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예능'으로 사랑받던 '1박2일'이 시즌4로 돌아온다. 전 시즌의 불미스러운 종영 이후 기다렸다는 기대감, 시기상조라는 불안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담당 CP와 KBS 예능 간부들이 직접 소회를 밝혔다.
18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KBS 2TV 예능본부의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가 치러졌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예능본부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이황선 CP, 조현아 CP, 최재형 CP, 기훈석 팀장이 참석했다.
이날 KBS 측은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을 필두로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태백에서 금강까지 씨름의 희열', '1박2일 시즌4' 등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들의 기획 의도와 출연진 구성 등을 설명하며 KBS 예능의 쇄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4)는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으며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1박2일' 시즌3가 가수 정준영의 성폭행 및 불법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와 배우 차태현과 코미디언 김준호 등 고정 멤버들의 잇따른 물의 속에 막내렸던 만큼, 다시 돌아온 '1박2일4'를 향해 세간의 이목이 쏠린 터였다.
![[사진=KBS 제공] '1박 2일'이 시즌4로 돌아온다. 사진은 제작진이 공개한 공식 포스터](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8/201911181328778445_5dd2312d807b5.jpg)
이를 위해 KBS는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쇄신을 단행했다. 우선 시즌1부터 함께 한 원년멤버로 코요태 김종민만 남고 출연진이 새로 구성됐다.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 코미디언 문세윤, 래퍼 딘딘, 그룹 빅스 라비 등이 새 멤버로 '1박2일4'에 함께 한다. 여기에 연출 역시 과거 '1박2일' 시리즈에서 연출을 경험했던 PD가 맡는 관행을 깨고, '1박2일' 경험이 전무한 방글이 PD가 메가폰을 잡는다.
![[사진=KBS 제공] KBS 2TV 예능 신작 설명회에 참석한 '1박2일4'를 담당하는 이황선 CP.](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8/201911181328778445_5dd2312dd2f3a.jpg)
이와 관련 이황선 CP는 "2007년부터 방송 시작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1박2일' 시리즈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알려진 바와 같이 담당 PD부터 출연진이 대거 바뀌었고 지난주에 첫 촬영을 마쳤다. 저희가 인터넷 상에는 출연자 분들이 서로를 만나기 전에 인터뷰한 내용으로 티저가 올라와 있다. 조만간 첫 촬영 내용으로 티저를 공개하겠다. 개인적으로 '1박2일' 시리즈는 KBS의 재산을 넘어서 시청자 여러분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시청자 여러분의 재산을 돌려드린다는 생각으로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또한 그는 "시리즈의 원형은 그대로 살려서 방송할 예정이다. 첫 번째 이유는 아직도 그 원형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분들이 많다고 생각해서다. 두 번째 이유는 이번에 출연진과 연출자가 대폭 바뀌기 때문에 포맷마저 바뀌면 제 3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단은 포맷 원형 자체는 유지하고, 출연진과 연출자의 관계 변화를 갖고 풀어나갈 생각이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출연자들이 시청자 분들께 익숙해지면 그때 가서 포맷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이번에 개편을 통해 출연자 분들이 굉장히 젊어졌고, 연출자도 젊어졌기 때문에 변화는 필연적으로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KBS 제공] 이재우 KBS 예능센터장이 '1박2일4'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8/201911181328778445_5dd2312e2d3a9.jpg)
전 시즌이 출연진의 논란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만큼 새 시즌 출연자들에 대한 신뢰 여부도 중요했다. 실제 KBS 측은 '1박2일' 시즌3 종영 직후 출연진 검증 시스템 마련에 대한 약속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황선 CP는 "내부적으로 출연자 검증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번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출연이 적합한지 많은 검토를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재우 센터장은 "출연자 검증 관련해 첨언하자면, 출연자를 사전에 검증한다는 게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고, 철저한 검증이라는 건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검증 방식에 관해 논의를 계속 해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만 제작진이 임의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저희 나름대로 제작진이 할 수 있는 한 검증을 하되, 공식적인 기구나 자문 위원회 형태를 뗘야 정당성이 확보되겠다는 판단 아래 출연자 자문회의를 준비하고 시청자 준비 위원회랑 논의해왔다"며 "거의 최종 마무리 단계다. 그걸 통해 한번 더 검증해서 출연자 선정 과정에 검증을 가지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훈희 본부장은 "검증이라는 단어도 조심스럽다. 저희한테 사법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사 검증하듯이 할 수도 없다. 자칫 잘못하면 법적으로 저촉되는 신상털기, 뒷조사가 될 수밖에 없다. 또 과거에 그런 것과 관련된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저희가 허용되는 범위, 상식선 안에서 최대치로 자문 회의 같은 기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합법적인 틀 안에서 상식 안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끝까지 경각심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KBS 제공]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이 KBS 2TV 신작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8/201911181328778445_5dd2312e7fb83.jpg)
