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자’의 제작사와 주연배우 박해진의 소속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자’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측이 입장을 번복한 이유, 현재 양측 갈등의 핵심 내용 등에 관한 자신들의 주장을 밝혔다.
드라마 ‘사자’는 박해진이 1인 4역에 도전, 한국 드라마 사상 유례없던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알려지며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다. 거기에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감독과 박해진이 재회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하지만 장태유 감독과 여주인공 나나의 하차에 이어, 주연배우 박해진까지 퇴장하면서 제작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사자’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이에 대해 지난 21일 박해진의 촬영장 복귀를 촉구하며 박해진 소속사를 향한 비판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제작사는 “전체 분량의 약 50% 가량을 완성한 상태인데 다소간의 문제로 지난 11월 초부터 남자주인공의 소속사 관계자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며 '사자' 측은 이 같은 혼란에 대한 책임을 박해진 매니지먼트 담당자로 지목하며 "더 이상 드라마 제작 현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장을 밝힌지 1시간 만에 빅토리콘텐츠 측은 “박해진 측과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런 입장 번복으로 대중에 신뢰를 잃은 셈이다. 이에 대해 박해진 측은 한 마디로 "어처구니 없다"고 분노한 가운데 박해진 하차의 정당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22일에는 제작사 '사자' 측의 사실을 호도하는 주장과 보도자료 등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빅토리콘텐츠 측도 이날 박해진 소속사 대표인 황모씨를 언급하며 다시 비판의 날을 세운 입장문을 발표했다. 계속된 입장 번복,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빅토리콘텐츠 유모 부대표에 상황을 물었다. 아래는 유모 부대표와의 일문일답.
Q. 21일 원만한 합의를 하고 싶다고 했다가 22일에는 전혀 다른 결의 입장을 냈다. 번복한 이유가 뭔가.
A. 박해진의 소속사 쪽 Q씨가 빅토리콘텐츠 조모 대표에게 ‘오해 소지가 있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저한테도 상의를 하길래 이걸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까 고민하다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말을 하는 정도로 내자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물타기’가 됐다. 대중이 보기에는 '입장 번복'이 된 거다. 사실 최초 공식입장에는 잘못된 게 없었다. 어제의 보도자료 핵심은 '박해진과의 연락두절'이었다. 그동안 정말 연락두절이 됐다. 박해진 소속사 측도 변호사에게 말해보라는데, 변호사는 계속 원칙적인 얘기만 반복해 이야기가 전혀 진행되지 못했다.
ㅡ 이에 대한 박해진 측의 설명은 거꾸로다. 박해진 소속사 측은 (Q씨가) 먼저 요청한 게 아니라 만약 그렇게 사과를 한다면 생각해볼 요량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향후 진실공방이나 법정 다툼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박해진의 연락 두절' 주장에 대해서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날 성명까지 냈다. "'사자'의 제작사는 그동안 박해진씨의 소속사로부터 수차례 이메일과 내용증명을 통해 합의서 이행을 촉구받으면서 당연히 그 연락처(법률대리인 포함)도 제공받았음에도 이를 왜곡해 '배우 박해진 연락두절'이라는 자극적인 허위사실 배포에 몰두하고 있다"고 적었다.
Q. 입장 번복으로 제작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A. (그렇게 입장을 낸 게)잘못됐다. 후회하고 있다. 사과하는 것처럼 보여져 후회스럽다.
Q. 무엇보다 사전제작으로 출발한 '사자'가 아직 8부 밖에 대본이 나오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대중의 의아함이 크다.
A. Q모씨가 처음에 자신이 '사자'의 기획안을 썼다며 작가로 나섰다. 그러다 작가와 마찰을 빚었다. 그래서 올해 초 작가가 바뀌었다. 그리고 장태유 PD가 들어왔는데, 장 PD 또한 교체됐다. 그 사이 사업권 문제가 났다. (빅토리콘텐츠 측의 22일 호소문에는 “6월 중순 Q씨는 당사에 '사자' 사업권을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가 인수하겠다고 제안하였는데 당사가 이를 거부하자 갑자기 '사자' 남자주인공 배우의 출연 기한이 5월말로 종료되었음을 내세우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출연거부를 2018년 6월 19일부터 8월 중순까지 지속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다보니 작가들이 작업을 못했다. Q씨가 우리 사업권을 인수하겠다고 하면서 제작사의 주체가 꼬여버렸다. 그렇게 상황이 불안정해 작가들은 작업을 못하게 되다가, 8월 중순부터 다시 대본을 쓰게 됐다. 지금 10부 정도 나왔다.

Q. 박해진 측에서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는데.
A. Q씨의 명예훼손 우려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박해진의 명예는 훼손한 것이 없다. 최초 공식입장과 호소문에도 박해진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Q씨의 월권이 문제가 된 거다. 우리는 박해진과 Q씨를 분리해서 말하고 싶다. 일련의 과정에 Q씨가 너무나 많이 관여를 했다.
우리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은 박해진과의 계약 날짜에 대한 문제다.(제작사가 작성한 2차 호소문에는 “1차 출연기한이었던 2018년 3월 중순 감독의 '사자' 촬영이 지연되자 Q씨는 감독에게 빠른 촬영을 압박하자며 일단 '사자' 남자주인공의 출연 연장 합의서 날짜 기한을 5월31일로 제안하였고, 당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이를 수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사가 제작하는 다음 작품에 박해진이 출연을 계약한 상황이었다. ‘사자’를 끝내고 곧바로 다음 작품을 함께 하기로 했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박해진이 ‘사자’를 끝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박해진 소속사가 세운 제작사 측이 공동제작에서 빠지겠다고 한 후, 계약 날짜가 다가오자 ‘우리 날짜 다 됐다’는 식으로 나왔다.(이후의 상황은 2차 호소문에 명시.)
ㅡ 박해진의 법률대리인은 "박해진씨의 '사자' 촬영종료일은 2018년 3월 15일이었으나 그 때까지 드라마 촬영이 순조롭지 않았고, 박해진씨는 주연 배우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추가적인 대가 없이 위 드라마의 촬영 일정을 2018월 5월 31일에 이어 10월 31일까지 연장했다"며 "'사자'의 제작사는 이러한 배우의 노력을 묵살함은 물론 본건 합의서의 내용을 왜곡하고 이에 관한 허위사실을 기재한 보도자료를 일방적으로 배포함으로써 박해진씨와 그 소속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를 이용하여 새로운 합의를 유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Q. 박해진이 촬영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A. 사실 상황이 힘들긴 하지만 돌아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법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으니 상황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한다.
Q. 다른 배우들의 상태는 어떤가. 다른 배우들의 이탈 가능성은?
A. 다른 배우들은 모두 이 상황을 알고 있다. 다른 배우들은 계약상의 문제는 없으니까 기다리고 있고, 각자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문제가 장기화되면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배우들이 이탈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제작사를 오래했지만, 매니지먼트가 이렇게 관여한 적은 없다. 7개월을 기다려줬다고 하는데, 그 중에 박해진 측 출연거부로 지연된 게 4개월이다. 각종 증거도 많고, 강경대응은 계속할 거다. Q씨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박해진의 소속사 측은 이런 빅토리 콘텐츠의 입장에 대해 “대중을 피곤하게 만들지 말고 서로 법적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 수사기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조용하게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언론에 계속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사법기관의 힘을 빌려 판단을 기다렸으면 하는 입장이다. 대중의 마음을 피곤하게 하면서까지 (논쟁을)할 필요는 없다. 제작사로서의 품위를 지키시길 바란다. 내가 잘못한 부분은 처벌 받으면 되고, 그쪽도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처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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