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머리카락, 취미 등 집착이 난무한 사연들이었다. 모두 자신들만의 아픔이 녹아있었다.
6일 방송된 KBS2TV 예능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에서 핫보디 특집으로 황보 ,송경아. 정채연, 솜이, 줄리엔 강이 출연했다.
고민 키워드를 공했다. 먼저 '듣기 싫은 고민'이었다.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관의 사연이었다. 많은 민원신고에 고민이라는 경찰관은 10년 치기 친구의 사소한 걱정, 그리고 고민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심지어 결정장애까지 있다는 것이었다.

드디어 고민이 너무 많은 친구때문에 괴롭다는 주인공을 만나봤다. 그는 '걱정충' 친구에 대해 사소한 고민에 꽂히면 기본 2주는 친구들에게 고민을 토로한다고 했다. 얼마나 연락을 많이 했는지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민하다 자아분열부터 시작한 문자가 시작됐다. 계속해서 고민만 늘어놓았다. 보통 하루에 출근 시간에만 200~300개 문자를 보낸다고 했다. 대답하지 않아도 계속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고민남은 걱정충 친구때문에 여자친구에게 오해를 받는다고도 했다. 심지어 성정체성이 의심된다고 오해를 받았다고 했다. 친구의 여자친구보다 자신과 연락을 많이 한다고 했다. 친구의 여자친구 역시 질투를 한다고. 모두 여자친구 존재도 의심했다. 이 때, 걱정충 친구는 여자친구와 사귀기 전에도 친구들에게 물어봤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다행히 스킨십에서는 분위기에 맞춰 알아서 한다고 했다.
알고보니 걱정남은 과거 어려운 가정환경에 어쩔 수 없이 걱정하는 습관이 배어있는 것이라 했다. 집안을 일으켜야겠다는 책임감이 많이 생겨 그런 것이라고. 선택함에 있어 자신이 만족하는 선택보다 가족들이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 생각에 늘 신중하게 고민한다고 했다. 그의 친동생은 "큰 결정에 아무것도 못한다. 이러다 집에 혼자 있다가 잘못된 생각할까봐 걱정된다"며 우울증을 걱정한다고 했다. 사연남 역시 건강이 악화되는 친구를 걱정하며 안타까워했다.

이영자는 '아들아 제발'이란 사연을 소개했다. 포장마차를 하고 있는 母는 머리카락을 5년 동안 자르지 않는 아들이 창피하다고 했다. 아들이 머리를 자르라는 말을 안들어, 머리를 기르는 아들 보면 속이 터진다는 것이었다.
이영자는 줄리엔 강에게 부모가 반대하는 걸 한 적 있냐고 묻자, 줄리엔 강은 "절벽 다이빙 반대했다. 엄마가 하지말라니까 더했다"며 청개구리 심보로 반항심이 생겼다고 했다.
사연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아들인데 아르바이트 생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아들이 창피하다고 했다. 허리만큼 아들의 머리가 길다고 했다. 서른 한 살인 아들의 긴머리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했다. 폭염에도 상관없이 풀고 다닌다고 했다. 母는 "더운데 보기만해도 왕 짜증"이라며 폭발했다. 게다가 빈티지 스타일 패션을 추구해 얼핏보면 거지같은 비주얼이라고 했다. 혹시 로커 지망생이냐고 묻자, 母는 "전혀 아니다"면서 머리 기르기 전엔 성실했던 아들이라고 했다. 머리카락을 기르면서 변해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장성한 아들에게 매번 잔소리를 할 수 없어 돌려 말한다고 했다. 심지어 2년 전에 회사 입사 면접이 있었는데 그 전날까지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렇게 면접에 갈거냐고 물으니, 고민 중이라고 했다고. 결국 면접은 망했다고 했다. 현재 아들은 아픈 엄마의 포장마차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손님들 눈초리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뒷모습만 보고 남자가 쫓아온다는 머리긴 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날씬한 몸매에 긴 생머리, 청순한 뒤태에 모두 놀랐다. 모두 "진짜 여자인 줄 알겠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얼핏 록가수 느낌도 보였다. 황보와 비교할 정도였다. 사연의 주인공은 자신이 "남자'라고 강조하며 소개했다. 母고민을 이해하지 못했다. 미래의 자녀가 태어난다면 무조건 이해할 것이라 했다. 머리를 기르는 이유에 대해 주인공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송경아는 "어머니가 그렇게 싫어하시면 잘라도 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왜 잘라야 될까"라며 오히려 기르는 이유 없고 잘라야할 이유도 없다고 해 답답함을 안겼다.

