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신' 신동엽이 데뷔 27년 만에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새롭고 힘든 일 투성이었지만 "코미디 연기 갈증을 풀었다"며 만족해한 그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tvN 새 금요드라마 '빅 포레스트'(극본 곽경윤 김현희 배세영 안용진/ 연출 박수원) 제작발표회에는 박수원 PD를 비롯해 신동엽, 정상훈, 최희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연예인 신동엽(신동엽 분)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정상훈 분),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최희서 분)가 좌충우돌하며 펼쳐내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한 신동엽과 생활밀착형 능청 연기의 달인인 정상훈, 그리고 영화 '박열'을 통해 스크린 핫스타로 부상한 최희서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


특히 데뷔 27년 만에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 신동엽은 "예전부터 해왔던 팀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힘들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면서 "안상휘 국장님과는 'SNL 코리아'를 함께하면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코미디 장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나중에 드라마가 될지 아니면 다른 장르가 될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실험 정신을 가진 프로그램을 하자고 의기투합한 적이 있다. 저는 사실 그렇게 약속을 할 때만 해도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그런데 점차 구체적으로 대화가 되면서 굉장히 기대가 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박수원 PD가 찾아와서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해보자'가 됐다"고 작품에 출연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시트콤, 콩트 등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거랑 많이 다르더라. 야외 촬영이 많고 그때보다 밀도 있게 작업을 하면서 앞으로는 드라마와 영화를 볼 때 경건한 마음으로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고생하고 힘들게 작업하는 줄 몰랐다. 지금은 적응이 되어서 괜찮은데 처음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었다"며 정극 연기를 경험한 속내를 털어놨다.

신동엽은 "정상훈 씨에게 제가 콩트를 알려주고 그랬는데 이번엔 제가 정상훈 씨에게 연기에 대해 배웠다. 많이 기댔다"라며 'SNL 코리아'로 수년간 호흡을 맞춘 정상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정상훈은 "형님이 연기를 기본으로 잘 하시지 않나. 형님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가지시지만 제가 봤을 땐 정말 잘 하셨다. 다만 드라마의 포맷을 이해하지 못해서 질문이 있으셨는데 설명을 드렸더니 다 겸허히 받아들이시고 열심히 촬영 중이다"라고 화답해 두 사람이 보여줄 케미스트리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무엇보다 신동엽은 "실제로 제가 너무너무 힘들 때 녹화가 끝나면 문자나 전화가 300통이 넘게 와 있던 적이 있었다. 온전한 정신으로 촬영을 못 했을 때도 있다. 그런 상황이 창피해서 다른 사람이 물었을 때는 힘들지 않다고 했다. 제가 대출을 받는 걸 아무도 몰랐으면 해서 실제로 사채를 3달 정도 쓴 적도 있다. 그래서 저는 대본을 봤을 때 혼자서 웃으면서 예전 일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다. 저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좋아한다. 정극 형태의 작품이라 제게 굉장한 도전이다"라고 강조하기도.

끝으로 그는 "늘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래서 콩트 같은 것도 간간이 해왔다"면서 "사실 제가 야외 예능이랑 잘 안 맞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 그래서 제가 정말 힘들어하는 야외에서 드라마를 한다는 건 예전부터 느끼던 갈증을 해소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은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계속 채워나가고 싶은데 '빅 포레스트'를 통해 다른 프로그램에서 느끼기 힘든 만족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 얼마나 힘들지 잘 알지만 그 힘듦보다 미세하게 행복이 더 커서 '결혼해라', '아이 낳아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다른 데서는 채울 수 없는 행복과 만족이 코미디 연기를 할 때 채워지고 있다"라고 강한 만족감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방송계 '예능신'이라 불리며 MC로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동엽의 용기 있는 도전이 과연 금요일 밤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그리고 팍팍한 현실에 웃음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한 '빅 포레스트'가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tvN의 새 히트작 라인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빅 포레스트'는 오는 9월 7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 nahee@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