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실점 충격이 만만치 않다. 두산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이영하(22)에겐 악몽의 날이었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한 이영하는 4이닝 15피안타(2피홈런) 4볼넷 13실점으로 무너졌다. 종전 7실점이 개인 최다 기록이었지만 1~2회 연속 4실점으로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며 8점을 허용했다. 3회를 실점 없이 막아냈만 4회 타자일순으로 5점을 추가로 내준 뒤 교체됐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연타석 스리런 홈런을 맞는 등 김민혁을 제외한 KT 선발타자 8명에게 모두 안타를 내줬다. 그럼에도 총 투구수 100개를 채웠다. 경기는 두산이 3-13으로 졌다. 패전투수가 된 이영하는 지난해 8월16일 잠실 넥센(현 키움)전부터 이어온 개인 11연승 행진을 끝냈다.

13실점은 역대 KBO리그 한 경기 투수 최다 실점 2위 기록이다. 지난 1999년 8월7일 두산 김유봉(대구 삼성전), 2017년 6월29일 삼성 제크 페트릭(광주 KIA전)이 14실점으로 최다 기록. 13실점은 이영하 외에도 지난 1995년 해태 이원식, 2010년 삼성 정인욱, 2016년 KIA 한기주가 있었다.
시즌 개막 후 꾸준하게 제 몫을 해오며 두산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영하에겐 잃은 게 너무 많은 경기였다. 시즌 첫 패전과 함께 평균자책점이 2.27에서 3.88로 급상승했다. 리그 전체 6위이자 국내 선수 1위였던 평균자책점 순위가 전체 14위, 국내 5위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쌓아 올린 성적이 한 방에 깎였다. 선수 개인의 상실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13실점 이상 내준 1995년 이원식(4.51), 1999년 김유봉(7.51), 2010년 정인욱(5.31), 2016년 한기주(7.62), 2017년 페트릭(6.18)은 모두 평균자책점 4점대 이상으로 시즌을 마쳤다.
다음 등판이 중요하다. 2016년 한기주는 13실점 이후에도 2경기 연속 5실점하며 선발 보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2017년 페트릭은 다음 등판에서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로테이션대로 간다면 오는 7일 잠실 키움전이다. 13실점 충격을 딛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