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 명가' OCN 답지 않은, 장르물 같지 않은 장르물이 온다. 배우 이요원, 최귀화, 장현성, 오미희, 김주영, 이주우가 뭉친 '달리는 조사관'의 이야기다.
케이블TV OCN은 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새 수목드라마 '달리는 조사관'(극본 백정철, 연출 김용수)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하는 김용수 PD와 주연 배우 이요원, 최귀화, 장현성, 오미희, 김주영, 이주우가 참석해 성우 서유리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달리는 조사관’은 평범한 인권증진위원회 조사관들이 그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던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 '인권'을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사건과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낼 전망이다. 제작진은 '사람 공감 통쾌극'을 표방하며 시청자들에게 휴머니즘을 전파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이요원이 철저하게 드러난 사실만으로 조사하는 국가인권증지위원회 조사관 한윤서 역을, 최귀화가 검찰 내부 비리도 눈감아주지 않는 정의로운 검사 배홍태 역으로 출연한다. 또한 장현성이 인권위 진정의 베테랑 김현석 역으로, 오미희가 존경받는 국가인권증진위원회 위원장 안경숙 역으로 가세한다. 여기에 김주영이 '엄친아' 사무관 부지훈 역으로, 이주우가 통통 튀는 신입 조사관 이달숙 역으로 힘을 보탠다.
특히 드라마는 과거 KBS 2TV '드라마스페셜-화이트 크리스마스', '적도의 남자' 등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용수 PD가 2016년 KBS 2TV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용수 PD는 "연출적으로 몇 가지 준비한 게 있는데 '준비했다, 아니다' 말씀드리긴 곤란하다. 결과를 책임지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전작은 '허세’가 많았는데 지금은 생활 밀착형이란 내용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제가 이때까지 했던 프로그램들과 많이 다를 것 같다. 무사히 마치고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며 담담하게 각오를 밝혔다.
이요원은 극 중 한윤서 역을 맡아 진정인들의 고민을 해결, 조사하는 조사관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과거 출연한 JTBC 드라마 '욱씨남정기'의 사이다 캐릭터를 연상케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요원은 "티저나 예고 편에서 '사이다'를 넣었기 때문에 '욱씨남정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조금 다르다. 거기선 걸크러시처럼 속 시원하게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말 그대로 '조사관'이기 때문에 제가 뭔가를 크게 바꾼다거나 이런 건 별로 없다. 그리고 캐릭터상 정말 있는 사실 그대로를 갖고 조사문을 작성하는 캐릭터인 것 같다"고 결을 달리했다.
그는 "어떤 사람의 감정을 넣거나,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약한자를 조금 더 도와줘야겠다는 취지에서 조사를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바탕으로 조사하는 조사관이라 그런 점이 조금 다르다"며 캐릭터의 고민을 강조했다. 또한 이요원은 "제가 감독님 작품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전작인 '베이비시터'를 정말 감경 깊게 봤다. 또 제 친구가 나와서 감명깊게 봤는데 그 작품을 보고 꼭 한번 같이 해보고 싶었다. 이런 장르물이라는 것에 만나서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김용수 PD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영화에서 악역 위주로 두각을 나타냈던 최귀화는 이번 작품에서 정의로운 검사 출신 조사관으로 활약한다. 그는 "선한 역할도 했는데 악역 위주로 관심 받은 것 같아 속상했던 면이 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이번 작품에서 선한 역할을 맡아 기대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그런데 선과 악이라는 것이 외모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데 외모 보다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결과가 중요하지 않나 싶다. 외모나 말투, 행동은 거칠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인간애를 갖고 있어서 잘 표현하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함께 하는 베테랑 배우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장현성은 "조직에서 한때 열혈 조사관이었지만 이제는 중간 관리자 조사과장의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한 뒤 "대부분 연기를 하면 '카리스마', '생활 밀착형' 어느 한 쪽으로 꺾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반 조금 넘어가고 있지만 어떤 모습도 있을 수 있는 중간 관리자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보시는 재미가 어느 정도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오미희는 "사실 제가 작품에서 비중이 많지 않다"고 겸손을 표현한 뒤 극 중 주 배경인 인권증진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모티브가 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중요성을 설파, 실제 캐릭터처럼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이주우는 "오미희 선배님이 안 위원장으로 어머니 같은 걸크러시를 보여준다면, 한 조사관님의 이요원 선배님은 차갑고 냉철하지만 그 안에 뜨거운 불이 타오르는 걸크러시다. 반면 제가 맡은 이달숙은 말 그대로 '걸크러쉬’인 것 같다. 발랄하고 통통 튀면서 소위 말하는 '요즘 사람들’처럼 할 말 다 하는, 하지만 그 말이 뼈 때리게 맞는 말이라 뭐라 하지도 못하는 걸크러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주영은 "드라마를 통해 처음 본 선배님도 계시다. 오미희 선배님은 라디오를 통해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런 선배님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는 것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최귀화 선배님이 말씀하셨듯이 많은 출연진이 오고 저희는 그들을 받는 게 몫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워낙 쾌활하시고 현장 분위기를 잘 잡아주셔서 후배들 입장에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팀워크 좋아지고 드라마 잘 될 일만 남았다"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에 이주우는 "선배님께 배울 수 있는 점은 '여유'였던 것 같다. 현장에 있을 때 감독님과 소통하는 방법이나 소통할 때 느껴지는 여유와 우러나오는 경험들이 배울 수 있는 점인 것 같다"고 거들기도.
서로를 배려하는 배우들의 호흡과 휴머니즘을 강조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 상황. 액션, 극성 강한 소재를 강조하는 기존 OCN의 장르물과는 다른 분위기의 제작발표회 현장이 펼쳐졌다. 이에 김용수 PD는 "우리 드라마는 보통의 장르물과 많이 다르다. 주연 배우 6명의 역할이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해결해주려고 하는 게 주된 이야기"라며 "타 장르물처럼 액션이 강하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신 우리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이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찾아오시는 분들 사연에 공감하고 공감한 인물들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며 "장르적 성향이 아주 강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요원 또한 마지막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OCN 드라마를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하게 돼 신기하다. 저희 드라마가 기존의 OCN에서 하던 다른 스릴러 드라마들과 조금 색깔이 다른 것 같다. '휴머니즘'이 같이 있고, 사람 사는 사람 냄새가 나는 드라마다. OCN에서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장르물 명가 OCN의 기존 작품들과 다른 결을 자랑할 이 드라마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달리는 조사관'의 질주에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밤 11시 첫 방송.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