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권혁수가 유튜버 구도쉘리와의 진실 공방 가운데 여러 쟁점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상의탈의는 지시한 적 없고, 사과문 작성에 도움은 줬지만 대필은 하지 않았단다. 권혁수는 매니저를 통해 이 모든 입장을 뒷받침할 카톡과 녹취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권혁수는 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소재 한 카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논란을 빚은 구도쉘리와의 유튜브 콘텐츠 진실 공방에 대해 해명했다.
권혁수와 구도쉘리는 지난 9월 권혁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 '권혁수 감성'을 통해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진행한 바 있다. 영상에서 두 사람은 등뼈찜 '먹방(먹는 방송)'을 선보였다. 그러나 방송 도중 구도쉘리가 갑작스럽게 상의를 탈의, 특유의 브라톱만 착용한 옷차림을 선보여 논란을 빚었다.

논란 이후 구도쉘리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논란에 대한 사과 보다는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 같은 해명이 주를 이뤘다. 특히 그는 '몰카'로 통칭 되는 도둑촬영, 불법촬영, 리벤지 포르노 관련 성범죄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이에 추가 사과문까지 공개했으나 논란을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권혁수는 구도쉘리를 옹호했다가 함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해명글을 게재했다. 이후 구도쉘리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권혁수의 지시로 유튜브에서 브라톱을 입었으며, 사과문 또한 그가 대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키웠다.
결국 권혁수와 구도쉘리를 둘러싼 진실공방의 쟁점은 총 세 가지다. 권혁수가 정말 구도쉘리에게 상의탈의를 지시했는지, 사과문 대필을 해줬는지 그리고 해명 글을 통해 언급한 구도쉘리 옹호 과정에 대한 권혁수 측의 사과 내용이다.
이와 관련 권혁수는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에서 인사드린 점 사과드린다. 입에 담지 못할 표현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허리숙인 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 했다. 또한 "저는 쉘리와 함께 제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같이 동반을 도모하고 많은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끝까지 그의 편에 서서 많은 사람을 욕했고 그의 편에 있고 싶었다"고 피력했다.
![[사진=구도쉘리 유튜브 화면] 구도쉘리와 배우 권혁수의 유튜브 컬래버레이션 콘텐츠 화면.](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4/201911041422775716_5dbfc32d7ff24.jpg)
다만 권혁수는 구도쉘리가 주장한 '상의 탈의 지시'와 관련해서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 현장에 동석한 '권혁수 감성' 채널 편집자 고 PD, 매니저 등과 함께 구도쉘리와의 촬영 당일 전말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권혁수에 따르면 구도쉘리와의 촬영 당일 양측은 권혁수가 출연 중인 tvN 예능 '최신 유행 프로그램'(이하 최유프) 촬영도 함께 했다. 이 가운데 '최유프' 제작진이 구도쉘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브라톱 의상을 입어줄 것을 부탁했고, 매니저가 없는 구도쉘리의 일을 함께 봐주던 권혁수의 매니저가 이 같은 내용을 구도쉘리 측에 전달해 수용했다. 권혁수가 아닌 '최유프' 제작진의 부탁으로 구도쉘리가 사전에 브라톱 의상을 착용했다는 것.
권혁수는 또한 "(유튜브) 촬영장소가 '룸'이 아니었다. '룸'처럼 묘사 됐지만 유리 벽으로 둘러싸여 모두 공개된 장소였다"며 "구도쉘리가 더우면 옷을 벗어도 되냐고 묻자,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매니저가 '두 분이 먹는 모습 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외부에 공개된 공간이라 그렇게 하지 마시고, 나중에 권혁수 님 집에서 독립된 공간에서 방송하거나 할 때 그때 벗으시라'라고 했다. 그런데 방송 도중에 갑자기 옷을 벗어서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촬영 당일 구도쉘리를 배웅해주는 과정에서 채팅방 반응이 좋지 않아 상심한 구도쉘리를 달래준 점을 피력했다. 그는 "구도쉘리에게 '너는 실수한 거 없다. 불편하면 영상 내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구도쉘리가 '이건 10만 개런티의 대박 콘텐츠'라고 거절했다"며 "그 뒤로 다시 '오빠가 재밌는 사람이고, 드라마를 했었고, 지금 시트콤을 하고 있으니까 연출된 것처럼 하면 조금 더 가볍게, 라이트하게 상황을 넘길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권혁수는 "저는 동조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며 "명확하게 구도쉘리가 원한 건 해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권혁수가 등뼈찜 영상에서 상의탈의를 지시했다'고 하면 물타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저는 동조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거짓말은 정말 큰 죄고, 한국에서 연예인이 거짓말을 하면 출연 중인 방송에서 하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수는 구도쉘리 측의 사과문을 대필해준 것과 관련해서도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님을 피력했다. 고 PD는 유튜브 방송 후 논란과 관련해 구도쉘리 측으로부터 1차, 2차 사과 방송에 관해 도움 요청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이어 "구도쉘리님이 몰카 논란의 라이브를 하고 많이 놀랐다. 발언의 수위가 높았고,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게 그날 저녁부터 기사화되면서 구도쉘리님이 권혁수 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쉘리가 '본인이 정신이 없으니, 대필 같은 것도 가능 하냐’고 권혁수에게 말했다. 권혁수님이 '도와줘라. 나한테 대필 얘기도 하는데 그런 건 천천히 고민하면서 도와주자’라고 하셨고, 최악의 경우 도와주자는 거였지 대필을 하자는 건 아니었다. 그 때부터 구도쉘리님 사과 영상에 개입하게 됐다"고 했다.
