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자신감 있다"..안재홍 밝힌 #코믹 #해치지않아 #연출(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06 12: 54

배우 안재홍(35)이 손재곤 감독의 새 장편 상업영화 ‘해치지 않아’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 2018) 이후 2년 만이다. 영화의 홍보를 위해 인터뷰를 했던 것은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 2017) 이후 3년 만이라서 영화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안재홍은 6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게 정말 오랜만이다. 다음 작품에 바로 들어간 경우도 있어서 (새 작품을 내놓고도) 인터뷰를 못 했었다. 되게 오랜만에 뵙는 거 같다”라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이어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 그날 기술적인 부분을 체크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안재홍은 드라마 ‘쌈, 마이웨이’(2017) ‘멜로가 체질’(2019)을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좀 더 익숙하게 다가왔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과는 달리 멜로 장르에도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안재홍은 ‘멜로의 비결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런 건 없다”고 답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멜로가 체질’ 대본이 재미있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느껴주신 거 같다”며 “대사량이 역대급으로 많았는데 대본이 정말 좋았다. 이병헌 감독님에게 ‘왜 이렇게 대사가 많냐’고 했는데 자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안재홍이 새롭게 내놓은 신작 ‘해치지 않아’(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어바웃필름・디씨지플러스)는 동물원 동산파크가 망할 위기에 처하자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가 나서 수의사, 사육사들과 힘을 합쳐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린 코믹 장르 영화. 훈 작가가 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지만 캐릭터의 직업 및 성격 등이 영화적으로 각색됐다.
안재홍이 맡은 태수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 수습 변호사인데, 대표로부터 동산파크를 살리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배경을 딛고 오로지 능력으로만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에 안재홍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손재곤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게 좋았다. ‘달콤 살벌한 연인’이 좋았지만 ‘이층의 악당’은 제가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다. 제가 받게 돼 너무 신기했다”며 “감독님의 시나리오를 보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저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웹툰을 보지 못했어서 얼만큼 어마어마한 웹툰인지 몰랐다. 평소에 웹툰을 즐겨보는 편도 아니고. 근데 너무 재미있었다. 감독님 특유의 유머가 굉장히 세련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하는 동안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설레는 느낌까지 느껴서 굉장히 기뻤다”는 출연 소감을 드러냈다.
안재홍을 비롯해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은 각각 사자, 기린, 고릴라, 나무늘보 캐릭터 역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동물원 소속 직원으로서 테마파크를 살리기 위해 직접 동물로 나선 것.
안재홍은 “(촬영 전에) 의구심이 들긴 했다. 책으로만 상상한 그림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속아줄 거야,라는 믿음을 갖긴 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조금씩 의구심이 커졌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트 제작이 한 개당 3~4개월씩 걸렸을 정도다. 특수 업체에서 집중해서 만들어줬다. 처음으로 만들어진 탈이 아마 고릴라였을 거다. 처음 봤을 때 이건 되겠다, 싶었다. 영화 속 테마파크 관람객들을 속이는 걸 떠나서 영화를 보는 실제 관객들까지 속일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실제 동물 털의 특성을 반영해 개별 동물마다 다른 슈트를 제작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100% 리얼리티를 살렸을지언정 실제 동물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이에 안재홍은 “감독님이 일부러 경계를 의도하신 거 같다. 리얼하게 모공까지 살리면 너무 이상할 수 있으니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재미있게 보는 선까지ㅍ예리하게 적정선을 짚어내신 거 같다”고 설명했다.
‘해치지 않아’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 2019)의 제작진이 1년 만에 내놓은 신작. “‘극한직업’과 다른 영화다. 같은 감독님도 아니고. 그걸 마음에 담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 (관객수가)반의 반도 안 될 거 같다(웃음). 내일 시사회에 이병헌 감독님을 초대했다. 감독님이 ‘재미있겠지 뭐~’ 하시더라. 그래서 내일 만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극한직업’과 같은 코믹이라 비교가 된다는 말에 “아마 같은 제작사다 보니 비슷한 감성을 찾아주지 않을까, 싶다. 첩첩산중 속에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는 유사한 점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안재홍은 ‘해치지 않아’ 속 태수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살은 민망한 얘기인데 조금 감량을 했다. 근데 ‘멜로가 체질’이 먼저 공개돼 티는 안 난다”며 “태수라는 인물이 전작 속 캐릭터와 다른 면모가 있다. 예민한 성향을 띠고 있는 친구고 갈망이 큰 친구다. 목표 의식, 열등감이 큰 데, 열등감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서 외면으로 그런 게 보였으면 좋겠다 싶어서 감량했다”고 체중 감량을 한 이유를 전했다. 그의 비법은 헬스와 식단.
