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어린 선수에게 상 받은 차붐..."다음에는 북한 유소년도 함께 하길 "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2.13 15: 42

"다시 아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릴 때는 남과 북이 하나로 뭉쳐 월드컵에 나섰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유소년축구선수들의 꿈을 지원하는 '제31회 차범근축구상'이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W컨벤션센터 크리스탈홀에서 개최됐다. 
1988년 제 1회 시상식을 개최했던 차범근축구상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하며 한국 축구의 산실이 됐다. 이동국(전북 현대, 제 4회) - 박지성(은퇴, 제 4회) - 기성용(뉴캐슬, 제 13회)가 대표적인 차범근축구상 출신의 스타플레이어이다. 

황희찬(함부르크, 제 21회) - 백승호(지로나, 제 22회) - 이승우(베로나, 제 23회) 등 한 한국 축구의 미래들도 이름을 올렸다.
수상 직전 이동국-기성용-이승우-황희찬-백승호 등 여러 전대 수상자들이 영상 편지를 통해 수상자들을 응원하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4일 차범근축구상위원회는 수상자 13인을 선정했다. 본 위원회는 차범근 회장을 비롯한 초중고 축구연맹 회장과 축구협회 유소년 담당관, 해설위원 및 기자 8인으로 구성됐다.
또 현직 유소년 지도자와 지역별 유소년 축구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등 공정한 심사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심사는 선수들의 기량과 경기력을 우선으로 평가하였으며, 성장의 지표가 될 스피드와 체격조건 등도 반영했다. 
이번 차범근축구상은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학업성적과 지도자 추천서를 통해 성실성과 인성적 측면을 고려했다. 지도자의 경우 팀 성적은 물론 오랜 시간 한국유소년 축구 발전에 묵묵히 힘써온 공헌도가 비중있게 심사에 포함됐다.
13명의 수상자가 모두 발표되고 나서 차범근 회장에게 31년간의 노고를 기념하기 위해 감사패가 전달됐다. 최우수 여자 선수인 김윤서가 대표로 차범근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자신의 선수 시절 모습을 본딴 트로피를 든 차범근 감독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안경을 안끼면 제대로 글이 보이지 않는다"며 "내가 나이가 든 만큼 차범근 축구상이 30회를 넘어 31회가 됐다. 축사를 준비하면서 30년의 시간 동안 제가 무엇을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자랑스럽기보다는 부끄럽고, 아쉬운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차범근축구상에서 한국 축구의 여러 원로들이 참여해서 자리를 빛냈다. 차범근 감독은 "이번 시상식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탁드렸다. 여러 축구 원로들이 '축구인' 차범근을 만드셨다. 이 상을 만드는데 여러 축구 선배들의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한국 축구 유소년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축구인 선배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차범근 감독은 "과거 국가 대표 선수 시절 내 잘못으로 패배하자 한 선배가 '범근이, 축구 다시 배워'라고 소리쳤다. 얼마 후에 다시 국가대표로 소집되자 이회택 선배가 '자신있게 해라'란 말을 해주셨다. 그 말이 나에게 큰 힘이 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그 은혜를 돌려줘야 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이 상을 포함한 모든 유소년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얼마전에 어린 선수들이 차범근축구상을 정말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자부심과 더욱 공정하게 시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기존 평가위원부터 유소년 현장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얻어 이번 선수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상을 탄 선수들은 '팀 차붐' 3기 멤버로 독일로 건너가 선진 축구를 경험하게 된다. 차범근 감독은 "독일과 경기를 통해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큰 경험이 된다. 또한 독일 축구 유소년 관계자들이 한국 유소년을 보는 시선도 변했다. 독일 축구협회와 프랑크푸르트, 후원 기업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차범근 감독은 "나는 한민족이 축구를 정말 잘하는 민족이라 생각한다. 이왕이면 북한 선수들도 이 자리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 다시 아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릴 때는 남과 북이 하나로 뭉쳐 월드컵에 나섰으면 좋겠다. 북한이 8강 - 남한이 4강을 이뤘으니 힘을 합치면 더 큰 곳을 원할 수 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래는 차범근축구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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