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NO" 유재석, 가세연 '무한도전'→예능 트렌드 직접 밝힌 '소신'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2.19 17: 54

"'트렌드'를 만들 능력도 안 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도 없습니다".
코미디언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뽕포유' 특집을 통해 트로트 신예 유산슬로도 변신했다. 완전한 탈피 그 이면에는 '국민 MC'로서 쌓은 자부심과 겸손, 논란에도 과감하게 답변하는 소신이 있었다.
유재석은 19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중식당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만든 캐릭터이자 트로트 신예 유산슬(유재석)의 1집 굿바이 콘서트 기념 기자간담회였다. 

[사진=MBC 제공] 코미디언 유재석이 '놀면 뭐하니? 뽕포유' 기자간담회에서 근황과 최근 이슈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유산슬은 오는 22일 일산 MBC에서 1집 굿바이 콘서트를 열어 관객들과 만난다. 콘서트도, 기자간담회도 유재석은 모르게 갑작스럽게 추진된 상황. 유재석은 기자간담회 장소 입장과 동시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당혹스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유재석은 유산슬의 히트곡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까지 즉석에서 라이브로 부르며 능수능란하게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특히 그는 '국민 MC' 유재석으로서 '트로트 신예' 유산슬을 바라보며 느낀 점에 대해 "유산슬 매력을 꼽자면 이름부터 친근하다. 또 흥이 넘치는 노래, 노래를 잘 만났다. 더불어서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유재석의 입장으로 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매력을 자부했다. 
[사진=MBC 제공] '놀면 뭐하니?-뽕포유' 유산슬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이 소신을 밝현다.
다만 유재석과 유산슬 사이 그에게도 혼란은 있었다. 유재석은 "시민 분들이 지나가실 때 사인부터 헷갈리더라. 유재석으로 하려고 했더니 유산슬로 해달라고 하셔서 '유산슬 사인은 없다'고 했더니 '유산슬 사인도 있어야 하지 않냐'고 하셔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를 유재석으로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유산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석이라는 제 본래의 모습과 '부캐' 유산슬 사이에 제가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유산슬로 하는 건지, 유재석으로 하는 건지 혼란이 올 때가 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쪽이 맞는 것"이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는 "유산슬로서 이전까진 제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위기, 처음 경험하는 분위기, 그 안에서 느껴지는 생생함, 생동감 그런 에너지들이 있다"며 눈을 빛냈다. 얼마 전에 구례에 갔을 때 수많은 분들과 같이 하면서 그 생각을 했다. '내가 노래를 어떻게 하게 됐지?'라고. 그렇지만 함께 춤춰주시고 목 마르니까 물 주시고 하는 게 전에 없는 큰 에너지가 있었다. 처음에 닥쳤을 때 제가 가수 유산슬로 하니까 해볼 수 있지 노래를 해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제작진에게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게 만들지?' 라고 하긴 했지만 고마운 경험, 감사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늘 예능인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많이 한다. 그렇지만 캐릭터는 내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정말 감사하다. 캐릭터 얻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고 그 캐릭터에 맞춰서 제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에 걸맞은 활동을 해야 하는 게 있었지만 평생 기억할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유산슬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유산슬의 정체성은 인정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너다. 넌 유산슬이다'라고 하면서 반응이 오는 순간, 내가 싫든 좋든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입혀졌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스스로 유산슬의 정체성을 인정한 계기를 털어놨다. 
때로는 유재석으로, 때로는 유산슬로 쉼 없이 활동하기까지 지치는 순간도 많았을 터. 유재석은 "사람이기 때문에 지칠 때도 있지만 늘 과거에 일이 없을 때를 많이 생각한다"고 극복 방법을 밝혔다. 그는 "'무한도전'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제게 기회를 한번만 달라. 그때 가서도 제가 불평불만하면 큰 벌을 받겠다'고 기도한 적 있다. '일로 만난 사이'에서 비슷한 질문을 들었는데 그때도 이런 얘기를 했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부분을 고백했다.