"헬스를 했고 먹는 것도 많이 줄였다. 예전에는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덜 먹는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아했었는데 이젠 가볍게 먹는다.” 
그러면서 “지금도 유지를 하고 있는데, 홀쭉하게 빠진 게 아니라서 말하긴 민망하다. 살집이 필요한 역할이라면 금세 돌아갈 수 있다. 필요하다면 좀 더 감량을 해야할 거 같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더 그 인물로 받아들이게끔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해치지 않아'가 코믹 영화이기에 웃겨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시나리오상 태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다. “상황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설정이 신박하기 때문에 저는 사실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재미있게 해야지, 하면 톤이 너무 뜰 수 있어서 이야기를 운반하는 사람으로서 태수가 자연스럽게 다채롭게 가려고 했다. 그래서 태수가 가진 열등감이 어느 정도인지 많이 생각해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호사 캐릭터를 위해 로스쿨에 다니는 고교 동창 친구를 만났다고 한다. “동창 친구가 로스쿨에 있어서 그 친구랑 얘기를 많이 나눴다. 태수가 변호사 친구(박형수 분)와 얘기를 나눌 때 느끼는 서러움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변호사를 이해하기 위해 얘기를 많이 했다”며 “태수가 로펌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동물원에 간 것이지만, 로펌과 동물원에 있을 때의 모습이 각각 다르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러니를 드러내려고 했다”는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태수는 어려움을 딛고 변호사가 되긴 했지만 언제 잘릴지 모르는 수습이다. 이에 “짠내 나는 청춘의 느낌으로 느끼실 것도 같다. 저는 전에 했던 작품과 무조건 다르게 해야지, 라는 마음보다 이 재미있는 얘기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게 목표였다. 제 개인의 욕심이 앞서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발버둥 치는 태수의 얼굴이 잘 그려져 있었기 때문에 저는 맡은 바를 잘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해치지 않아’의 코미디에서 박영규가 차지하는 몫은 크다. “박영규 선배님과 연기를 하는 게 신기했다. 전설이지 않나"라며 “요즘에 ‘순풍 산부인과’ 영상을 보는데도 재밌다. 선배님과 조금 친해지면 ‘장인 어른~’이라는 대사를 들어보고 싶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한 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처음 뵌 자리에서 해주셔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떤 대사나 연기를 준비해서 선배님에게 보여 드리는 것보다 마음을 열고 (연기를)받아들여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면 제가 모르는, 의도하지 않은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내공이 어마어마하시기 때문에 흡수하고 싶었다”면서 “저는 동산파크에서 헌 원장과 새 원장이 올라가는 장면을 좋아한다. 풀샷인데도 좋았다. 선배님이 대본에 있는 대사를 최대한 잘 살리는 걸 좋아하신다. 애드리브는 안 좋아한다고 하시더라. 들었던 말씀 중에 ‘좋은 코미디는 짠! 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코미디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하시더라. 뱃속부터 나오는 게 재미있다고 하셨다. 선배님이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셨다”고 전했다.
박영규는 동산파크의 전 원장이자, 기린을 연기해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을 책임진다.
안재홍은 연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 단편영화 ‘검은 돼지’의 각본 및 연출, 그리고 주연배우까지 맡은 적이 있었기 때문. 향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단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이에 그는 “끄적거리고 있긴 하다. 작년엔 올해 3~4월 촬영할 계획으로 썼는데 미완성이다. 구체적으로 된 건 없다. 근데 올해 안에 한 번 해보고 싶다. 제가 출연을 하고, 편집까지 다. 영화과를 나와서 연기를 전공했지만 단편 영화를 만들면서 느끼고 배운 게 많아서 단편영화는 해보고 싶다(웃음)”는 계획을 전했다.
“일기를 쓰듯이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번에도 하고 싶다. 지금까지 저를 위한 작품이었다면 이제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방향성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근데 아직까지 정해진 건 없다. 나중에 구체화 되면 동료들에게도 얘기를 해볼 생각이다. 코믹 장르는 아닐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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