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부터 이시영"..'왜그래 풍상씨', 막장·신파 담은 가족극 통할까(ft.문영남)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1.09 12: 09

가족 이야기를 담은 ‘왜그래 풍상씨’가 주말이 아닌 미니시리즈 시간대에서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는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진형욱 PD를 비롯해 주연 배우 유준상, 이시영, 오지호, 전혜빈, 이창엽 등이 참석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풍상씨(유준상 분)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는 드라마다. 

'애정의 조건',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클럽',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우리 갑순이' 등 수많은 히트작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의 신작이다. 연출을 맡은 진형욱 PD와 문영남 작가는 '수상한 삼형제'와 '왕가네 식구들'을 탄생시킨 흥행 콤비로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믿고 보는 제작진'이 '왜그래 풍상씨'로 다시 만났다. 
진형욱 감독은 "요즘 가족들끼리 여러가지 사건 사고도 많고, 안 좋은 일도 벌어지는데 '가족은 팀일까 짐일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 나도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이 드라마를 하면서 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풍상 씨네 가족은 팀보다는 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풍상 씨의 행보를 보면서 등골 브레이커의 동생들을 이끌고,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봐주시면 좋겠다. 남한테 잘 하는 것보다, 가족한테 못 하는게 많은 것 같다. 작품을 보면서 울고 웃으면서, 과연 가족한테 남보다 잘할 수 있는 힘이 어디에서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출하고 있다"며 기획의도를 공개했다.
"KBS 특유의 가족 드라마라면 막장 코드가 있느냐? 20부작이면 짧은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감독은 "더이상 파내려 갈 수 없는 희망이 없는 상황을 막장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을 사는 서민들과 풍상 씨의 삶을 보면 막장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장르적으로 막장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현실적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가 주변의 사람들과 이질감이 생기면 개연성이 떨어진다. 드라마 속 5남매는 피부에 와닿는 인물이다. 그런 재미와 감동을 미니시리즈에 압축해서 잘 다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준상은 극 중 동생을 끔찍하게 챙기는 장남 이풍상을 맡았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센터에 취직해 지금은 작은 카센터를 운영한다.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고, '내가 무너지면 내 동생들 다 죽는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인물이다.
유준상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 드라마를 꼭 하고 싶었다. 시기적으로도 참 좋은 것 같다. 매회 촬영을 하면서 가족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나가는게, 우리가 잊고 지내면서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아까 예고 영상을 보는데 나도 울컥하더라"고 밝혔다.
유준상은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라서 인간에 대한 탐구가 극대화되는 부분이 있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더 하게 된다. 작가님이 글을 촘촘하게 잘 써주시기 때문에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경력들이 많은 배우들인데 작가님한테 방과후 수업을 받고 보충수업을 받을 정도로 연습하고 있다. 그런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오지호도 생전 처음 연습하면서 울어봤다고 하더라"며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언급했다.
이어 "사실 미니시리즈는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오늘도 모든 배우가 모여서 대본 연습을 하기로 했다. 쉽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드라마 현장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데, 자부할 수 있다. 모든 배우들에게 정확하게 시간을 분배해서 촬영하고 진행하는 곳이 드물다. 스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오지호는 5남매 중 장남 풍상의 등골 브레이커 둘째 이진상을 맡았다. 마흔이 넘도록 형 집에 얹혀살면서, 형수 밑에서 세차 일을 도우며 근근이 살아간다. 이름 그대로 진상 짓만 골라하는 인물로, 뺀질뺀질 말도 안 듣지만 말대꾸는 청산유수로 잘하는 신용 불량자다. 
오지호는 "그동안은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재밌는 요소를 찾아서 했는데, 이번에 문영남 작가님은 글 안에 제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더라. 그냥 그대로 표현하면 이진상이 되더라. 그래서 열심히 대본 연습을 하고 있다. 태어나서 제일 열심히 대본 연습 중이다. 끝나고 연습을 하러 갈 생각이다"며 웃었다.
