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엠씨더맥스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이전보다 한층 깊어진 감성과 음악으로 컴백한 이들은 추운 겨울, 상처 입은 리스너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겠다는 각오다.
2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는 엠씨더맥스의 정규 앨범 9집 'Circular'(이하 써큘러) 음감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멤버들인 이수, 전민혁, 제이윤이 참석해 신곡을 선보이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써큘러'는 '음원 강자' 엠씨더맥스가 3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선보이는 신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광활한 얼음 대지 위 원형으로 이뤄진 순환적 구조의 빙하 균열을 상상하며 착안했다고.

이에 대해 이수는 "9집을 오랫동안 신중하게 준비하고 싶어서 시간이 걸렸다"고 공백의 이유를 설명한 뒤, "지구가 둥글지 않나. 발밑에는 우리가 인지하던 인지하지 못하던 뭔가가 순회하고 있는데, 북극, 남극에서 생기는 이상 현상이 이러한 순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생기는 거라 그것이 상처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면서 관계를 맺으면서 생기는 상처를 메우면서 순환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해서 제목을 '써큘러'로 지었다"고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타이틀곡인 '넘쳐흘러'는 애절한 이별 후 되돌릴 수 없이 멀어진 연인을 그리워하지만 깊게 남은 상처가 괴로워 붙잡을 수 없는 슬픔을 노래한다. 이수의 감성이 녹아든 가사와 섬세한 기타,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져 이별의 슬픔을 극대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써큘러'에는 수록곡 '사계'(하루살이)를 비롯해 '시간을 견디면', '그걸로 나는 충분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총 10곡이 담겼다. 이수가 전체 프로듀싱을 맡은 것은 물론, 엠씨더맥스 7집과 8집을 함께 작업했던 뮤지션들이 함께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
이에 대해 이수는 "그동안 보컬에 소리가 집중됐다면 이번엔 악기 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영감은 특정한 대상보단 두루두루 받는 것 같다. 보고 들은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연차가 차다 보니까 꼭 들어가야 할 자리, 빠져야 할 자리는 조금 더 구분 지어지더라. 그래서 연주가 더 잘 들리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수는 오랫동안 팀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 "저희 세 명은 정말 다른 사람이다. 셋이 다르다는 점이 오랫동안 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고 털어놔 시선을 모으기도. 이에 제이윤 또한 "제가 엠씨더맥스일 때 쓴 곡과 아닐 때 쓴 곡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그만큼 멤버들끼리 색깔이 다르다"고 거들었으며, 이수와 제이윤은 최근 전민혁에게 장난을 친 에피소드를 털어놔 지난 19년 동안 쌓아온 이들의 팀워크를 짐작하게 했다.


이에 이수는 "함께 작업한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가장 감사한 마음이다. 만드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들어주시는 분들이 즐거울 거라고 생각하면 힘이 난다. 음악 작업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면서 타이틀곡을 콘서트에서 공개하는 것에 대해 "밴드가 공연에서 곡을 들려주고 투어에서 앨범을 발매한다는 게 이상적이지만 쉽지 않은 일인데 저희는 할 수 있어서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이수는 특유의 고음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해선 "사랑이라는 건 개개인이 처한 상황, 환경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것들에 깃들어 있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를 쓰고 있다. 감정이 지나치게 흐르다 보면 그걸 초월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힌 뒤, "사실 저희가 고음 위주의 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도 앨범 트랙을 살펴보시면 내지르는 표현 말고 정제된 감정도 있으니 수록곡들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런가 하면 엠씨더맥스는 현재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 중인 상황. 서울에 이어 대전까 성황리에 콘서트를 마쳤으며, 부산과 대구, 광주, 전주, 울산, 그리고 추가 오픈된 수원, 성남, 고양, 창원, 제주에서 오는 3월까지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수는 "공연이 12개 도시를 하게 됐는데 많은 분들이 열화와 같은 성화를 보내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전민혁은 "저희들이 겨울에 어울리는 곡들을 많이 발매하고 또 그때 활동하다 보니까 콘서트를 더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수는 "4대 남자 보컬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를 아느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저도 물론 들어서 알고 있다. 한국에 노래 잘 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지 않나. 이렇게 한 단어로 묶어서 표현하는 것보다 좋아하고 선호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찾아 듣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러한 호칭이) 굉장히 부끄러운 부분도 있고 감사하기도 하다"라고 쑥스러워했다.
한편 '써큘러'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 nahee@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