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김서형 "염정아 만나면 서로 기 빨려서 힘들었죠"(종합)[Oh!커피 한 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1.30 11: 19

 범상치 않았던 첫 등장부터 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있는 현재까지 매회 하나의 오점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드러내며 역대급 인물을 만든 배우 김서형(47).
그녀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보여준 연기력 덕분에 나이대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팬층이 두터워졌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작품으로 이어졌고, 김서형으로 인해 작품에 몰두하는 애청자들이 늘어났다. 국내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캐릭터를 세심한 디테일 연기로 승화한 그녀의 연기는 신드롬을 양산하기 충분했다.
지난 2018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첫 방송(11월 23일)이 1.7%(닐슨 제공, 이하 동일)로 시작해 19회(1월 26일)에서 23.2%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기준 최고 기록이었던 tvN 드라마 ‘도깨비’의 20.5%를 넘어섰다. 향후 막강한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서형을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애정 많았던 드라마를 보내며 아쉬워하면서도 그간의 고생에 한편으로는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서형은 “사실 저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좋을지 예상하지 못했다. 제 캐릭터 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잘 살았고 드라마 전체가 잘 돼서 기쁘다. 김서형이라는 배우를 떠나서 ‘SKY 캐슬’이라는 작품이 잘 돼서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SKY 캐슬’에서 김서형은 상위 1% 학생들을 서울대 합격으로 이끄는 베테랑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을 연기했다. 학생들의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복수심을 자극하는 인물인데 극 초반에는 그녀의 사연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반 이후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서형은 “촬영 전 어떤 톤을 잡아야할지 고민했었다. 결국 콘셉트를 잡은 게 모든 사람들을 자기 발 밑에 두는 것이었다. 교수, 의사 등 누가 찾아 오든 무시하기로 했다”며 “‘엄마들이 더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그래서 김주영의 그런 말투와 표정이 나온 것 같다”고 캐릭터를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첫 촬영 전)대본을 6회까지 받았다. 읽으면서 김주영 캐릭터를 사교육 교사지만 전문직 여성이라고 생각했다”며 “캐릭터상 처음에는 하이힐에, 블랙 컬러의 정장을 선택했는데 대본이 더 나오고 의상 피팅을 하면서 조금씩 바꿨다. (인기가 높아지면서)갈수록 김주영이 입을 수 있는 의상의 폭도 넓어지기 시작했다.(웃음)"고 말했다.
김서형을 비롯한 염정아,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등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종영을 앞둔 19회에서는 전국 시청률 23.2%(닐슨코리아 제공・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첫 방송이 기록한 1.7%에서 약 20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그녀는 예서 엄마 한서진 역의 염정아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염정아 언니와 만나면 서로 기가 빨려서 힘들었다”며 “본 촬영 전 리허설 하고 나서 언니와 저는 ‘우린 만나면 둘 다 지친다’고 했었다.(웃음)서로 기빨려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첫 방송과 비교해 종영을 앞두고 스무 배나 오른 것과 관련, 김서형은 “첫방 시청률이 1%가 나오긴 했지만 저는 이 드라마가 망할 거 같다는 생각을 안 했다. 1회를 보고 깜짝 놀랐고 2회를 보고 나서 좋았다”며 “시청률은 사실 10%만 넘어도 그게 어디냐 싶었지만 요즘 20%를 넘은 것을 보고 미쳤다 싶었다(웃음)”고 말했다. 
그는 “김주영을 착한지 나쁜지 따지자면 나쁜 여자인 거 같다. 살인까지 했다는 것에 면죄부를 줄 순 없다”며 "나쁜 여자는 맞지만 케이의 엄마로서 제 역할을 못한 것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주영은 어린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천재 아이 케이를 키웠지만 한순간의 사고로  딸은 바보가 됐다.
이어 "내가 실제로 김주영이라면 살인은 할 수 없었겠지만 그 여자가 살아갈 방법 중 그게 하나였다고 치면 연민이 들긴 한다”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주영이 (딸을 서울의대에 보내려고 하는)한서진을 가소롭게 봤을 거다. 본인은 다 거쳐 왔으니. 옳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거 같았다”고 말했다.
김서형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나눌 수 없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인물을 치밀하고 세밀하게 분석해 전대미문의 역할로 승화시킨 것.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배우 김서형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자신에게 온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김서형이 김주영을 보낸 이후 어떤 인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래 작품이 끝나면 바로 어떤 것을 할지 계획을 세우는 편도 아니었다. 제게 작품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하느냐 마느냐는 제가 결정할 일이지만 제가 선택의 폭이 넓은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스카이 캐슬’ 이후 제게 어떤 작품이 들어올지 저도 궁금하다.”/purplish@osen.co.kr
[사진]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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