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이란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며, 개선의지를 보인 고깃집의 사연이 눈물짓게 했다.
23일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회기동 벽화골목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빛과 그림자처럼 잘되는 곳도 있지만 외면받는 골목이 존재하기에 이 곳을 집중 파헤치기로 한 것. 먼저 피자집부터 시작됐다. 회기역 피자집 사장은 로마식 피자를 팔고 있었다. 대학교 주변답게 저렴한 가격대였다. 직원으로만 18년 일했다는 사장은 계속해서 움직이는 모습이 몸에 벤 모습이었다. 밑준비한 식재료도 1인분씩 나눠놓았다. 혼자하는 주방일을 미리미리 척척해냈다. 주문이 없어도 계속해서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백종원은 "주방인 모습, 18년 제대로 한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인건비조차 나오지 못하는 매출로 힘들어했다.

가게에 혼자 남은 백종원은 "그동안 피자에 배신당했던 것 생각하면 눈물나려 한다"면서 "맛있다, 그래 이게 피자지"라고 호평했다. 18년 직원 경력의 빛을 발하는 순간인 것. 백종원은 "이로써 피자와의 악연은 끝이다"면서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사장은 "식감 뿐만 아니라 들고 먹을 수 있게 의도적으로 밑을 바삭하게 했다"고 했다.피자가 합격한 상황, 백종원은 파스타도 시식했다. 칭찬이 연발, 스튜까지 완벽했다.
백종원은 "안 알려져서 장사가 안 된 것 뿐"이라면 홍보가 문제일 뿐, 음식 맛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사장은 "사실 폐업까지 고민했다"면서 열심히 해도 들어오지 않은 수익 때문에 폐업을 고민했다고 했다.
백종원은 피자집의 청결도를 보면서 "이래야지, 이게 정상, 관리 잘해놨다"면서 "주방관리도 퍼펙트"라고 했다. 보는 동안 힐링이었던 요리와 주방상태였다. 이어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노하우들도 가득했다. 박수가 절로 나오는 노하우들에 백종원의 칭찬이 계속됐다.

다음은 닭요릿집이었다. 가게 곳곳 20년의 흔적들이 느껴쪘다. 부모님이 쌓아온 20년을 이어가기 위해 아들이 2대 사장으로 일하게 됐다고.알고보니 가성비 끝판왕으로 소문이 나있는 곳이었다. 가성비를 입증하듯 점심시간 손님들이 가득했다. 학생들로 만석이었다. 이 골못 터줏대감인 20년 맛집의 위엄이었다. 백종원은 "이런 곳은 손 댈 곳이 없다고 하지만, 개선, 보완후 전국적으로 선보이며 먼 곳에서도 손님이 찾아오도록 하는 것, 닭요릿집 가성비를 무기로 골목 전체의 상권을 부흥시킨다는 의도다"고 말했다.
닭요릿집의 사장은 많은 손님들이 와도 식탁을 치우면서 손님들을 반겼다. 입과 손이 계속 따로 일하는 경력있는 사장님들 특징이었다. 알고보니 조리학과 진학하며 가업에 투입, 15년 동안 부모님 밑에서 직원으로 일한 후 3년 전 겨우 운영권을 계승받았다고 했다.
사장은 "닭 전문점 목표로 메뉴를 줄이고 싶지만 부모님 눈치를 본다"면서 2대째 물려받고 장사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과 트러블이 좀 힘들었다, 세대 차이가 있어 장사방식 차이의 마찰이 있다"면서 출연 이유에 대해선 "객관적인, 전문가 평가 받고 싶다, 부모님이 만든 가게를 어떻게 바꿔나갈지도 고민"이라며 20년을 넘어 외국처럼 100년 맛집이 되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건 냉정한 판단이라고 했다.
20년 내공의 맛을 인정받을지 궁금증 속에서 백종원은 "솜씨좋은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라면서 외투를 벗으며 본격적으로 시식했다. 백종원은 "떡볶이가 밥 반찬이 될지 상상도 못했다"며 고기 떡볶이 맛을 호평했다.
이어 닭볶음탕도 시식하더니 "나도 모르게 밥을 들고 먹게 될 정도로 국물이 맛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20년 내공이 깃든 양념에 더 소스를 연구해 계량화됐다고 했다. 2대에 걸쳐 완성시킨 국물이었다. 백종원은 "가성비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면서 "다만 걱정되는 건 비슷한 매운 맛들이 겹친다"고 했다. 사장도 "메뉴를 더 줄일 생각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년 동안 계속 써오는 주방을 점검, 20년을 버텨온 주방이기에 백종원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백종원은 "노후화된 주방을 위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고, 사장도 "주방 원래 공사하기로 했던 것"이라면서 개선할 점을 찾아보자고 했다.

