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간절했던 기회가 왔다. 전북 현대의 K리그 리딩을 멈추고 싶다."
이임생 수원 삼성 신임 감독 취임 기자회견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서 열렸다. 이 감독은 지난달 3일 수원의 제5대 감독으로 공식 부임했다. 2020년까지 2년간 팀을 이끈다. 이 감독은 2006년부터 4년간 수원의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2010년 싱가포르 S리그로 진출해 5년간 홈유나이티드 감독을 지냈고, 중국 슈퍼리그서 선전 루비, 옌볜 푸더, 톈진 테다서 코치 및 감독직을 역임했다.
이임생 감독은 “내겐 너무 간절했던 기회가 왔다. 개인의 기회가 아닌 수원의 어려운 시기에 온 것이다. 수원 팬들의 높은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선 굉장히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한다. 시즌 시작 때 모든 분들께 보여드리겠다. 가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팬들이 옆에서 힘이 되어 주시면 그 길을 끝까지 가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은 이어 "첫 번째는 ACL에 도전하고 싶다. 이후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싶다"며 "전북 현대가 K리그를 리딩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끊어봐야 한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이임생 감독은 코칭스태프 인선도 완료했다. 박성배 수석코치, 주승진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박지현 피지컬 코치와 첫 시즌을 맞는다. 수원은 오는 9일부터 19일까지 남해로 2019시즌 1차 동계훈련에 나선다. 22일부터 내달 18일까지는 터키 시데로 2차 훈련을 떠난다.
다음은 이임생 감독과 일문일답.
-취임 소감.
▲나에게 기회를 주신 수원에 감사드린다. 선수들 위해 고생하신 서정원 감독님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수원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코치 때와 비교해 수원의 위상이 줄어들었다. 명가 부활의 짐을 지게 됐는데 추가 영입은.
▲과거와 현재 수원의 지원은 분명히 다르다. 환경에 적응하는 게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내가 예전 수원서 6년간 코치를 할 때 애정이 컸다. 내가 있는 자리가 어려운 자리지만 이럴 때 와서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 번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현재 구단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수 영입은 센터백 고명석과 골키퍼 김다솔을 영입했다.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재정적으로 가능하면 검증된 센터백이 필요하다. 그게 안되면 어린 선수들 체제로 가야 한다.
-지난해 6위로 마감했다. 올해 목표 순위와 ACL 도전 의지는.
▲감독으로서 욕심이 있다. 첫 번째는 ACL에 도전하고 싶다. 이후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싶다. 팀을 운영하며 선수단의 목표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선수들과 함께 ACL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랑스 월드컵 붕대 투혼의 상징인데.
▲선수단 미팅을 통해 열심히 한다는 건 프로 선수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자세라고 말했다. 선수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황인식을 빨리 향상시켜야 한다. 그래야 경기운영이 발전할 수 있다. 투혼보다는 상황인식을 향상시키라고 했다.
-수비수 출신인데. 추구하는 색깔은.
▲남해에 내려 가서 동계훈련을 시작하고 시즌 시작까지 7주라는 시간이 있다. 우선은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나와 주승진 코치가 수비수 출신이라 공격적인 감각을 위해 박성배 코치를 영입했다. 모든 감독님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지만 내가 지금 감히 어떻게 한다기보다는 선수들과 어떻게 가야 한다는 공감을 했다. 우리 플레이 스타일은 시즌이 시작되면 알게 될 것이다.
-지난해 관중 감소 원인 중 하나가 수원의 성적 부진이었는데.
▲모든 감독님이 걱정하는 부분이 결과와 퍼포먼스다. 좋은 결과와 퍼포먼스를 가져와야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올해 우리가 해야 될 축구는 이미 나와 있다. 난 수비수 출신이지만 수원의 2019시즌은 전혀 다른 형태로 이어질 것이다. 수원 팬들을 위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내가 모두 져야 한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공감해줘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지난 시즌 수원의 부진 이유와 보완점은.
▲서정원 감독과 개인적으로 친분도 있고 좋아한다. 지난 시즌 세밀한 부분까지 평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더 나아가기 위해선 수비 조직이 조금 더 좋아져야 한다. 이 부분을 잘 만든다면 공격적으로도 잘 풀릴 것이다.
-부임 후 한 달간 근황은.
▲지난해 수원의 경기를 계속 봤다. K리그 다른 팀 경기도 봤다. 굉장히 영광스럽고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지는 자리다. 수원이 나아가는 방향을 가졌고 코치들과 선수들에게도 제시했다. 내가 갖고 있는 축구를 지지해준다는 것에 감사함을 갖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에 무너지는 것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막판에 수비수들이 실점을 한다는 건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직력이 서로 커버가 안되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런 부분이 안 나오도록 준비하는 게 목표다. 선수들을 부드럽게 대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운동장서 집중해야 하는데 안하는 부분은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겠지만 임팩트 줄 때는 주고 풀어줄 때는 풀어주는 밸런스가 필요하다.
-리얼 블루 출신으로서 강점은.
▲6년간 이곳에서 일했기 때문에 수원 팬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 기대가 큰지 잘 알고 있다. 직원들과 노장들도 내가 있을 때 있는 사람들이다. 낯설기보다는 고향에 온 느낌이다. 클럽하우스도 내가 있었을 때 지어졌다. 만족하지 않고 팬들이 원하는 내용과 결과를 보여주느냐가 고민이다.
-선수 정리도 필요한데 기준은.
▲구단의 한 시즌 예산이 있다. 그동안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동의를 했다. 가능하면 기존 선수들과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구단 예산을 고려하고 세대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데얀이나 염기훈처럼 팀을 위해 공헌하는 선수들과 함께가야 한다. 구단이 가야할 방향에 맞춰서 의논하며 나아가는 중이다.
-차범근 감독 밑에서 코치를 했는데. 어떤 걸 접목하고 싶은지.
▲선수를 대할 때 마음으로 대하면 못이룰 게 없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지도자를 하면서 굉장히 많이 공부를 하고 있다. 수원엔 중간급과 고참들이 있다. 각자의 마인드나 캐릭터가 다 다르다. 이들을 하나로 합할 수 있는 건 마음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전술적 기술적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너무 많다. 각 개성이 다른 선수들을 마음으로 같이 풀어간다면 원팀을 만들 것이라 자신한다. 차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K리그 감독 데뷔 시점이 늦은 편인데.
▲싱가포르에서 5년, 중국에서 3년 정도를 하며 K리그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한국 감독이 아닐 것이다. 내겐 너무 간절했던 기회가 왔다. 개인의 기회가 아닌 수원의 어려운 시기에 왔다. 수원 팬들이 생각하는 수준이 굉장히 높다.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선 굉장히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한다. 시즌 시작 때 모든 분들께 보여드리겠다. 가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팬들이 옆에서 힘이 되어 주시면 그 길을 끝까지 가보고 싶다.
-신구 조화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은.
▲데얀과 염기훈을 활용해 카운터 어택을 하기는 힘들다. 둘을 살리기 위해선 뒤보다는 앞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스타일은 백라인엔 공간을 줘서 위험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길로만 가야된다는 판단이 섰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길로 갈 것이다.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 모두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7주라는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스타일을 해보겠다.
-서울과 슈퍼매치.
▲수원과 서울의 빅매치는 다 아실 것이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 전북 현대가 K리그를 리딩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끊어봐야 한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
-이임생 축구를 한 단어로 압축한다면.
▲내가 원하는 축구를 스스로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