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얻은 경험을 올림픽서 좋은 결과로 만들겠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일(한국시간) 밤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서 일본과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의 천금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의 결승골을 더해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2연패를 달성하는 새 역사를 썼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란과 함께 나눠가졌던 역대 최다(4회) 우승국 칭호도 독차지했다. 두 차례 원정 공동우승을 넘어 사상 첫 원정 단독우승의 영예도 누렸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마지막에 못 온 선수들에게 진짜 미안한 마음"이라며 "이번에 얻은 경험을 올림픽서 좋은 결과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마지막에 못 온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에게 진짜 미안한 마음이 있다. 각 팀의 감독님들도 선수 차출에 아낌없이 도와주셨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이겨낸 방법은.
▲사실 인맥 축구 논란이 나왔을 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뽑은 거면 결과가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힘들었던 점은 우즈베키스탄전이었다. 절실함이 더 필요하고 간절함이 필요했는데 선수들의 눈과 표정에서 그게 없어졌다. 경기에서 많은 선수들이 처져 있는 현상이 생겼다. 너무 힘들었다. 이긴 후에도 선수들이 많이 혼났다. 이런 절실함으로는 원정서 열린 아시안게임서 우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끌어내는 게 힘들었다.
-눈물의 의미는.
▲선수들과 함께 쟁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에 힘들었다. 이겨내야 한다는 각오가 컸다.
-경기 끝난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가족이 생각 났다. 와이프와 아들 둘이 있다. 작은 아들은 군대에 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무엇을 배웠나. 올림픽에 어떤 도움이 될 것 같은지.
▲지도자라는 게 하면 할수록 어렵다. 계속 새로운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 이런 과정은 처음이었다. 생각했던 것과 실행하는 것에 차이가 컸다. 다음에 하면 문제점을 바로 잡으면 더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얻은 경험을 올림픽서 좋은 결과로 만들 생각이다.
-4년 전에도 금메달을 땄지만 이후 성장이 정체됐다.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더 어리고 발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엄청 더 발전할 것이다. 지켜보겠다. 계속해서 체크해서 이야기할 생각이다. 와일드카드를 비롯해 이승우도 있지만 많은 발전을 할 것이라 본다./dolyng@osen.co.kr
[사진] 보고르(인도네시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