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울 수 밖에 없는 울산 현대의 준우승. 팬도 선수, 구단이 울자 하늘도 눈물을 흘렸다.
울산 현대는 지난 1일 오후 3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완델손-일류첸코-허용준-팔로세비치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1-4으로 대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승점 79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울산은 다시 한 번 마지막 라운드 라이벌 포항에게 덜미를 잡히며 최종 라운드 강원 FC전에 승리한 전북 현대(승점 79점)에게 우승을 내줬다.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승점에서 울산과 동률이나 다득점(전북 72골, 울산 71골)에서 앞서며 기적의 역전 우승으로 염원의 K리그 3연패로 K리그 최강의 명문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이번 동해안 더비는 2013년 우승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울산은 홈에서 열린 마지막 라운드 포항전서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 할 수 있는 상황서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내주며 트로피를 내줬다.
재미있게도 그날도 하필 12월 1일이었다. 그래서 울산 팬들에게 이번 대결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에서 트라우마를 넘어설 것을 다짐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울산은 전반부터 포항의 압박에 무너졌다. 전반 26분 완델손에게 선제골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후반 내리 3골을 내줬다. 후반 10분 재역전골을 허용한 것이 치명타였다.

1-2로 끌려가던 울산은 후반 43분 다급해진 김승규가 빠르게 공격에 나서기 위해 드로인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며 무너졌다. 허용준의 추가골 이후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경기가 끝나자 울산 팬도 선수도 감독도 울었다. 하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울산에게 악몽으로 남을 2019년 12월 1일에는 때마침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하염없는 보슬비가 내렸다.
김도훈 감독과 울산 선수들은 경기 후 침울한 표정으로 죄송하다는 말만을 남겼다. 복귀 이후 팀 우승 경쟁을 이끌던 수문장 김승규는 인터뷰 요청에 그저 '죄송합니다'란 말만을 남겼다.
울산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직후 한 어린 여자 아이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너무나 서럽게 울었다. 한 어린 팬은 눈물 범벅인 얼굴로 '그래도 우리 선수들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우승을 위해 시즌 내내 달려오던 울산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당시 괜찮다는 듯 팬들과 선수들을 위로하던 직원들도 시간이 흐르자 내심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승 문턱에서 무너진 슬픔이 느껴졌다.
K리그 우승을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바로 눈 앞까지 트로피가 왔는데 한 순간에 무너졌으니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팬도 선수도 구단도 운 날. 하늘도 울산을 위해 울었다.

시즌 내내 활약하며 울산의 우승 경쟁을 이끌던 울산의 김보경은 경기 후 인터뷰서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오늘은 너무 뼈아프게 느껴졌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아쉬워하지만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MVP 후보기도 한 김보경은 "앞으로 끝이 아니다. 우리(울산)는 앞으로도 계속 우승을 노려야 하는 팀이다. 부족한 부분을 더 보완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울산 입장에서 너무나 아쉬웠던 2019년 12월 1일, 팬과 선수,구단에 이어 하늘도 눈물을 보였다. 과연 2019년 전북와 역대급 우승 경쟁으로 리그를 달군 울산이 다시 한 번 일어나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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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잔] 울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