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즐길 수 있는 인기 시리즈 영화가 돌아왔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전편 ‘타짜2-신의 손’(감독 강형철)에 이어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것이다.
만화를 영화화한 ‘타짜’는 원작의 독자층이 두터운 데다 본편이 흥행에 성공해 대중성이 높은 작품이기에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그런 점에서 출연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감독이 느낄 부담감은 시작부터 적지 않았을 터. 그들의 부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인지 1편과 2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쾌감과 반전의 재미가 담겼다.
권오광 감독은 28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싸이더스・엠씨엠씨・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가 연출을 맡는 것에 고민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배우들과 스태프를 믿고 (전작들을)신경쓰지 말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무거운 짐을 지고 결승점에 다다른 소감을 전했다.

권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한 ‘타짜:원 아이드 잭’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전국의 타짜들이 한판에 올인하는 과정을 그린다. 만화와 마찬가지로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이 바뀌고 개인이 아닌 팀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각성하는 과정이 가장 돋보이는 주인공 도일출 캐릭터를 비롯해 새 판을 짠 전설의 타짜 애꾸, 개성이 돋보인 까치와 영미, 그리고 꾸미지 않아도 도발적인 섹시함이 묻어나는 마돈나, 연륜의 권원장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모여 시너지를 냈다.
권 감독은 “‘타짜'라는 영화는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인물들의 매력은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독으로서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전 시리즈와 다른 것은 처음에 언급했듯 ‘화투’에서 ‘포커'로 소재가 바뀐다는 것. 또한 타짜들이 ‘팀’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권오광 감독은 이 두 가지점에 주목해 세 번째 시리즈의 특색을 견고히 했다.

박정민은 평범한 고시생에서 타짜로 성장해 나가는 도일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7개월간 카드를 손에서 놓지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일출 캐릭터를 완성한 그는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연기와 다른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며 “관객들께서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저런 것도 할 줄 아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시면 (도일출을 맡은 배우로서)다행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물’(감독 김기덕)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류승범은 대체 불가능한 카리스마로 ‘원 아이드 잭’ 팀을 모은 설계자 애꾸를 연기했다. 영화적으로나 일상에서나 박정민의 멘토가 되어준 류승범이 박정민과 단단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그는 “시나리오에도 캐릭터들이 잘 표현돼 있었다. 그래서 특별히 많은 연구를 했다기 보다 감독님을 믿고 열심히 했던 거 같다"며 “개인적으로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안에서 녹아, 물 흐르듯 가려고 했다. 구체화 시켰다기 보다 잡히지 않는 수증기처럼 보이길 원했다”고 애꾸를 만든 과정을 설명했다.

최유화는 배우 김혜수, 신세경에 이어 주연을 맡았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채로운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가 기세를 이어받아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바. “말이 필요없는 캐릭터 같아서 표정과 눈빛에 집중했다. (박정민의 도일출에 집중하면서)장면을 만들어가면 될 것 같았다”고 배우들 덕분에 부담을 줄였다고 했다.
최유화가 연기한 마돈나 캐릭터는 시선을 끄는 묘한 매력과 출중한 카드 실력으로 포커판을 뒤흔드는 미스터리한 인물. 큰 판마다 모습을 드러내며 포커판의 흐름을 뒤바꾸는 마돈나는 도일출(박정민 분)이 더 큰 판에 뛰어드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빠르고 정확한 손기술을 구사하는 조까치로 분한 이광수는 다양하고 화려한 손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는다. 3개월간 카드를 연습한 그는 고난이도의 셔플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가족처럼 편하게 찍었다. 현장에서 잘 받아줘서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열심히 촬영을 했던 거 같다”고 전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지난해 9월 12일 크랭크인 해 올 2월 2일 촬영을 마쳤다.

임지연도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임지연은 ‘변신의 귀재’이자 ‘멀티 플레이어’ 영미로 분했다. 밝고 해맑은 실제 성격을 반영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영미라는 캐릭터를 봤을 때 ‘진짜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말투와 행동을 그대로 사용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다(웃음).”
연기파 배우 권해효는 ‘원 아이드 잭’의 숨은 고수 권원장으로 분했다. 젊은 타짜들에게 경험치를 나눠주는 권원장처럼 그는 촬영 이후에도 후배 배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우리 팀원들은 ‘(내 연기)재밌지?’ ‘웃기지?’라는 태도가 없다. 서로를 배려해주는 촬영 현장이었기 때문에 즐거웠다”고 영화가 잘 나올 수 있었던 비결로 조화를 꼽았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타짜1’(감독 최동훈, 2006)와 ‘타짜2-신의 손’(감독 강형철, 2014)은 타짜들의 세계를 짜릿하고 화려하게 담아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추석 대표 오락 영화로 자리 잡았는데 3편인 ‘타짜: 원 아이드 잭’도 이름값을 여실히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 11일 개봉. 러닝타임 139분./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