긴 머리로 불편한 이유를 물었다. 공중화장실을 가면 남자화장실에서 오해를 받는다고. 쏟아지는 선입견과 오해들에 시달린다고 했다. 일일이 대응할 수 없어 기분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머리를 자를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를 갑자기 그만둔 이유를 물었다. 조직 생활에 있는 규율과 눈치, 그리고 억압으로 회사생활하는데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때 억눌렸던 일로 퇴사하자마자 기르게 시작한 건지 묻자 "자연스럽게 된 것"이라며 알수 없는 마음을 보였다. 본인 그대로 받아줄 회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고 다름을 인정받고 싶어한 것이었다.
남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엄마가 반대하며 효도하는 셈치고 자를 생각이 없냐고 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뭐라해도 가족만큼은 이해해주면 안 돼냐"며 다름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때, 5년 전 짧은 머리 사진이 공개됐다. 꽃미남 외모였다. 母는 사진을 보기 전부터 그 모습이 그리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다. 대화까지 사라진 모자였다. 1년 동안 열마디도 안 했다고. 멀어질 대로 멀어진 모자였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아들때문에 더 속상한 엄마의 마음이었다. 母가 아들과 행복했던 때를 그리워하자, 갑자기 아들도 눈물을 흘렸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단 말에 아들은 "갑자기 그때가 생각이 났다"며 죄송한 마음에 눈물을 훔쳤다.
혹시 서운한 점이 있냐고 묻자, 아들은 점점 머리카락이 길수록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어머니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멀어진 것 같다고 했다. 비로소 서로의 상처와 진심을 알게 된 모자였다.
황보는 "우리 엄마도 염색하는 걸 싫어하셨다"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했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좋은 것이 없는 아들에게 머리를 길러서 좋은 점을 묻자 "안 좋은 것이 더 많았다"고 아들이 답했다.
신동엽은 예전과 다르게 서로를 대하는 모습이 변한게 문제라면서 자식으로서 아들이 먼저 다가가면 안 될지 물었다. 아들은 단발머리 정도로 자르겠다고 큰 결심을 했다. 母역시 "본인 의사에 맡기겠다, 사랑한다 아들"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저도 가족을 이해 못해 죄송하다"면서 "한 번 크게 아프셔서 걱정했다, 오래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영자는 포옹을 제안했고, 몇년 만에 두 모자가 포옹했다. 서로를 이해하며 다정한 모자로 돌아가길, 예전처럼 행복한 추억만 만드길 모두가 응원했다.

다음은 '쉬운남자'란 사연을 김태균이 소개했다. 다양한 취미에 빠져 옆에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었다.
취미 홀릭 형 때문에 고민인 사연의 고민남을 만나봤다. 그는 형의 많은 취미를 말하면서 거의 간만보는 취미 수준이라 했다. 혼자 즐기는 건 문제가 안 돼지만 옆에 있는 사람을 끌어들인다고. 심지어 교통사고로 철심을 박은 주인공을 한 겨울에 등산을 강요했다고. 시도때도 없이 취미를 강요한다고 했다. 게다가 늘어나는 취미일 수록 대출이 쌓인다고 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취미가 아닌 빚까지 내는 것이 문제였다.
사연의 주인공은 "취미에 빠지면 주체하지 못한다"면서 장비욕심을 갖는 이유도 모두 멋 때문이라 했다.
장비보다 실력이 중요하단 말에는 민망해했다. 총 장비비용만 어마어마했다. 바이크 2천 5백까지 합산해 약 7천만원까지 됐다. 신동엽은 "혹시 SNS 사진을 올리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고, 좋아요를 많이 안 눌리면 섭섭하다고 했다. 결국 장비를 많이 사는 건 보여주기식 과시용이었던 것이다. 왜 주변사람을 힘들게 하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건 같이해아한다"고 했다. 주변의 폭로가 시작됐다. 보여주기 식 영상용을 수백장 보낸다는 것. 기본 수백장을 보낸다고. 모두 그의 사연에 경악했다.

이에 왜 이렇게 취미에 집착을 느끼는지 묻자, 그는 "어릴 때 상처가 있다"면서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부모님을 떠올렸다. 말할 수 없는 공허함으로, 텅 빈 마음을 채우려 취미에 몰두한게 아닐까 싶다고. 혼자 있느 시간을 오롯이 버티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취미 생활은 그 아픔의 돌파구가 아니었지도 모른다는 것.
사연자는 "일부러 밝은 척 하지만 쉽게 우울해진다"면서 힘든 얘기를 안한다고 했다. 마음 속 얘기는 안하게 된다고. 신동엽은 "단순히 혼자 만족하는지, 아님 남에게 인정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지" 물었다. 그는 후자라고 했다. 신동엽은 "어릴 때 받은 상처 이해한다, 하지만 그걸 이겨내는 방법이 고작 이렇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아픔을 같이 나누며 한 발짝 서로에게 양보한 사연자들과 주인공들의 모습이 뭉클함을 안겼다. /ssu0818@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