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앨범' 정해인, #멜로연기 #연애관 #김고은 #자존감 #남동생 (종합)[인터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8.22 15: 46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이 멜로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배우로서 자존감을 지키는 법, 그리고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주연 배우 정해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해인은 레트로 감성 멜로인 이번 영화에서 미수와 엇갈리는 만남을 거듭하는 현우를 맡았다. '음악앨범' 라디오 DJ가 바뀌던 날 우연히 들른 제과점에서 만난 미수를 좋아하게 되지만, 기적 같이 행복했던 시간은 짧게 끝나버리고 계속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연인과도 어긋나는 인물이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한 정해인은 그동안 드라마 '삼총사', '블러드', '그래, 그런거야', '불야성',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는 '레디액션 청춘', '임금님의 사건수첩', '역모 - 반란의 시대',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등에 출연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방송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서준희 역할을 맡아 전국적으로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켰고, 올해 7월 종영된 MBC 드라마 '봄밤'에서는 유지호로 분해 다시 한번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개봉을 앞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도 김고은과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춰 첫사랑 멜로를 보여준다. 
정해인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현우는 공감 안 됐던 순간이 한 순간도 없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그랬다. 촬영장에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물음표가 생겼던 순간이 다 해소가 됐다. 현장에서 물음표가 생기면, 바로 대화를 나누면서 얘기했고, 감독님과 리허설한 시간이 실제로 촬영한 시간에 버금간다. 현장에서 대화를 나눈 시간이 굉장이 많다. 그리고 김고은 씨와도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현우가 미수에게 비밀을 끝까지 숨기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정해인은 "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 공유하고, 노출한다. 최대한 숨김 없이 노출하고,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우가 숨겼던 아픔은 이해가 됐다. 워낙 큰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려면, 결혼을 하거나 인생을 함께 할 동반자나 연애를 할 때 진지하게 이 사람과 해야겠다 하면 전부 얘기를 하겠지만, 각자 갖고 있는 아픈 과거사가 있을 수 있다. 상대방이 알기 전에 먼저 얘기하는 게 베스트이긴 하다. 그런데 굳이 알아서 긁어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 사람은 이 사람대로, 난 나 대로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상대방이 알게끔 뭔가 행동 한다거나 의심의 여지를 준다거나 이상 행동을 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사람을 오래 보는 편이다. 그만큼 관계를 맺기 전에 오래 보고, 한 번 맺으면 오래가는 편이다. 친한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다 오래된 친구들이다. 난 현우도 이해가 간다. 끊고 싶은데, 끊을 수 없는 그 상항과 그 때 과거 속 내가 미운 거지, 친구들이나 다른 게 미운 것은 아니다"고 했다.
"멜로 연기를 너무 잘한다. 혹시 지금 연애를 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 연애는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영화 속 상대역 고은 씨와 계속 연애를 하고 있는 거다. 작품을 할 땐 그 상대에 최대한 집중한다. 그래서 끝나면 너무 가슴 아프고 허전하다. 그래도 이별해야 한다. 작품이 끝나고 연이 닿으면 만날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일이다 보니 연기를 직업으로 생각한다. 배우도 직업이라는 타이틀이다. 정확하게 분간하고 있다. 인간 정해인과 배우 정해인을 정확하게 나누려고 한다. 사실 많이 힘들다. 작품 끝나면 밀려오는 공허함과 허전함이 크다"고 고백했다.
정해인은 멜로 장르의 장점에 대해서 "사랑하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것,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 등 멜로에는 모든 게 들어 있어서 힘들지만 재밌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손예진과 작업한 '예쁜 누나'는 정해인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배우 정해인의 인지도와 인기가 180도 바뀌었고, 그는 "혼란스럽다는 표현도 맞을 것 같다. 그 작품을 하고 책임감이 더 생겼다. 많은 분들이 내 연기를 보고 날 알게 된 만큼, 더 책임을 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본질로 돌아가게 됐다. 혼란스러운 감정은 잠시인 것 같다. 연기에 집중 할수록 직업 의식이 강해진 것 같다"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멜로 연기로 큰 사랑을 받게 된 정해인은 동시에 '연하남 전문, 비슷한 캐릭터와 이미지'라는 의견에 대해서 "그것도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감내해야 한다. 그런데 내년 초 개봉하는 '시동'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온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봄밤'과 동시에 촬영했는데 쉽지 않았다.(웃음) 오늘은 '봄밤' 내일은 '시동' 그렇게 촬영했다. 그냥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해인은 "난 연기를 길게, 멀리 보기 때문에 20~30년 동안 멜로만 할 건 아니다.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멜로가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나한테 그런 대본이 주어지는 것도 행복이다. 그런 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 '장르를 바꿔야지'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직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우선이고, 그 다음에 보여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간혹 연기적인 질타를 받을 때도 '배우 정해인'은 고쳐야 한다고 했지만, 자연스럽게 그 영향이 인간 정해인에게도 미친다고 했다. 분리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고. 그는 "데뷔 이래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공백기도 없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느끼는데, 연기도 연기지만 내 삶, 사람 정해인이 많이 배우는구나 싶다. 연기 외에도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자존감을 지키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쌓아올리기도 힘든데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라서 멘탈이 흔들릴 때가 많았고, 큰 사랑을 받는 만큼 힘든 것도 따라온다. 그때 내 자존감이 흔들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힘들 때 부모님이랑 친동생, 가족들한테 의지하는 편이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남동생한테 진짜 고마운 게 많다. 이해를 바라고 어떤 얘기를 한다기 보다는 내 얘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되더라. 얼마 전 7살 어린 남동생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행복하더라. 태어나서 처음 서핑도 해보고, 내가 번 돈으로 처음으로 호텔비도 지불했다. 매번 부모님의 도움을 받다가 내가 돈을 냈는데, 진짜 행복했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와 함께 정해인은 "배우는 자존감이 높아야 할 수 있는 직업인 것 같다"며 "멘탈이 흔들리면 우울증이나 정신병이 올 수도 있고, 그런 이유로 연기하는 정해인, 대한민국 청년 정해인을 분리하려고 한다. 두 가지를 섞으면 자존감이 흔들릴 수도 있더라. 그래서 더 가족한테 의지한다. 부모님 얼굴을 뵈면 몰입이 확 깨지면서 그냥 아들 정해인이 된다"며 배우로서 정신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 제작 무비락 정지우필름 필름봉옥,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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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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