다만 그는 "저도 진정 놀고 싶을 때가 있다. 예전엔 무작정 힘들어도 열정으로 했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며 "내년이면 49세인데, 50세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 일도 좋고 하는 일도 즐겁지만 때로는 집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게 됐다. 둘째가 돌 지난지 얼마 안 됐고 큰 아이는 초등학생인데 가족들하고 가까운 데라도 여행을 못 갔다. 집안 가족 구성원의 한명으로서 가족한테 미안하다. 나경은 씨한테 '정말 미안하다. 내가 언제까지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일단 빠르게는 올 2월까지는 휴가를 갈게'라고 얘기했다. 아까 얘기 드린 대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하면 '빠르게 늘 달려야만 하나?' 생각도 든다"고 했다. 
지난해 '무한도전' 종영 후 일각에서는 '유재석의 위기'라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했던 터. 유산슬을 비롯해 올해 유재석은 '일로 만난 사이', '유 퀴즈 온 더 블록 시즌2' 등을 통해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을 찾아가는 모습을 주로 선보이며 연예계를 떠나 어디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진행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 유재석은 "'무한도전' 종영은 저로서도 갑작스러웠고, 저희도 아쉽게 '무한도전'이 끝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저희가 계획을 해가면서 사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런 게 되고 싶다', '이런 걸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한도전'이 끝나는 시점이 '그게 지금이야?'라 할 정도로 갑작스러웠지만 저 스스로도 멤버들도 많이 당황했던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이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상화의 결정이 내려진 것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특히 그는 "'무한도전' 이후의 계획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위기'라는 기사도 많이 나왔지만 제게는 어떻게 보면 괜찮은 척 하는 게 아니고 매해 위기가 아닌 적이 벗고, 매주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기사회생'이라는 기사들에 감사드리는데 제가 연예계 몸 담은지 내년에 30년이 된다. 무명 9년 빼면 21년인데 21년도 감사하고 긴 시간이다. 2019년은 그래도 제 나름대로는 뭔가 지금 알아주지 않지만 언젠가 이런 진심이 통할 날이 있을 거라는 것에 대한 제 생각이 많은 분들께 전달된 해인 것 같다"며 올해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무엇보다도 유재석은 "'혼자 너무 거창한 생각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뭔가 제가 거창하고 대단한 일을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는 이런 일도 좀 해야, 다른 돌파구. 다른 장르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그런 시도들이 실패를 겪고, 도전을 도전으로 생각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실패했잖아'라고 결론이 날 때 편안하게 도전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현업에 있는 많은 제작진도 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저와 일하는 제작진도 현실적인 고민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위에서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현저히 작고, 안정적이고 당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통과되는 경우가 많고 결과론적으로 그런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현실적인 생각을 떨칠 수 없다"며 "그래서 제 이런 생각에 함께 해준 제작진에게 고맙다. 아직 엄청난 성공을 거둔 건 아니지만 뭔가 처음 할 때보다 나아진 것 같은 분위기와 느낌이 의미 있는 한해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덧붙이자면 '트렌드'를 만들 능력도 안 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도 없다"고 단언하며 자신만의 길을 가겠다는 소신과 포부를 밝혔다. 
유재석의 이 같은 소신과 자부심은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에서도 드러났다. 18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측에서 성폭행 혐의에 휩싸인 가수 김건모와 절친한 남자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의혹을 폭로하며 해당 연예인이 '무한도전' 출연자라고 주장한 상황. 유재석은 기자간담회 말미 직접 "'무한도전'하고 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서 여기 올 때 당황하고 더 놀랐다. 저는 아니다. 하지만 그걸 언급하는 자체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자리가 난 김에 얘기드리겠다.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논란에도 위기에도 그만의 소신으로 대응하는 상황.. '국민 MC'에서 '트로트 신예'로 변신한 유재석의 탈피가 울림을 남기는 이유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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