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희 트로트→일본 불매"…'개그콘서트' 극약 [Oh!쎈 현장]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8.05 10: 42

'2주 결방' 초강수를 뒀던 '개그콘서트'가 새 코너와 함께 돌아온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 2TV '개그콘서트' 리허설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앞서 '개그콘서트'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2주 간 결방을 선언했다. 기존 구성에서 벗어나 개편을 시도해, 진부한 이미지를 벗기 위함이었다. 

이날 '개그콘서트' 측이 취재진에게 선보인 신규 코너는 총 4개로, '까꿍 회장님' '트로트라마' '치얼업 보이즈' '복면까왕' 순으로 진행됐다. 
우선 '까꿍 회장님'은 어린 회장님 양비아가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아낸 코너다. 웃음 포인트는 코너 설명만 봐도 예상할 수 있듯, 양비아의 귀엽고 엉뚱한 지시와 이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사원들의 모습이다.
'까꿍 회장님'에는 양선일도 수행비서 격으로 등장한다. 이에 양선일 양비아 부녀의 케미스트리도 볼거리가 될 예정이다. 또 유민상이 코너의 큰 축을 끌어가고, '개그콘서트'의 시조새 박성호도 오랜만에 얼굴을 내비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트로트라마'는 트로트와 뮤지컬을 결합한 형식의 콩트 코미디로, 기승전결이 있는 짤막한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가는 식이다. 극 중 캐릭터들의 갈등을 가사로 유쾌하게 전달하고, 나름대로 교훈을 담은 마무리로 감동을 자아내고자 한다. 
이날 리허설은 신설 코너를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트로트라마'는 기존에 있던 코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위해 2주 결방을 감행한 가운데, 굳이 취재진들에게 '트로트라마'를 선보인 이유가 궁금했다. 
박형근 PD는 '트로트라마'는 4, 50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코너라고 설명했다.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젊은 출연진들이 대거 투입될 예정이지만, 그렇다고 중장년층을 놓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대신 '트로트라마'에는 새 얼굴 김나희가 합류, 안소미와 함께한다. 최근 '미스트롯'에 출연한 김나희의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코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치얼업 보이즈'는 치어리더 동아리가 부활하는 과정을 담아낸 청춘 드라마 코미디다. 이승환이 부장인 치어리더 동아리가 폐쇄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박진호, 조진세, 김두현, 장준희 등이 우스꽝스럽게 동아리에 합류하게 되는 내용이다.
'치얼업 보이즈'에는 앞서 공개된 코너에 비해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출연한다. 아무래도 박형근 PD가 그토록 강조했던 '새롭고 젊은 감각'은 '치얼업 보이즈'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복면까왕'은 '복면가왕'을 패러디한 풍자 코미디 코너로, 복면을 쓴 토론 참여자들이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개그콘서트'는 한동안 풍자를 전혀 다루지 않아 코미디의 순기능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대중의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랬던 '개그콘서트'가 대놓고 풍자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가장 핫한 이슈에서 비롯된 토론 주제, 참여자들의 극단적인 논리 전개, 시종일관 '연예가중계' 리포터임을 강조하며 두 사람의 입장에 끝내 엮이지 않으려는 김태진까지, '복면까왕'이 준비한 웃음 장치는 꽤 많았다. 
이날 '복면까왕' 속 토론 주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었다. 최근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확산된 일본 불매 움직임을 첫 회부터 다루면서, 본격적인 시사 풍자 코너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특히 '복면까왕'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토론 참여자들의 정체다. 열띤 토론을 벌이는 찬성 측, 반대 측은 물론, 토론 중간에 난입하는 의문의 인물은 모두 레전드 개그맨으로 구성됐다. 세 사람의 정체가 들통나는 과정은 이들의 귀환을 바랐던 시청자들에겐 달갑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복면까왕'에서 전개된 양측 입장은 모두 쉽사리 수긍하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이었다. 물론 시청자들이 한 입장에 서게끔 유도하는 것도 적절치 않으며, 양극의 논리가 부딪히면서 자아내는 웃음도 있을 테니 이는 의도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가운데, 양측 토론자들의 언성은 높아지기만 하니 정작 풍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결방 기간 동안 어떻게든 만들어 오겠다던 신선함은 '복면까왕'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토론 형식의 코미디는 이미 익숙하고, 레전드 개그맨의 등장은 오히려 '과거 영광의 재현이 목적인가'라는 의문까지 자아냈다. 모든 코너가 새로울 수는 없겠지만, '개그콘서트' 측이 심사숙고 끝에 내놓았을 풍자 코미디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더 짙다. 
하지만 공개된 네 코너 이외에도 다양한 새 코너들이 준비될 예정이며 이태선 밴드가 하차하고 '개콘 개편 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구성적 개편도 이뤄지는 만큼, 당장 '개그콘서트'의 개편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이날 박형근 PD는 "전성기를 찾겠다는 건 첫 걸음마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욕심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는 말처럼 개편은 1~2개월 동안 계속 진행된다. 이로써 '개그콘서트'가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던 바. 한층 새로워진, 그리고 새로워질 '개그콘서트'는 오는 11일 오후 9시 15분에 확인할 수 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KBS 2TV '개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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