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의 야심찬 각오 "정치·멜로 無...오로지 심장만 본다" [종합]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9.20 15: 01

'흉부외과'의 배우들이 드라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20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이하 '흉부외과')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고수, 엄기준, 서지혜, 김예원이 참석했다.
'흉부외과'는 ‘두 개의 목숨 단 하나의 심장', 의사로서의 사명과 개인으로서의 사연이 충돌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절박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이야기이다.  

2017년 히트작인 ‘피고인’의 조영광 감독과 최수진·최창환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고수, 엄기준, 서지혜, 정보석, 남경읍, 안내상, 조재윤 등 연기력으로는 두 말 할 필요 없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기대감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고수는 작품에서 단 한명의 환자도 지나칠 수 없는 흉부외과 펠로우 박태수를 맡았다. 엄기준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지만 최고의 실력을 갖춘 흉부외과 부교수 최석한을 맡아 고수와 쫀쫀한 호흡을 보인다.
서지혜는 심장에 칼을 대는 의사가 최고의 서전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흉부외과 조교수 윤수연으로 변신한다. 김예원은 '여자 박태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깡과 근성으로 버티는 악바리 심장내과 펠로우 안지나 역을 맡았다. 
조영광 PD는 "누군가를 잃어버린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는 드라마다. 의사도 의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들, 아빠다. 개인과 사회가 충돌해서 어떤 선택이 나오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주목해주길 바란다. 보는 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어디에나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못 먹으면서 환자를 살려야 하는 목표만을 향해 달리는 의사들의 모습이 드라마를 만드는 우리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드라마의 간략한 기획 의도를 전했다.
고수는 "대본을 보고 재미있었다. 한 호흡에 다 읽어버렸다. 캐릭터들의 입장이 너무나 분명했고, 쫀쫀한 느낌을 받았다. 흉부외과에 대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들이 많다. 그래서 너무나 재미있게 봤다"며 드라마 합류 이유를 밝히며, "박태수는 의사로서 신념을 갖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어머니를 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의사의 신념과 어머니의 삶 가운데에 갈등하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물"이라고 박태수란 캐릭터를 소개했다.
서지혜는 "시간 가는지 모르고 금방 읽었다. 긴장감과 탄탄한 스토리라인에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윤수연이라는 캐릭터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게 태어났으나 그 아픔으로 의사라는 꿈을 꾸며 자란 캐릭터다. 이사장의 딸로 엄친아지만 환자를 살릴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내던지는 뼛속까지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인물"이라며 드라마와 윤수연 캐릭터를 밝혔다.
김예원은 "삶과 죽음이 참 긴밀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그 가운데에서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안지나는 흉부외과를 가고 싶었지만 심장외과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다. 극중 수연이와는 동기고,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심장외과 펠로우로서 고집이 꽤나 있는 캐릭터"라고 자신이 맡은 안지나를 설명했다.
엄기준은 "첫 의학드라마다. 이번엔 악역이 아니다. 전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간략하고 임팩트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의사이기 때문에 준비한 부분은 다 같이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의사이기 전에 사람이기 때문에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고 첫 의학드라마를 소화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피고인' 이미지가 세서 당분간 드라마를 못할 줄 알았다. 정말 제가 봐도 이걸 누가할 수 있을까 하는 캐릭터들만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 스트레스도 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는 별개로 '흉부외과'가 정말 재미있어서 하게 됐다"며 "조영광 감독님과는 전작품을 함께 해서 어떻게 하는지 알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서지혜는 '흉부외과'에 대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전작에서는 판타지를 하다보니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피고인' 팀의 기대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조영광 감독님과 '49일'이란 드라마를 함께 했다. 감독님을 믿고 갈 수 있었다"고 말했고, 김예원은 "마다할 일이 없었다. 감정선이 굉장히 깊고 굴곡이 큰 배우들과 호흡을 함께 맞추면서 현장에서 보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상상만으로도 정말 좋았다"고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고수는 특별한 시청률 공약을 전하기도. 그는 "자문해주신 의사 선생님들이 있다.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선생님들께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상황이 힘들어서 수술을 못 받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사람들을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신다는 말을 들었다. 공약과는 별개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조금씩 마음을 모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경제적 여건으로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드리고자 하려고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의사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고수는 "오랜만에 공부를 많이 했다. 흉부외과가 보면 볼수록 정말 매력적이더라. 인체모형도를 집에 하나 사놨다. 그거 계속 맞춰보기도 했다. 자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서지혜는 "수술하는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옷을 입는 방법, 손 닦는 방법 등이나 용어들을 많이 연습했다. 대본보다 수술에 필요한 자료들이 더 많았다. 그런 걸 위주로 공부를 했다. 자문 선생님들께서 동작 하나로 잘 하는 의사인지, 못하는 의사인지가 판가름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집에서 실로 연습을 엄청 했다. 자문 선생님이 제일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예원은 "나는 수술을 하는 장면은 없다. 대신 엄청 전문 용어들이 많다. 그래서 막연했다. 그래서 검색을 하다가 다큐를 보게 됐다. 환자들이 보기 쉽게 쓰인 책들을 찾아서 혈관조형술 등을 많이 찾아봤다. 낯설음에서 많이 탈피하려 했다"고 말하기도. 
고수는 "메디컬 드라마가 처음이다. 전과는 달리, 지금은 건강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메디컬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게 되더라. 다른 메디컬 드라마를 많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마다 포커스가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는 심장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쓰신 것 같다.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라며 다른 의학드라마와의 차별점을 전했다. 특히 정치, 멜로는 없다는 것에 대해 고수는 "아쉽게도 나는 수술만 한다. 정치나 멜로는 없다. 심장과 사랑하는 세 사람만 한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서지혜는 "우리는 멜로가 없다.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 '매 작품마다 짝사랑을 했는데 꼭 많은 남자에게 사랑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이번엔 멜로 없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받지 못하는 캐릭터만 한다고 낙심했다. 그런데 드라마를 찍으면서 멜로가 없어도 되는 드라마라 생각했다. 수술하는 장면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갈등 등이 들어가있다. 그런 것들로도 드라마가 60분이란 시간이 짧다고 느껴질 만큼의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타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이 많다. 다른 의학드마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 인물마다 매력이 넘쳐난다"고 드라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고수는 "멜로는 없지만 심장은 있다. 다들 설렘을 느끼면서 촬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예원은 "'살거나, 살리거나, 살아남아라'라는 문구가 있다. 생명을 다루는 것이니 정치나 멜로가 섞인 스토리보다 생명 자체에 깊숙하게 침투한단 생각을 했다. 고수 선배님은 엄마와의 이야기, 엄기준 선배님은 딸과의 이야기, 서지혜 언니는 스스로의 심장에 대한 이야기 구조가 있다. 우리 모두는 살아있다. 살아있어야 모든 게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센스 있는 답변을 했다. 
모든 배우들의 믿음을 한몸에 받고 있는 '흉부외과'는 이제 출발만을 앞두고 있다. 과연 '흉부외과' 배우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흉부외과'는 오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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