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하늘에 묻는다' 최민식이 영화 속 세종과 장영실의 감정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주연 배우 최민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세종과 장영실의 엄청난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특별한 우정은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 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는다. 장영실은 '안여 사건' 이후 역사적 기록에서 사라지며 행방이 묘연해지는데, 이러한 실제 역사를 토대로 장영실이 의문만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대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됐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감독으로 자리잡은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최민식은 극 중 조선의 하늘을 연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맡았다. 관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과학 지식을 지닌 그는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과 뜻을 함께하며 각종 천문의기를 발명해낸다. 하지만 비밀에 부쳐왔던 천문 사업이 명나라에 발각되고, 사대의 예를 어겼다는 죄목 아래 명나라로 압송될 상황에 놓인다. 그러던 중 세종이 탄 안여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안여를 제작한 장영실은 사건의 책임자로 내몰리게 된다.
'명량', '봉오동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 홍범도 장군을 열연해 울림 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최민식은 이번에도 실존인물인 장영실로 분해 예비 관객들도 기대하고 있다.
개봉 전 일반 시사회를 진행한 가운데, 높은 평점이 나온 것에 대해 최민식은 "솔직히 배우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 시간대에 이것저것을 잘 주어 담은 것 같다"며 "그래도 여전히 목 마르다. 과일로 비유를 하자면, 욕심은 많은데, 담아낼 바구니는 한정돼 있다"고 답했다.
"영화가 아기자기하고, 브로맨스를 넘어 멜로 느낌이 난다"라는 말에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두 사람이 있고, 한 사람이 목표를 세우고, 장영실이 조력자이다. 그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파생되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되길 바랐다. 우리가 아는 외형적인 역사가 반복되는 자체가 영화적으로 썩 구미가 당기는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 '천문'을 통해서 무엇을 집중해야 할까 싶었다. '안여 사건' 이후로 장영실이 사라졌고, 그 어떤 기록에도 한 줄도 남기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가 모이게 된 계기다. 그럼 이 두 사람이 어떤 인간 관계였을까 궁금했고, 우리가 만들어낸 이야기보다 다른 이야기를 엄청 많이 했다. 아마 모든 이야기를 실현시켰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또한, 최민식은 "이 작품을 하는 내내 '세종과 장영실이 과연 좋았을 때만 있었을까?' 싶었다. 둘 다 사람이니까 과학적 아이템을 가지고 잠시 신분을 잊어버리고 격론을 벌였을 수도 있다. 세종은 열려있는 마음으로 장영실을 품었지만, 아이템을 가지고 서로가 농담도 주고 받았을 수도 있다. 의견 대립도 있었을 것 같다. 두 사람의 관계를 더 다이내믹하고, 일종의 파노라마 식으로 다양한 감정을 그리는 게 '천문'에 가깝게 다가가는 길이 아닌가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영화는 개인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공통된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존경하고 흠모하는 왕이라도 어느 부분에서는 말투가 선을 넘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라며 "그래서 어떻게든 자신을 희생시켜서라도 주군의 뜻을 이루는 데 합류하고자 한다. 그런 에피소드와 감정의 기복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 천편일률적인 애정보다는 그런 걸 조금 더 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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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