고 PD에 따르면 권혁수 측은 구도 쉘리가 작성한 1차 사과문을 받아본 뒤 반감을 살 수 있는 부분을 거른 뒤 의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사과문 수정에 도움을 줬다. '대필'은 아니라는 것. 또한 고 PD는 "구도쉘리 님이 하루 종일 해명 영상을 방송한 사이 저희가 해명글을 올렸다. 그 다음 날 제가 전화해서 '저희는 쉘리님을 비난하려 한 게 아니라 사실 관계를 밝히려 글을 쓴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그게 10월 10일에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고 PD는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구도쉘리 측으로부터 권혁수의 해명글 관련 수정 요청을 들은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음성 파일에서 구도쉘리는 "일단은 '주작'이라기 보다는 어차피 이건 제가 사람들 앞에 판을 깔아뒀다. 그리고 사람들도 기대를 할 거다. 당연히 방송 할 때는 어느 정도의 재미를 주기 위한 걸 인정할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해명글)' 누가 쓰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잘못 안 정보다. 어떻게끔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어떻게 다시 정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권혁수 측의 해명글 관련 수정을 요구했다.
이에 권혁수는 "모든 걸 자기가 정리했기 때문에 오빠가 한 말을 철회해달라', '정정해달라', 뒤에 가면 '삭제해달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면 모든 게 덮어진다'고. 저는 쉽게 끝나고, 어렵게 끝나고가 중요하지 않았다. 진실을 덮으려는 게 무서웠다. '제가 벗으라고 하지 않았고, 중간에 연출한 것으로 하면 금방 가볍게 지나갈 것'이라고 한 그의 발언이 너무나 무서웠다. 그 내용이 녹취 내용에 있다"고 호소했다.
![[사진=지트리크리에이티브 제공] 배우 권혁수(오른쪽 노란색 말풍선)가 구도쉘리(왼쪽 하얀색 말풍선)와 해명글 수정에 관해 나눈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 창.](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4/201911041422775716_5dbfc32dabc2b.jpg)
기자간담회 말미 권혁수는 소속사 지트리크리에이티브를 통해 현장에 참석한 취재진에게 구도쉘리와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 대화 일부를공개했다. 공개된 카톡 파일에는 구도쉘리가 권혁수에게 유튜브 방송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브라탑 의상을 공개하게 된 과정 해명에 동조할 것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인 상황. 권혁수는 "사실 관계는 녹취를 통해서 전달하고, 저는 진정성 있는 사과로 용서받고 다시 보고 싶다. 그게 제가 원하는 끝"이라고 했다. 또한 권혁수는 현재 자신의 지인 A 씨와 구도쉘리 측 지인 B 씨를 통해 구도쉘리와 연락이 가능하며, 진실 공방 이후 구도쉘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연락을 어제까지 받았다. '사과를 계속 해달라', '정정해달라'는 연락을. 그런데 언론을 통해서 카톡을 공개하겠다고 하더라. 그 카톡은 제게도 다 있다. 그래서 제가 많은 분들께 (구도쉘리를 편들며) 모욕적인 발언한 것까지 있었다. 그게 공개돼 제 이미지의 실추를 감안하더라도 거짓말을 할 순 없었다"며 " 쉘리에게 그 뒤로도 연락을 안 한 건 아니다. 아무런 답이 없었고 두 사람(A 씨와 B 씨)을 건너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고 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기자간담회 내내 권혁수는 기자들의 테이블 사이를 걸어다니며 때로는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또한 고 PD와 매니저까지 나서서 권혁수와 함께 구도쉘리 측 주장에 억울함과 답답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구도쉘리 측의 사과가 있을지 또 다른 진실 공방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