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OSEN+ 창간호 인터뷰] '프랑스인 치어리더' 롤랑, "선수 대쉬?, 마음만 받을 게"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9.05.27 16: 18

‘어서 와~ 야구장은 처음이지?’
프랑스에서 온 도리스 롤랑, 패션 디자이너 꿈꾸는 교환학생, 올해부터 한화 치어리더팀 합류…
체력 위해 잠이 보약, “하루 9~10시간 푹 잔다” “프랑스 친구들에게 삼겹살의 매력 느끼게 해주고 싶다”

한화 치어리더 도리스. /jpnews@osen.co.kr

프로야구 선수 대쉬 받는다면? “마음만 받을게“
치어리더는 ‘야구장의 꽃’으로 불린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의 미녀들이 현란한 댄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끈다. 야구 관람에 빼놓을 수 없는 묘 미 가운데 하나. 이들은 팬들로부터 선수 못지않은 인기와 관심을 받는다.
일부 치어리더들은 자신의 SNS에 사진을 게재할 때마다 주목받을 만큼 이슈 메이커가 됐다. 그래서일까. 야구팬들 사이에서 전력 보강 대상은 선 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기 치어리더의 이적 또는 영입은 FA 시장 못지않 게 높은 관심을 불러 모으기도 한다.
올해 한화 치어리더팀에 새 얼굴이 등장해 큰 관심을 모았다. 주인공은 프랑스 출신 도리스 롤랑(24). 2015년 두산 치어리더팀에서 활약했던 독일 출신 파울라 에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치어리더다. 파리4대학에서 미술과 고고학을 전공한 롤랑은 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패션 관련 직종에 종사하기 위해 모다르 국제 패션스쿨을 수료했다.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부산 모 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졸업 후 피팅 모델로도 활동했던 롤랑은 서울의 한 패션 회사에 합격한 상태였으나 지인의 소개로 치어리더가 됐다. 한화 치어리더팀 리더 김연정은 “여러모로 낯선 부분이 많을 텐데 책임감 이 강해 잘 해내고 있다. 프랑스인이라고 불편한 건 전혀 없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언니’ 라고 부른다. 후배들도 도리스에게 ‘언니’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4월 19일 대전 삼성-한화전을 앞두고 한화 치어리더팀의 새 얼굴 롤랑과 만났다.
야구 시즌 개막 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롤랑은 “치어리더로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굉장히 기분이 좋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는다. 한화팬들의 열정은 가히 대단하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다보니 무대에 오르는게 익숙하지 않지만,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3월 29일 NC와의 홈개막전에서 팬들 앞에 첫선을 보인 롤랑. 응원 무대에 처음 올랐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편이 아니다. 무대에 처음 오를 때 긴장된 건 사실이나 특별히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 마음 편히 먹으려고 그랬던 것 같다.” 롤랑은 무대에 오르기 전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을 응원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긴장 완화를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다. “가족 또는 친구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이왕이면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 가령 무대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여기고자 한다. 적절한 긴장감은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그가 생각하는 치어리더의 매력은 무엇일까. “팬들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치어리더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한화 이글스라는 하나의 팀으로 뭉쳐 응원하고 좋은 추 억을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 일이다. 치어리더가 좋은 기억을 안겨줄 수 있는 역할을 하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롤랑의 말이다.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는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음악에 맞춰 경기 내내 움직인다. 한 경기를 치렀을 때 치어리더의 체력 소모는 선수 못지않다. 한 치어리더는 “계속 뛰다 보 니 경기가 끝날 때면 1~2kg 정도는 훌쩍 빠져있다. 경기가 끝난 뒤 일부러 많이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만하면 딱히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 정도다. 144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은 치어리더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강행군 속에서 체력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롤랑은 “특별한 건 없다. 푹 자는 게 최고다. 하루에 9~10 시간 정도 잔다. 경기 후 체력 소모가 큰 만큼 일찍 자는 편 이다. 운동은 틈틈이 한다. 밤에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드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볍게 운동을 하며 체력을 유지 한다. 그리고 기분 전환을 위해 초콜릿 등 단 음식을 자주 먹는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롤랑은 한화 치어리더팀의 새 식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프랑스 여신’이라고 불린다. 대전 홈경기 전후 롤랑에게 사인 혹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팬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그가 체감 하는 인기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다. “대전에서는 팬들이 종종 알아보지만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는 돌아다녀도 잘 모른다.(웃음) 그렇기에 인기를 실감할 정도는 아니다. 치어리더가 되기 전 일부 팬들로부터 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한 분 한 분 답장했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건 아니지만 팬들의 큰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야구 인기는 아주 낮다. 롤랑이 KBO리그 치어리더가 됐을때 주변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당연히 내가 프 로야구 치어리더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나 또 한 마찬가지”라며 “굉장히 색다른 경험을 하게 돼 축하해 주고 있다. 정확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부모님께서 대전 홈경기를 보러 오실 예정이다. 프랑스에는 프로야구가 없는데 이곳에 오시면 야구장의 열기와 색다른 분위기 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출신 치어리더 롤랑이 KBO리그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는다면 큰 도움이 될 듯. 이에 롤랑은 “패션 디자이 너가 되는 게 내 꿈인데 한 가지 직업만 고집하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향후 홍보대사 제의를 받는다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 친구들의 리얼한 ‘한국 여행기’를 통해 ‘여행’ 그대로의 보는 즐거움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재미까지 동시에 선사하는 ‘신개념 국내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롤랑은 프랑스 에서 친구들이 오면 데려가고 싶은 장소를 공개했다. “아무래도 부산에 살고 있으니 부산의 명소를 구경시켜 주고 싶다. 해동 용궁사, 자갈치 시장, 달맞이 고개, 해운 대, 송정해수욕장 등 수많은 명소가 있다. 아마도 아주 만 족할 것 같다. 각자 음식 취향이 다르지만 삼겹살은 누가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삼겹살은 꼭 권하고 싶은 음식 가운 데 하나다.”
인터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롤랑에게 ‘돌직구 질문’ 을 던졌다. “만약 프로야구 선수로부터 대쉬를 받으면 어떻 게 할 생각인가.” 롤랑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다소 당황했으나 이내 차분하게 대답했다. “가족들은 같은 직장 안에서 이성과 교제하는 걸 희망하지 않는다. 현재 내 직업은 치어리더이며 이곳은 내 일터다. 그렇기에 업무와 관련된 이성과 만난다면 신경 써야 할 게 정말 많 을 것 같다. 내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롤랑은 “내 직업이 치어리더일 뿐 나는 평범 한 사람이다. 결코 유명 인사가 아니다. 프랑스 출신 치어 리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정도만 기억됐으면 좋겠다. 늘 반갑게 맞아 주는 팬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글=손찬익 기자 what@osen.co.kr
/사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이 기사는 월간 OSEN+ 창간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월간 정기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OSEN으로 연락바랍니다. 권당 5000원, 연간 5만 원입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