다음은 골목식당 최초로 고깃집을 찾아갔다. 동네 상권에서 장사하다 대학가 상권으로 옮겼다고. 하지만 오픈빨 조차 보지 못했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사장의 아내는 "맛을 자부한다, 내가 맛 없으면 손님한테 절대 안 판다"면서 맛을 자부해서 대학상권이 잘 될 줄 알았지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버텨오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전하며 눈물 흘렸다.
동네 상권때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에 백종원은 "대학상권과 동네상권 시장 가격은 다르다"면서 이를 지적했다. 같은 상권임에도 가격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는 대학상권가의 특징을 전했다.
골목 안쪽까지 들어가 고깃집에 도착, 점심메뉴부터 맛봤다. 육개장과 갈비탕이 점심메뉴에 두가지 맛을 볼수 있었다. 갈비탕 그릇에 고기들도 꽉 차 있었다. 백종원은 "초대박"이라면서 "원래보다 많이 준거 아니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고기 양과 다르게, 육수에 대해서는 아쉬운 평을 남겼다. 육수가 진하게 우러나오지 않았다고.
이어 육개장을 시식했으나 백종원은 바로 기성품임을 알아챘다. 기성품 육개장에 순두부만 넣은 것이었다. 사장은 "육개장 추가하니 손님들이 쉽게 오더라"며 메뉴를 추가한 이유를 전했다. 백종원은 "지금부터라도 메뉴에서 빼라,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맛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잘되는 식당의 특징인, 특별한 맛이 되어야하는 음식이 맛인지 시식했다. 초벌 후 나오는 수제 왕갈비라 맛이 있지만, 장사가 잘 되면 이것도 힘들 것이라 걱정했다. 직접 만든 갈비양념에 대해 "갈비양념은 맛있다"고 했다. 하지만 평범하다고. 가격에 비해 특색없는 메뉴라고 했다. 이어 뼈삼겹살을 위해 속쇠에서 처판, 그리고 불판까지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백종원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잘되도 걱정"이라면서 "시뮬레이션 했으면 이런 구성 안했을 것, 생각만 가지고 장사를 할때의 결과"라며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지적했다. 결국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맛이었다. 백종원은 "이거 냉동이었던 모양인데? 냉동인 것 녹인 것 같다"고 했다. 바로 냉동고기임을 알아냈다. 사장은 해동된 고기를 냉장보관 후 초벌한 것이라 했다. 백종원은 "식감이 확실히 떨어진다, 맛 없다, 느끼하다"면서 시식을 종료했다. 가격대비 매력이 없다고. 백종원은 "개성없고 맛없다, 점심 메뉴 가격은 학생맞춤이지만 맛은 못 맞췄다"면서 "저녁 메뉴는 교수위주로 맞춘 것 같지만 뭔가 어설프다, 점심메뉴 0점, 저녁메뉴는 30점도 안 된다"며 아쉬움이 남는 평가를 전했다. 이 상태로 계속하면 희망이 없다고.

사장은 현재 가격 조정에 들어간 상태라고 했다. 이어 실패하면 동네상권 돌아갈 계획인지 묻자, "메뉴를 변경할 것, 다시 다른 곳으로 상권을 바꿀 엄두가 안 난다"면서 "장사 잘 못하면 온 가족이 막말로 다 개고생, 결국은 저 때문에 다들.."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장은 "경제적으로도 힘들 때, 어머니가 갑자기 가게할 때 오셨다, 그때 어머니가 제 이름을 부르면서, 엄마가 모아둔 돈 5천있는데 대줄테니 좋은데 가서 다시 해보라고 하셨다"면서 "어머니가 평생을 모으신 돈이었다, 그 얘길를 듣는데 너무 부끄럽고 뭐라고 말 할 수가 없겠더라, 한숨만 나왔다"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새롭게 시작한 장사, 좋은 자리에서는 잘 될 거라 믿었지만, 그 기대에 부흥하지 못해 부끄럽다고. 사장은 "장사가 계속 이렇게 안 되면 가게 출근할 때도 고개를 못 들고 출근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계속 그때를 생각한다"며 잘 돼야만하는 이유를 전했다.
사장은 "촬영한다 해서 잘 됐다 생각했다, 전국적으로 욕먹는거 문제 아니다, 진단을 정확히 받고 바꿔보자 생각했다"면서 "이 기회가 없다면 줄곧 내 방식에 갇혀있을 것, 이제는 지켜야할 가족이 있기에 잘 됐다, 자존심 중요한게 아니다 "면서 두렵지만 꼭 해야만하는 절실함을 전했다. 가장에 대한 책임감, 무게감이 느껴졌다. 백종원은 "안타깝다, 제가 생각하기엔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깊이 준비를 못 했다"면서 "참고해서 고민해보자, 이제 시작이니까, 좋은 인연이니까"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져,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고 고깃집이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모두가 응원했다. /ssu0818@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