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밝힌 #해치지않아 #안재홍 #첫상업작 #연애스타일 (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09 13: 46

 “상업영화로써 돈을 받고 연기하는 건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편하다. 정말 노는 기분이 들었다(웃음).”
배우 전여빈(32)에게 손재곤 감독의 새 영화 ‘해치지 않아’(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 무비웍스, 제작 어바웃필름・디씨지플러스)는 상업 데뷔작이다.
이달 15일 개봉하는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 제공배급 에이스 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어바웃필름・디씨지플러스)는 망하기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새 원장으로 부임한 변호사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다. 

전여빈 /sunday@osen.co.kr

영화의 개봉을 앞둔 9일 전여빈은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죄 많은 소녀’ 개봉 전에 ‘해치지 않아’의 제안을 받았다. 감독님이 드라마 ‘구해줘’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손 감독님이)제 단편작을 연출하셨던 감독님의 친구라서 함께 차를 마시면서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여빈은 “사석에서 손재곤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게 ‘실제 모습과 작품 속 모습이 너무 달라서 인상적’이라고 하셨다. 배우로서 좋게 봐주셨던 거 같다. 감독님이 오랜만에 만나서 ‘해치지 않아’에서 제안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하셨다. 역할을 보고 거절해도 되니 편하게 읽어 봐달라고 하셨다. 제가 어떤 역할인지 여쭤보니 동물원 영화에, 나무늘보 역할이라고 하셔서 너무 당황했다(웃음). 장난인지 진짜인지 모르겠더라. 이후 책을 읽었는데 부담이 없었고 이렇게 재미있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에 바로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출연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전여빈은 출연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해 “‘낙원의 밤’ 촬영이 끝났고 이후에 정해 놓은 것은 없지만 도전하고 싶은 것에 끌린다. 이 캐릭터를 이해해보고 싶거나 (작품 속)상황에 매혹된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상황에 끌린다”고 답했다. 
전여빈 /sunday@osen.co.kr
‘상업 영화의 주연을 맡은 소감이 어떠냐’는 물음에 “‘죄 많은 소녀’ 개봉 전이긴 한데 (공개되는 순서를 보면 가장 늦다.) 관객들이 보시기에 좋은 걸음일 거 같다는 생각이다”라며 “배우가 계획한다고 해서 어떤 작품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론 하겠다고 동의하는 건 나의 선택이지만 전반적으로 선택을 받는 입장이다. 내가 선택했던 순간에 고민을 많이 했고 무지 애쓰며 걷고 있다”고 답했다.
전여빈은 언론시사회 및 쇼케이스를 통해 몇 차례 ‘해치지 않아’를 관람했다. “아직 관객들의 반응을 잘 모르겠다. 어제는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2천명의 관객들과 쇼케이스를 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안재홍 오빠가 예전에 그곳에서 ‘베테랑’을 봤었는데 좋았다고 하더라. 저도 거기 객석에 앉아 같이 봤는데 확실히 사람들과 함께 보는 공명이 다르더라. 그래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 적막이 흐를 때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웃어줄 때는 안도가 됐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해치지 않아’에서 사육사 해경을 연기했다. 그녀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나무늘보로 변신한다. “제가 나무늘보를 닮았다는 생각을 안 했었다(웃음). 엄마한테 들어 보니 제 어릴 적 별명이 코알라였다고 하더라. 저는 몰랐다"며 “요즘에 나무늘보를 보니 제 모습이 보인다. 제 얼굴을 보며 받아들이고 있고 이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무늘보의 눈이 진짜 예쁜데 닮았다고 해주시니 다행인 거 같다”고 웃으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제가 동물을 많이 몰라서 나무늘보는 ‘주토피아’에서만 봤었다. 유튜브를 찾아봤는데 나무늘보가 진짜 움직임이 없더라. 먹는 양도 적어서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용변을 볼 때만 나무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다는 게 신기했다. 그때 육식동물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한다더라. 나무늘보가 움직임이 없으니 ‘나는 진짜 인내심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슈트를 처음 입어봤을 때 나무늘보에 최적화됐다. 슈트가10~15kg 정도 나가서 무게운데다 발톱이 굉장히 길어서 행동하거나 걸을 때 제약이 있다. 오히려 그런 것에 도움을 많이 받아서 다행이었다”며 “감독님이 배우들의 컨디션과 움직임을 고려해 모션 액터들을 따로 섭외했다. 그래서 저희 배우들이 무리가 가는 동작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서로 번갈아 가면서 했다”고 전했다.
