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숙이 진솔하면서도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8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에는 첫 번째 게스트로 김숙이 출연했다.
‘대화의 희열’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원나잇 딥토크쇼. MC 유희열을 필두로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소설가 김중혁,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패널로 합류해 색다른 토크쇼를 기대하게 했다.

이날 첫 게스트는 개그우먼 김숙. 다섯 사람은 특이하게 서로 명함을 주고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팟캐스트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시원시원한 조언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숙은 네 MC들의 고민에 대해 범상치 않은 조언을 해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숙은 JTBC ‘님과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에서 가모장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으며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확 바꿔놓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김중혁 작가는 이에 대해 ‘숙이점이 왔다’고 표현했다.
김숙은 “그렇게 뭐 계획적인 것은 없었다. 사실 가상 결혼을 다루는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그런 다른 프로그램을 미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연애 할 때 어떤 캐릭터냐고 물었을 때 내가 하고싶은 대로 다한다고 말했더니 조신하게 여성스럽게 한 번 해보자고 하더라. 너무 깜짝 놀랐다. 내가 살아온 것과 너무 달랐다. ‘음식 같은 거 잘하세요? 남자친구가 차를 몰고 오면 피크닉 바구니를 싸올 수 있으세요?’ 물어보는데 ‘운전은 내가해야지. 어디 운전대를 남자가 잡냐’고 말했더니 그 쪽에서 깜짝 놀라더라. 아니나 다를까 연락이 안 오더라. 다음에도 또 섭외가 왔는데 비슷했다. 천상 여자를 원하더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그에서는 외모 비하 등이 당연시되었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런 문화들이 남아 있다. 김숙은 “저도 족보처럼 내려오는 것을 배웠고 하면 안 되는 개그를 많이 했다”며 “침대에 누우면 문뜩 생각이 난다. 참 너무 창피했다. 너무 잘못한 행동이었다. 그 때는 아예 몰랐다. 누구도 몰랐다. 옛날 방송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반성했다.

또한 김숙은 게임중독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 2년 갔다. 스타그래프트를 하다가 포트리스 등 게임들이 많이 나올 시기였다. 그 때 게임 3~4개를 돌려서 했다. 집에 PC를 3~4대를 놓고 했다. 저를 만나려면 집으로 와야 했다. 그 때 송은이 씨가 정신병원에 데려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저는 36시간이 하루였다. 12시간 자다가 일어나서 게임하고 그 다음에 배가 안 고프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라디오 생방을 펑크낸 적이 있다. 시간 개념이 없다보니까 10시 라디오 생방송이었는데 일어나니까 10시 30분이더라. 주변 분위기가 너무 싸하더라. 부재중이랑 문자가 많이 와있더라. 현실과 완전 단절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숙은 게임 중독이 된 계기로 “사실은 제가 그 때 일이 없어서 게임을 시작한 거다. 상을 95년도에 대학개그제 은상을 받고 그 다음에 받은 게 2016년 KBS 연예대상 여자 최우수상이다. 20년 정도를 쉬고 4년 정도 일을 하고 있는 거다. 다 나를 괄시했다. 자르고 무시하고. 그 때의 저는 방송을 다 잘렸다. 저만”이라고 설명했다.
김숙은 어떻게 빠져나왔을까. 그는 “거기에서 제가 빠져나온 게 어느날 쓱 지나가면서 거울에 내 얼굴이 비췄는데 내가 아니더라. 너무 무섭게 변해있더라. 약간 좀비 같은 얼굴이 되어있더라. 집을 둘러봤더니 엉망진창이었다. 그 때 선배들이 일해라 아이디어 짜자 해서 계속 아이디어 짜고 해서 그 때 나왔던 게 따귀소녀였다”고 밝혔다.
김숙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제 최종 목표는 잘먹고 잘사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주어진 일을 잘 했으면 좋겠다. 다들 요즘에 일 많아서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힘든 것 보다는 신기한 게 더 많다. 아직까지 제가 이렇게 방송을 많이 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대화의 희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