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최근 스포츠 방송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3쿠션 당구 중계권이 FA(자유계약) 시장에 등장할까?
현재 국제 당구 중계권은 세계캐롬연맹(UMB)이 보유하고 있으며 UMB 주최 대회 중계권 및 마케팅 권한은 코줌 인터내셔널(대표 오성규)이 보유하고 있다. 또 코줌 인터내셔널은 올해부터 KBF(대한당구연맹)에서 주최하는 국내 당구대회의 중계권도 확보했다.
코줌은 지난 2017년부터 3년 동안 MBC 스포츠플러스와 UMB 주최 대회 중계권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 계약을 통해 코줌과 MBC 스포츠플러스가 UMB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계약이 올해 말로 만료되는 것이다. 계속 MBC 스포츠플러스가 당구와 인연을 지속할지 아니면 다른 파트너를 만날지 가려지게 된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3/201911031356779047_5dbeda027c0fe.jpg)
당구 중계권의 FA 시장 등장 여부는 우선 협상권을 지닌 기존 방송사 MBC 스포츠플러스와 코줌의 협상 여부에 달려 있다.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당구 중계권은 계속 MBC 스포츠플러스가 갖게 된다. MBC 스포츠플러스와 코줌은 여러 해 손발을 맞춰왔고 신뢰도 깊은 것으로 알려져 동행의 인연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이 결렬된다면 당구 콘텐츠는 시장의 판단을 받게 된다. 최근 3년 급격하게 인기가 치솟았던 당구 콘텐츠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이 예상된다. 실제 일부 스포츠 채널에서도 당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미 KBS N 스포츠는 LG 유플러스컵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당구의 인기를 실감했고, 당구 전문 빌리어즈TV는 물론 SBS스포츠, JTBC3, IB스포츠에 일부 골프 채널도 당구 콘텐츠를 앞다퉈 중계하거나 편성하고 있다. 결국 가치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중계권의 가치를 MBC 스포츠플러스가 어떻게 인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3쿠션=한국'이라는 등식은 UMB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3쿠션 당구 관련 콘텐츠와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이는 UMB와 대한당구연맹이 대립하면서 오히려 더 분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3/201911031356779047_5dbeda02f3edc.jpg)
당구 콘텐츠는 매년 성장과 증가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UMB 주최 대회의 경우 3쿠션 월드컵을 비롯해 서바이벌 3쿠션 마스터스(3C 서바이벌), LG 유플러스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 10여개가 생방송 및 녹화방송 됐다. 이 인기를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방송 시청률이다.
당구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3C 서바이벌은 이미 스포츠채널 대박으로 평가되는 시청률 1% 벽을 허물었다. 지금까지 6회 진행된 이 대회는 매 대회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9월 마곡에서 열린 5회 3C 서바이벌 결승전에서는 최고 시청률 1.201을 찍는 기염을 토했다. 평균시청률도 0.557이었다.
작년 9월 인천에서 열린 3C 서바이벌 1회 때 최고시청률이 0.45%, 평균시청률이 0.241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3C 서바이벌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얼마나 큰 폭으로 상승했는지 알 수 있다. 4회 대회(서울)가 평균 0.486, 최고 0.748이었던 것과도 차이가 난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네덜란드 베겔에서 열린 세계 3쿠션 월드컵 결승전은 시차 때문에 자정을 넘겨 방송됐지만 평균 0.6%(AGB닐슨 기준)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대회에서는 김행직이 루피 체넷에게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 당구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당구가 더 매력적인 것은 재방송 시청률이다. 스포츠채널 관계자는 "당구 콘텐츠는 재방송 시청률이 더 쏠쏠할 때가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가 대부분 늦게 끝나고 해외 대회 역시 새벽에 열리기 때문에 다음날 놓쳤던 장면을 보기 위해 시청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벨기에 블랑켄베르크 월드컵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생방송 평균시청률이 0.373%, 최고시청률 0.569%를 기록했으나 재방송에서 평균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최고시청률은 0.779로 오히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200만 동호인을 보유했다는 당구의 위력이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3/201911031356779047_5dbeda0369cf1.jpg)
9월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린 LG 유플러스컵의 경우는 팬층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대회로 인식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고 최소 한 번 이상 지나칠 수밖에 없는 이벤트 공간에 테이블을 설치,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당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당구 콘텐츠는 이제 케이블이나 TV 밖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비롯해 네이버 포털과 아프리카 TV 등 뉴미디어를 통해서도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마곡 서바이벌 대회의 경우 동시접속자수는 평균 2만 5천을 넘었고 누적 접속자수는 100만을 넘어섰다. 주요 장면을 모아놓은 클립 영상은 조회수가 10만 건을 우습게 넘고 있다.
이는 뉴미디어에서도 당구 콘텐츠의 가치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유의미하는 수치들이다. 이런 당구 콘텐츠의 인기는 뉴미디어 관련 업체도 많은 관심을 가질 사항이다. 이는 당구 콘텐츠 계약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행직이 세계월드컵에서 세번째 우승을 했다는 소식은 기사, 동영상들과 함께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김행직'의 이름을 계속 올려두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한 영상에 당구팬들이 몰린 것은 물론 여러 종류의 SNS에서도 김행직의 경기와 우승 장면은 쉴 새 없이 반복돼 노출됐다.
당구 컨텐츠의 가치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선수들의 국제 무대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손흥민과 류현진의 활약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해외축구와 미국프로야구(MLB)가 인기가 올라가는 것처럼 당구도 조명우, 김행직, 조재호, 최성원, 허정한 같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코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3/201911031356779047_5dbeda03a1fa4.jpg)
이들이 출전과 성적은 곧바로 시청률로 이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당구는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부상이나 나이 등의 이유로 선수들의 기량이 갑자기 저하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당구 종목에 대한 인기가 세계적으로 지속될것이고 당구 콘테츠 또 계속 증가할 것이란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 당구관계자는 "당구 시청률이 높아진 것은 이제 당구가 '하는 스포츠'는 물론 '보는 스포츠'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라며 "많은 당구 팬들은 지금 보다 더 많은 대회를 방송으로 시청하고 싶어한다. 그 만큼 시청률이 보장되는 당구가 방송가에서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계권의 가치가 단순히 시청률로만 반영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청률이 곧 방송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스포츠계 최고 블루칩이 되고 있는 당구 중계권은 FA 시장에 등장할 수 있을까. 코줌과 MBC 스포츠플러스의 우선 협상 여부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