전혜빈은 풍상의 유일한 자랑거리 의사 동생 셋째 이정상을 맡았다. 온 집안 식구들에게 '정신 차려'를 외쳐대는 팩트 폭력기이자, 이란성 쌍둥이 중 언니다. 똑똑하고 논리적이고 냉정한 성격이지만, 경우 바르고 차가운 매력이 있는 인물이다.
전혜빈은 "풍상 5남매 중에 유일하게 등골 브레이커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다른 방법으로 등골 브레이커가 된다. 쌍둥이 자매와 아웅다웅하는 케미를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전혜빈 역시 문영남 작가의 대본에 대해 "드라마의 정석, 대본의 정석 같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믿고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현실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시영은 풍상의 등골 브레이커 넷째 이화상을 맡았다. 정상이의 쌍둥이 동생으로, 노는 거 좋아하고 돈은 막 쓰는 거라며 족족 써버리고 사치한다. 성공한 정상이가 자신을 무시하는 게 분통 터지고, 자격지심과 열등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시영은 "내 캐릭터를 보면 깊은 부분들이 있는데, 너무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개인적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캐릭터에 만족감을 표현하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만족하는지 궁금하다"는 말에 이시영은 "문영남 작가님의 대본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사생결단 로맨스'를 끝내고 한 달 밖에 안 돼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휴식을 가지고 싶었는데, 작가님의 대본을 읽게 됐다. 글을 읽으면서 탈출구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화상이가 철부지에 내면 연기가 없을 정도로 속에 있는 말들을 다 표현하는 막무가내 캐릭터다. 난 지금까지 올바르고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이 많았다. 이런 화상의 캐릭터가 오랜만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화상이가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고, 그런 부분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막연하게 드라마를 찍으면서 충족되고, 치유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화상이의 돼먹지 못하는 캐릭터 때문에, 가끔씩 나오는 진심어린 모습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욕심이 커서, 작가님이 의도한 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감독님과 작가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화상이의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엽은 풍상의 또 다른 등골 브레이커이자 자식 같은 막냇동생 이외상을 맡았다. 프로야구 입단을 앞두고 조직싸움에 휘말려 어깨를 다쳐 야구를 그만둔다. 그 뒤로 폐인처럼 방황하다가 조직에 들어가 활동하는데, 풍상이 눈물로 하소연해서 빼내온다. 낮에는 카센터,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늘 검은 조직의 유혹을 받는 인물이다.
현재 수목드라마는 SBS '황후의 품격', MBC '붉은 달 푸른 해', tvN '남지친구' 등이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장나라, 신성록, 최진혁 주연 '황후의 품격'이 시청률 16.0%(닐슨코리아 전국)를 돌파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문영남 작가의 ‘왜그래 풍상씨’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진형욱 감독은 "문영남 작가와 주말 드라마를 했는데, 똑같이 해서 미니에서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문영남 작가님과 세 번째 작업을 하게 됐다. 작가님은 나한테 하던 대로 하라고 하더라. 나도 예전에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장점들, 작가님이 줬던 감동을 되새겨보면서 고민했다. 주말이나 미니시리즈를 나눠서 압박감을 갖지 말고, 원래 잘했던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문영남 작가님 대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 그런 장점을 최대한 더 살리고 싶다. 그리고 신파성 이야기는 완전히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영남 선생님의 작품과 전혀 결이 다른 작품이 나올 것 같진 않다.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싶다"고 답했다.
유준상은 "배우들이 처음에 걱정을 하고 작가님의 대본을 봤다. 나도 그런 걱정을 했지만, 대본을 보는 순간 많이 놀랐다. 이렇게 이야기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갈 수 있구나 싶었다. 가족극이지만 꼭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에서만 보라는 법은 없다. 가족 드라마를 어떻게 하면 잘 선보일 수 있을까 싶다. 미니시리즈라서 압축해야 하고, 여러가지 제한이 있겠지만, 그런 장르를 신경쓰지 않고 '잘 만들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지금 9~10회까지 대본이 나왔는데, 다음 대본이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궁금하다. 많은 화두를 던질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왜그래 풍상씨’는 ‘죽어도 좋아’ 후속작으로 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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