전여빈 /sunday@osen.co.kr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는 ‘동산파크’를 살리라는 임무를 받고 동산파크에 투입돼 고군분투 한다. 그가 남아있는 동산파크 직원들에게 동물인 척하자고 제안을 하는데 태수는 북극곰, 수의사 소원(강소라 분)은 사자, 사육사 해경은 나무늘보, 사육사 건욱(김성오 분)은 고릴라의 탈을 각각 쓰고 동물인 척 연기를 한다. 
건욱은 남자친구가 있는 해경을 짝사랑해서 동물원에 남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탈을 쓰고 있는 상태라도 고개의 작은 움직임도 감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했다. 이들의 사랑을 관객들이 믿게 만들고 싶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우화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어서 자부심을 가지며 촬영했다. 저는 그 장면이 너무 좋다”고 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이 어떠냐’는 물음엔 “저는 편한 연애가 좋다. 해경은 심적으로 남자친구에게 매달려 있는 거 같은데 저는 무엇을 하든, 제가 원하는 건 조화로움”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나라는 사람이 처해있는 거다. 물론 제가 살면서 가족, 친구 등 사람들의 도움을 받겠지만 웬만하면 독립적으로 살려는 성격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전여빈은 “또래 배우가 많아서 너무 좋았다. 의지를 많이 한 거 같다. 내가 어떤 연기를 보여 주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이들과 조화를 잘 이루자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 원장 역을 맡은 배우 박영규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아 좋았다고. “어릴 때 TV에서만 보던 선배님을 실제로 만났는데 현장에서 뿜는 에너지가 굉장했다. 원래 성향이 그러신 건지, 우리를 배려해서 그렇게 해주신 건지 모르겠는데 노래도 부르시고 (좋아하는 영화의) 성대모사도 해주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에 촬영해서 풍경이 좋았는데 지방에 있는 많은 동물원을 돌아다니면서 힐링을 받았다”고 촬영 시기를 떠올렸다. 
전여빈 /sunday@osen.co.kr
안재홍에 대해서는 “(‘해치지 않아’가 먼저라서) ‘멜로가 체질’에서 안재홍을 재회했다”며 “‘족구왕’ 때부터 안재홍의 행보를 지켜봤는데 ‘저 배우와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 너무 좋았다. 감사하게도 ‘해치지 않아’에서 (안재홍이)새 원장 역을 맡아서 같이 하게 됐다. 앞으로 또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면 핑퐁을 주고 받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전여빈은 2015년 개봉한 영화 ‘간신’(감독 민규동)으로 데뷔해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 2018)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 영화를 통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대한민국 베스트 스타상, 올해의 영화상, 춘상영화제, 부일영화상 등에서 신인연기자상을 받았다.
전여빈은 “감정 연기를 할 때 최대한 인물에 집중을 한다. 인간 전여빈으로서 나름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이 있는데 연기에 그 기억을 사용하진 않는다. 분리를 시키려고 노력한다"며 “배우로서 인물이 되고 그 인물로 살아가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상하게 그 상황이 진짜처럼 믿어질 때가 있다. 내가 진짜 해경, 은정, 영희가 되어 그 상황을 믿었다”고 자신만의 연기 방식을 전했다.
강소라와의 관계에 대해 “이제는 언니, 동생으로 부르지만 제가 후배다. (강소라가) ‘써니’, ‘미생’에서 여자가 봐도 반할 법한 캐릭터를 맡았지 않나. (제가 한 살 많지만) 나이는 생각 안 했고 처음부터 선배님으로 생각했다. 보자마자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선배도 제가 ‘죄 많은 소녀’로 데뷔해서 20대 초반으로 생각을 했더라. 당연히 나이도 어리게 본 거 같다. 나이를 물어보니 한 살 차이더라.(내가 많다) 소라가 ‘선배라고 부르지 말라’고 해서 지금은 ‘소라야’, ‘여빈 언니’라고 부르는 편해진 사이다. 작품을 하는 동안엔 계속 존댓말을 썼다”고 전했다. 강소라는 영화 ‘4교시 추리영역’(2009)으로 데뷔해 ‘써니’(2011)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해치지 않아’는 정말 즐거운 현장이었다. 영화를 홍보하자면 재밌는데 착한 영화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좋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답을 만들어가려는 영화인 거 같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영화다. 마니아층만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데 저희 영화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
/ watch@osen.co.kr
전여빈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