상파, 케이블 수목극은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MBC '이리와 안아줘', SBS '훈남정음' 등이 시청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시청률 1위 '슈츠'가 종영하면서, 박서준, 박민영 주연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선두로 올라섰고, '이리와 안아줘', '훈남정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압도적인 드라마가 없는 상황이라서, 어떤 작품이든 충분히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전우성 PD는 "아직 다른 드라마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다. 다른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도 따라가다 보면 바쁘고 힘든 삶 속에서 재미와 감동, 스스로 힐링을 받을 수 있는 건강한 드라마라고 확신한다.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돼 캐릭터를 잘 살려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하는 시청률과 공약에 대해 전우성 PD는 "10%만나온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하석진은 "요즘 시청률은 예상할 수 없는데, 동 시간대 드라마 중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한 번 집을 청소하러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보나는 "드라마가 끝나면 팬서비스로 팬사인회를 하면 어떨까 싶다", 이지훈은 "하석진 형을 따라서 집을 청소하러 가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당신의 하우스헬퍼'는 오는 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