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 김현중의 정면돌파는 통할까. 지난 4년 동안 그가 겪었던 시간에 대해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취재진과 솔직하게 소통한 바. 이제 그는 시청자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김현중은 2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KBS W 새 수목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극본 지호진, 연출 곽봉철)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이날 공식석상은 김현중에게 무려 4년 만의 배우 복귀를 알리는 자리였다. 지난 2014년부터 김현중은 전 여자 친구인 A씨와 폭행 및 유산, 사기 및 명예훼손 등 법적공방을 벌여오고 있다. 이 가운데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기도. 지난해 11월 다섯 번째 미니앨범 ‘헤이즈(HAZE)’ 발매와 해외 투어를 시작으로 복귀 신호탄을 알린 김현중은 사전제작 드라마인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국내 시청자들과도 만나게 됐다.

김현중은 드라마를 위한 자리이지만, 자신의 사생활 이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짐에 대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그럼에도 취재진의 질문에는 예민한 질문까지 모두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다음은 김현중과 나눈 일문일답.
Q. 맡은 캐릭터 설명.
김현중: ‘시간이 멈춘 그때’에서 문준우 역을 맡았다. 문준우라는 사람은 자기의 과거도 정체도 모르고 살아가다가 선아를 만나면서 삶에 대한 희망을 느껴가는 역할을 맡았다.

Q. 4년 만에 복귀한 소감.
김현중: 오랜만에 돌아오게 됐다. 예상보다 더 많은 기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4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던 것 같다. 어떤 말로 많은 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연기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보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조금 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Q. 시청자들이 로맨스 연기에 몰입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김현중: 그렇게 깊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문준우’를 완성시키는 데 있어서 어떤 게 중요할까 생각했다. 사전제작이라서 문준우 역으로서 지난 3개월은 충분히 스스로 연구를 하고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판단은 시청자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서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Q. KBS W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수목드라마인데, 해외 시청자도 즐길 수 있는 관전포인트는?
김현중: 제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에는 가장 서양적인 것이 해외적이라고 유행이 되곤 했는데 요즘 같은 분위기에 유튜브를 보면 가장 동양적인 것이 가장 트렌디한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이런 트렌디한 판타지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드라마가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평이 많다. 해외만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평가해주시는 부분이 없잖아 있는데 이것 또한 시작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저를 믿고 편성해주신 KBS W 제작진에게 감사드리고, 시작의 단계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Q. 4년 만에 나선 촬영장은 어땠나.
김현중: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고, 현장에 가서 현장감을 익숙하게 느껴보자고 생각했다. 사전제작이라는 것 자체가 저에게 메리트가 있었다. 현장에서 많이 놀랐던 게 불과 4년 만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장비들과 시스템이 체계적이게 변했더라. 디졸브의 연속이 아니라 연기자들이 쉬는 시간이 체계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적응이 안 됐다. 4년 만에 카메라나 조명기구도 다 무선으로 바뀌었다. 세팅도 빨리 돼서 스태프들도 쉬는 시간이 생기는구나 생각했다. 4년 만에 이렇게 많이 바뀌어 있더라. 너무 좋아진 것 같다.
Q. 군생활을 비롯해 지난 4년간 어떤 마음으로 살았나.
김현중: 솔직히 이 자리가 그렇게 편한 자리는 아니다. 그만큼 각오도 많이 하고 나왔다. 최대한 스스럼없이 솔직한 마음을 기자분들에게 말씀드리려고 나온 자리다. 지난 4년 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것은 군대에 있는 2년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원래 힘든 신분이지만, 외부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제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솔직히 힘든 것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다. 군생활에 적응하다 보니 외부와 단절이 되지 않나. 그래서 저만의 시간을 쌓는데 주력했다. 밖에 나가서 어떻게 하면 내가 괜찮을 수 있을까 연구했던 시기였다. 군대를 전역하고 왔는데 밖으로 나온 세상은 다짐하고 나온 세상과 달랐던 것 같다.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많은 일들이 현실 가까이 오다 보니 많이 놀란 부분도 있다. 다시 외로웠던 시간을 보내게 됐던 것 같다. 밖에도 잘 안 나가고 ‘내가 정말 실패한 삶일까’ 고민도 많이 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고민했던 와중에 옆에 계신 교진 선배도 우연히 만나게 됐고 좋은 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 귀를 닫지 않고 열다 보니까 보시는 분들마다 힘내라는 말이 들리게 되면서 마음의 문이 열렸다. 내가 혼자 고민해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다시 드라마라는 것도 시작해야겠다’, ‘음악을 다시 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요즘은 어떤 심정으로 생활하고 있느냐면 ‘오늘 하루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먼 미래가 솔직히 없을 수 있으니 오늘 하루만 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살고 있다.

Q. 아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김현중: 솔직히 어디까지 말씀드려야할지, 드라마를 위한 자리인데 이런 이야기만 하게 돼서 여기 계신 선배님과 감독님께 죄송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 솔직히 아직 아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뭐가 맞는지 저도 솔직히 모르겠다. 그냥 어찌됐든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 말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떤 말도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거니까, 지금은 볼 수 없는 상태라 말을 아끼게 된다.
Q. 이번 드라마로 듣고 싶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김현중: 솔직히 이 드라마 하나로 제가 연기적으로 어떻다는 기대는 솔직히 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주연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다. 감독님과 대본을 보고 이야기했던 게 이 드라마가 준우만이 아니라 같은 빌라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어떻게 보면 제 팬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연인데 분량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저는 이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되게 아름답고, 착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는 김현중이 전보다 같은 대사를 해도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구나를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얼마나 내면적으로 성숙했는지 그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