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극도OK" '사의찬미' 이종석X신혜선, 김우진·윤심덕이란 '맞춤옷'[어저께TV]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18.11.28 06: 48

‘사의찬미'에서 실존인물은 윤심덕, 김우진으로 부활한 이종석과 신혜선이, 맞춤옷을 입은 듯 '시대극'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27일 방송된 SBS TV시네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이 첫 방송됐다.
1921년 동경, 우진(이종석 분)은 순회공연에 올릴 세 편의 신극을 선택했다. 조선예술에 자긍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때, 여자 역이 필요했고, 홍난파(이지훈 분)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하다"면서 심덕(신혜선 분)을 찾아갔다. 조선에서온 유학생이 함께 만든 동호회를 설명하며 "우리 민족을 계몽하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심덕은 "그거 혹시 위험한거 아니냐"며 안 내켜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동호회장으로 향했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우진이 혼자 낭독하는 모습을 보게됐다. 이어 심덕은 "일본어 책을 왜 조선말로 읽냐"고 말을 걸었다. 우진은 "멋대로 들어오라고 한 적 없다"며 자신을 방해한 심덕에게 날을 세웠다. 이때, 홍난파가 들어왔고,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해줬다. 반갑다고 악수를 건네는 우진에게 심덕은 "난 별로"라면서 공연합류에 대해서도 거절하겠다고 했다. 날이 선 첫 만남이었다.
심덕은 "그런 일에 시간낭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돌아섰고, 우진은 "조선 사람이면 조선을 위해 뭐라도 해야되는거 아니냐"고 말했으나, 심덕은 "조선사람이라서 그런다, 난 겨우 유학온 사람"이라면서 "그런거 하다 소프라노 못 되면 어쩔 거냐"고 했다. 우진은 "나라를 외면하냐"며 심덕을 이해하지 못했고, 심덕은 "나라가 그 모양인데 나라도 잘 살아야된다"며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진은 "그럼 뜻대로 해라, 잘 살아라"며 돌아서려했다. 이때 심덕은 "하겠다 공연, 단 조건이 있다"며 우진을 붙잡았다. 심덕이 건 조건은 노래만 하겠다는 것이었다. 공연으로 인해 본인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노래까지 더해지면 더 풍성한 공연이 될 것이기에 우진은 심덕을 합류시켰다. 
 
심덕은 어떤 사람냐고 묻는, 친구에게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얼마나 잘하는지 볼 것, 얼마나 대단하기에 날 무시하는지 직접 볼 것, 그걸 보여줄 것. 내 노래가 얼마나 대단한지"라며 첫만남에 좋지 않은 인상을 보였다.
마침내 심덕이 우진 앞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모두 박수를 쳤지만 우진은 "현실이 암울하니 음악이 밝았으면 좋겠다"면서 심덕의 노래에 대한 평가를 생략하며 무시했고 심덕은 굴욕을 맛봤다. 심덕은 황당한 눈빛으로 우진을 바라보더니 왜 자신을 무시하냐고 물었다. 나라는 안중에도 없는 한심한 사람으로 자신을 보냐고. 우진은 "무안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뭐라 보탤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였다"고 했고,이어 일본어 책을 조선어로 읽은 이유에 대해선 "내가 조선사람이란 걸 잊지 않으려는 것"이라 자신의 소신을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런 우진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심덕은 "진작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그날 이후 심덕은 우진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공연 연습비는 어떻게 충당하는지 물었다. 우진이 생활비를 쪼개 보탠단 말에 놀랐다. 글에 대한, 신극에 대한 우진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계속해서 심덕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우진이 보이지 않자, 심덕은 신경쓰였고, 아프다는 우진의 집을 찾아가 죽을 챙겨줬다. 이후 회복한 심덕은 다시 연습실에 도착했고, 우진도 그 뒤로 따라들어왔다. 좀 괜찮냐는 동료들 진문에 우진은 "누가 기가막힌 걸 가져다준 덕분에"라며 심덕을 보고 미소지었다. 심덕은 수줍어했다. 
연습이 끝난 후 두 사람은 함께 걸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 얘기도 하는 등 점점 가까워졌고, 우진은 심덕의 생각도 돌렸다. 처음엔 무모해보였으나 희망이란 걸 배웠다고 했다. 이어 우진에겐 "내 생각이 바뀌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고, 우진도 "나도 고맙다, 내 진심을 알아줘서"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조선땅으로 마지막 공연을 하던 날, 공연장 관객 중 일본경찰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일본경찰은 뒤풀이에 찾아와 총 책임자인 우진을 끌고 갔다. 그런 우진을 심덕은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우진은 일본경찰에게 처참히 고문당해 온 몸이 피로 범벅이 됐다. 심덕은 우진이 풀려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다. 마침내, 우진은 풀려났다. 심덕이 기다리고 있었고, 처참한 꼴로 나온 우진을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우진을 보며 눈물을 그렁거리는 심덕, 극의 초반 '누군가를 그리워한적이 없다'고 말했던 심덕은 점점 우진에게 빠져들며 우진을 그리워하기 시작, 사랑이란 감정을 배워가고 있다. 우진 역시 나라를 잃은 슬픔에 맞서, 이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절절한 사랑을 예고했다.  00여년 전 일제강점기 속에서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 윤심덕, 천재 극작가인 김우진으로 부활한 신혜선과 이종석, 벌써부터 가슴을 적히는 슬픈 눈빛하나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이 두 사람이 애달픈 비극의 운명을 어떻게 그릴지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한편, ‘사의찬미'는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극작가인 김우진의 비극적인 사랑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김우진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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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의찬미'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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