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고척돔 입성, 역사는 계속된다(ft.하얀 물결) [Oh!쎈 레터]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19.09.21 10: 39

'17년 만에 재결합한 1세대 아이돌'이란 타이틀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지난해 단독 콘서트에서 약 10만 명의 팬들을 불러 모으더니, 이번에는 고척돔에 입성했다. 이처럼 연일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이들은 바로 그룹 H.O.T.다.
H.O.T.(강타,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는 지난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9 하이 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High-five Of Teenagers)'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앞서 H.O.T.는 2018년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 주경기장에서 재결합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는 약 17년 만의 완전체 공연이었고, 약 10만 명을 동원하는 데에 성공했다. 눈물의 재결합 신고식이었다. 

그로부터 1년 뒤, H.O.T.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팬들과 재회했다. 첫날부터 1만 8천여 명이 운집해, 공연장을 하얗게 물들였다. H.O.T.는 3일 동안 총 6만 명의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H.O.T.가 고척돔에 입성하기까지, 그 과정은 평탄치 않았다. 팀명 H.O.T.의 원 상표권자 김경욱 전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상표권을 두고 다퉈야 했고, 강타는 사생활 논란에 휘말려 공연 하차 얘기가 오갔다. 
하지만 비 온 뒤 더 땅이 굳는다 했던가. 이날 공연장을 찾은 1만 8천여 명 팬들은 그간 논란이 무색할 만큼, 콘서트를 만끽했다. 그리고 팬들의 열정과 애정은 고스란히 H.O.T.에게 전달됐다. 
토니안은 "(팬들을) 직접 보니까 힘을 안 낼 수가 없구나 싶더라. 더 오버해서 열심히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H.O.T.는 '아이야(I Yah!)'부터 '열맞춰!(Line Up)'까지 격정적인 퍼포먼스를 최선을 다해 소화했다. 
특히 팬들은 지난달 사생활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강타에게 가장 큰 환호성을 내어줬다. 이에 강타는 "1년이란 시간이 되게 긴 것 같으면서도 짧은 것 같다.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했던 게 며칠 전 같은데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게 감회가 새롭고 행복하다"며 "많이 기다려주셨을 거라 생각하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오늘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음 무대는 각 멤버가 그룹 활동 휴지기에 발표했던 솔로곡으로 구성됐다. 토니안의 '톱 스타(TOP STAR)', 강타의 '스물셋', 이재원의 '내 이름을 불러줘', '유 갓 건(You got gun)', 장우혁의 '위캔드(Weekend)', '스테이(Stay)', 문희준의 '오피.티(OP.T)' 등 발매 당시에는 완전체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던 노래들이었다.
이어 H.O.T.는 '너와 나', '두 오알 다이(Do or Die)'를 열창했다. 이때 '두 오알 다이'는 H.O.T.가 완전체로 선보인 첫 무대여서, 의미가 더욱더 컸다. 강타는 "신곡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대신 '두 오알 다이' 무대를 보여드렸다"고 전했다. 다른 멤버들은 신곡 발매를 언급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공연 후반부는 H.O.T.의 메가 히트곡들로 꾸려졌다.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 '위 아 더 퓨처(We are the Future)', '캔디(Candy)', '빛(Hope)' 등 화려한 셋리스트는 장내 분위기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H.O.T.는 마치 데뷔 때로 돌아간 것처럼, 완벽한 무대를 펼쳤다. 특히 열정만큼은 10대나 다름없었다.
H.O.T.는 리프트를 이용해 드넓은 공연장 곳곳에 있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토니안은 "공연장에 이렇게 많은 분이 계신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고, 문희준은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소름이 돋더라"고 말했다. 이에 멤버들은 "다시 시작해야죠"라고 입을 모았다.
끝으로 H.O.T.는 앙코르 곡 '그래! 그렇게!(We can do it)', '행복'을 부르며, 단독 콘서트 첫날을 마무리했다. 몇몇 멤버들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눈물을 쏟기도 했다.
H.O.T.는 지난 1996년 9월 7일 데뷔했고, 1세대 아이돌 중에서도 줄곧 정상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5월 해체하면서,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이후 개인 활동도 펼쳤지만, 예전의 영광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018년 2월,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를 통해 H.O.T.의 기적적인 재결합이 17년 만에 이뤄졌다. 그때부터 H.O.T.의 역사가 새로 시작된 것이다. 
H.O.T.는 연이은 논란 끝 개최된 이번 콘서트를 통해, 생각보다 더욱 굳건한 팬심을 확인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향후 활동에 대한 바람을 전한 만큼, 앞으로도 H.O.T.는 하얀 물결에 힘입어 기록을 계속 써 내려 갈 것으로 기대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솔트 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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