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칸 황금종려상x오스카 작품상 동시 석권..64년만의 쾌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2.11 00: 10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모두 석권했다. 한 작품이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칸과 아카데미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일은 64년 만이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이자, '마더'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한국 작품이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은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을 가졌고, 8분이 넘는 기립박수와 극찬이 쏟아졌다. 상영 직후,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쥰은 "'기생충'은 올해 초청작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라며 찬사를 보냈고, 각종 해외 매체들도 호평을 보냈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해 기뻐하고 있다.

'기생충'은 폐막식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더할 나위 없는 큰 선물을 선사했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 '올드보이'(감독 박찬욱)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감독 이창동)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영화 '박쥐'(감독 박찬욱)가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 미국 배우조합(SAG) 앙상블상, 작가조합(WGA) 각본상, 미술감독조합(ADG) 미술상, 편집자협회(ACE) 편집상,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SA) 최우수 국제영화상 등 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레드카펫에 섰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망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일명 '오스카'로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상 최고의 영화 축제다. 봉준호 감독이 '로컬(지역) 시상식'이라고 표현해 화제가 됐지만, 한번의 이벤트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액수와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수밖에 없다.
한국 영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1963년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처음 출품됐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2),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6),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봉준호 감독의 '마더'(2009),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 이준익 감독의 '사도'(2015),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2017) 등이 꾸준히 도전했지만, 아카데미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제91회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예비후보에 올랐지만, 5편을 뽑는 최종 후보에는 탈락했다. '버닝'의 예비후보가 최고 성과였지만, 바로 다음 해 '기생충'이 작품상(Best Picture 봉준호·곽신애), 감독상(Directing 봉준호),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Production Design 이하준), 편집상(Film Editing 양진모)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유력한 수상작에 등극했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 그리고 제작진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됐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기생충'은 4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기생충'은 첫 트로피 각본상을 포함해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최고의 영광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했다. 
각본상은 한국 영화 최초이자 아시아 영화 최초로 받았고, 감독상은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로 아시아계 감독의 수상이다. 리안은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로 감독상을 받았다. 
작품상은 외국어(비영어)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차지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오스카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199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마티' 이후 무려 64년 만이다.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예술적인 고취와 대중적인 공감을 모두 잡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57년 한국 영화 아카데미 도전사, 비영어권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 92년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모든 역사를 새로 썼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리스트
▲작품상-'기생충'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 '조커'
▲여우주연상-르네 젤위거 '주디' 
▲남우조연상-브래드 피트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로라 던 '결혼 이야기'
▲감독상-봉준호 감독 '기생충'
▲각본상-'기생충' 봉준호 감독·한진원 작가
▲각색상-'조조 래빗' 타이카 와이티티
▲촬영상-'1917' 로저 디킨스
▲편집상-'포드 V 페라리' 마이클 맥커스커 외 1명
▲미술상-'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바바라 링 외 1명
▲의상상-'작은 아씨들' 재클린 듀런
▲분장상-'밤쉘' 비비안 베이커 외 2명
▲음악상-'조커' 힐더 구드나도티르
▲주제가상-'로켓맨' '(I'm Gonna) Love Me Again'
▲음향편집상-'포드 V 페라리' 도널드 실베스터
▲음향효과상-'1917' 스튜어트 윌슨 외 1명
▲시각효과상-'1917' 기욤 로셰론 외 2명
▲국제장편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기생충'
▲장편애니메이션상-'토이 스토리4' 조시 쿨리 외 2명
▲단편애니메이션상-'헤어 러브' 매튜 A. 체리 외 1명
▲단편영화상-'네이버스 윈도우' 마샬 커리
▲장편다큐멘터리상-'아메리칸 팩토리' 스티븐 보그너 외 2명
▲단편다큐멘터리상-'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캐롤 다이싱거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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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카데미 시상식 2020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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