또한 이황선 CP는 "지난 13년 동안 여러 차례의 멤버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는 시즌이 변화할 정도로 대폭적인 변화를 준 적도 있고 멤버 1~2명 정도의 변화를 준 적도 있다. 그 때마다 제작진이 시즌을 바꿀 때가 됐다고 판단하면 전면 개편을 했다. 이번에도 예능센터에서 판단하기에 시즌을 전면적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하게 됐다. 처음은 아니고 1~2, 2~3로 넘어갈 때 판단이 있었다"며 논란을 떠나 제작진이 선택한 자연스러운 시즌 변화를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새 멤버들에 대한 관심에 대해 "출연자 섭외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느 예능에도 출연하지 않고 '1박2일4'에만 출연하는 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며 섭외 기준을 밝혔다. 그는 "이 분들이 다른 예능에 출연하지 않는 분들이다 보니 인터넷에 참고할 자료도 없었다. 일일이 만나 뵙고 한 분 한 분 모셨다. 지금 예능이 참 많은데 독점적으로 출연하려고 한 분들을 많이 모시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우 센터장은 "연출도 누가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방글이 PD에 대한 확신을 강조했다. 그는 "방글이 PD는 이제 막 데뷔 연차다. 조연출에서 연출을 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 친구를 메인 PD로 세웠을 때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조연출 시절부터 여러 가지 감각이 뛰어나다는 걸 선후배들이 인정했다. 그래서 기대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 가지는 방글이 PD가 '1박2일' 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한 PD다. 이전에는 '1박2일' 조연출 경험이 있는 PD들이 연출을 해야 새 시즌이 연착륙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었는데 방글이 PD는 그렇지 않다. 대신 기존과 다른 색깔을 보여줄 것 같다. 제가 주문한 건 '1박2일'이 '신서유기'의 원형이 될 정도로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의 원조고, 원형이 가진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봤다. 어떤 지점이 '1박2일'을 지금의 '1박2일'로 만드는지 따라가되 젊은 감각으로 다시 한번 만져본다면 세련된 촌스러움이 생가지 않을까 봤다. 지켜야 될 부분들이 있다면 젊은 PD가 촌스러움의 미덕을 세련되게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봤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1박2일4'가 KBS 예능 개편 중심에 있다. 사진은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 메인.](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18/201911181328778445_5dd2312ed19da.png)
더불어 그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가운데 '1박2일4'가 복귀하는 것과 관련해 "'1박2일'의 복귀가 빠르냐, 느리냐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을 안다. 시즌3 때 방송 재개와 중지 의견 민원이 동시에 같이 올라왔다. 그걸 추이를 지켜봤다. 판단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지만. 재개해달라는 민원이 제작 중지의 두배에 달했다. 해외에서도 '1박2일'을 다시 해달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하는게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더라. 섣불리 하겠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계속 시청자 의견과 회사 내외 의견을 모니터링 했다"며 "결국 '이 걸 하는 게,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의 뜻을 더 받드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시즌4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면서도 조심스러운 건 혹시나 그 전과 같은 논란이 생갈까 봐 거정이 앞선다. 다만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출연자 선정 신중하게 했고 출연자 관리 측면에서 조금 더 신경 써서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또한 이재우 센터장은 "이번 시즌4에서 한가지 구성 상의 팁일 수도 있는데 그 전과 다르게 촬영이 종료하고 나서 저희 멤버들이 뭔가 더 하는 공익적인 역할을 해보는 시도도 해보려고 한다. 안 좋은 이미지들이 있다면 조금씩 타계해나가려 한다"며 '1박2일4'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KBS 2TV의 이번 예능 개편은 '1박2일4'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박2일4'의 복귀 시간대가 시즌3가 방송됐던 현재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시간대로 확정됨에 따라, '슈돌'이 일요일 밤 9시대로, 그 시간대에 있는 '개그콘서트'가 토요일 밤 10시대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 그에 맞춰 여러 신규 예능이 출격하는 꼴이다. 변화의 중심에서 태풍의 눈에 있는 '1박2일4'가 어떤 성적을 거둘까. 심기일전한 그 결과물에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