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밝힌 #오스카 캠페인 #4관왕 #스코세지 응원 #드라마(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2.19 14: 42

“하나의 사건이 아닌, 영화 자체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을 비롯해 제작사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는 물론 외신 기자들을 포함해 500여 명의 취재진이 모였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기생충’의 오스카 캠페인과 현지에서의 뜨거웠던 호응, 수상 소감 등을 직접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 HBO에서 제작되는 ‘기생충’의 확장판 드라마와 차기작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먼저 봉준호 감독은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라며, 배우 송강호와 함께 했던 오스카 캠페인 과정에 대해서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모든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우리가 사실 게릴라전이라고 해야 할까.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으로, 대신 열정으로 뛰었다. 나와 송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다. 실제로도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착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이어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인터뷰가 600개 이상이었다. 다른 경쟁작들은 LA 시내에 광고판이 있고 TV나 지면에 광고가 나온다면 우린 아이디어나 똘똘 뭉친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다”라며, “한때는 그런 생각도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바쁜 창작자들이 잠시 창작의 일선에서 벗어나서 많은 시간을 들여서 캠페인을 하고, 스튜디오는 많은 예산을 쓰는 것이 낯설고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깊이 있게 밀도 있게 검증하는 구나.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고, 어떻게 뛰어난지 점검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더라. 마지막에 오스카로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 것이니까 오랜 전통을 가진 과정이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과 오스카 캠페인 여정을 함께 해온 송강호 역시 낯선 과정이었지만, 최대한 이 시간을 즐겼다. 송강호는 “미국 처음 갈 때 어떻게 보면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고 그렇다 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갔다고 해도 무방하다. 6개월에 최고의 예술가들과 같이 호흡하고 이야기 나누고 작품도 보는 과정을 갖다 보니까 참 내가 아니라 그 분들, 타인들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짐작하는 과정이었다. 상을 받기 위한 과정이라기 보다는 우리 작품을 통해서 그 분들과 세계 영화인들과 어떤 공통점에 대한 소통과 공감을 할 수 있나 생각을 가졌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내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 위대한 예술가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긴 캠페인 과정 끝에 ‘기생충’은 지난 9일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사, 국제잗편영화상 4관왕의 기록을 썼다. 올해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이자,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기록이다. 또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역새 세 번째 기록이다. 
배우 송강호가 미소를 짓고 있다. /cej@osen.co.kr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등 많은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재치 있는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그는  “유세윤 씨 참 천재적인 것 같다. 존경한다. 문세윤 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라고 웃으며 말하며,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왔다. 몇 시간 전에 편지를 읽었다. 나로서는 영광이었다. 나한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니까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실례인 것 같다. 마지막에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쉬라고, 대신 조금만 쉬라고 했다. 나도 그렇고 창작자들이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감사하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를 ‘지역 영화제’라고 표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 봉준호 감독은 ‘도발하려고 했던 발언이었냐?’는 질문에 “처음 캠페인하는 와중에 도발씩이나 하겠냐”라고 웃으며, “영화제 성격에 대한 질문이 나오다가 아카데미는 아무래도 미국 중심 아니겠냐고 비교하다가 쓱 나온 단어다. 그런데 미국 젊은 분들이 SNS에 많이 올린 것 같다. 전략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대화의 와중에 자연스럽게 나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생충’의 해외 흥행의 공신 중 하나는 자막이 꼽히기 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자막 작업에 대해서 “자막은 평소 하던 대로 열심히 했다. 달시 파켓 님과 처음 한 것이 아니라 ‘플란다스의 개’부터 거의 모든 작품을 했다. 서로 일을 해온 패턴이 있다. 한국말을 되게 잘하는 미국인, 부인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다. 상호작용이 좋다”라며, “나는 매 장면 대사와 맥락과 숨겨진 의미들, 뉘앙스들이 어떻게 전달돼야 하는지 최대한 세밀하게 짚어드렸다. 그거에 대한 최고의 솔루션을 찾아냈다. 그런식으로 해왔던 작업이다. 이미 ‘살인의 추억’ 때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인류 최대 난제를 해결했던 경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선균, 조여정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cej@osen.co.kr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배우 장혜진, 이정은, 박소담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cej@osen.co.kr
또 봉준호는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기생충’의 해외 흥행에 대해서 “‘괴물’, ‘설국열차’는 둘 다 SF적인 요소가 많다. 이번 영화는 동시대의 이야기고 이웃에서 볼 수 있을 이야기를 앙상블의 배우들이 뛰어나게, 현실에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폭발력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 중인 차기작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준비하던 작품이다. ‘기생충’과 관련이 없다. 평소 하던대로 준비하던 작품”이라며, “‘기생충’도 사실 평소 하던대로 평상심을 가지고 찍은 영화다. 어떤 목표를 정하고 찍은 것이 아니다.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고 했다. 그 기조가 유지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특별한 것은 없다.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프로젝트를 계속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아카데미 시상식을 마무리하며 긴 여정을 마친 봉준호 감독. 그는 ‘번아웃이 오지 않냐?’는 질문에  “2017년 ‘옥자’가 끝났을 때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기생충’이 너무 찍고 싶어서 영화를 찍었고, 촬영 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도 소화했다. 오늘 이 자리에 있으니까 ‘아 이제 끝이 난다’ 생각된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참 긴 세월인데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기쁘다. 일을 많이 했다. 좀 쉬어볼까 생각도 있는데, 스코세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하셔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착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기생충’은 전원 백수로 살아가는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오는 26일에는 흑백판 개봉도 앞두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흑백판에 대해서 “‘마더’에도 흑백 버전을 만든 적이 있다. 거창한 의도라기 보다는 고전 영화나 클래식 영화에 대한 동경, 로망이 있어서다. 모든 영화가 흑백이던 시절도 있지 않았나. 내가 만약 1930년대를 살고 있고 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영화적인 호기심이 있다. 영화 팬들도 그런 마음이 있을 거다. 이번에도 의논해서 만들었다. 나도 두 번 봤다.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상영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되게 묘하다. 컬러가 사라진 점 말고는 똑같은데 이런 저런 다른 느낌이 있다. 뭐라고 미리 선입견을 가지게 강요하고 싶지 않지만, 로테르담에서 어떤 관객이 ‘흑백으로 보니까 화면에서 더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하더라. 나도 궁금했는데 의미를 생각해봤다.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 섬세한 연기의 디테일과 뉘앙스를 훨씬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 집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기생충’은 드라마 ‘체르노빌’ 등을 만든 미국 HBO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영화 ‘빅쇼트’의 아담 맥케이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함께 참여한다. 최근 할리우드 배우 마크 러팔로와 틸다 스윈튼의 출연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 봉준호 감독은 “프로듀서로서 참여하는 거다. 연출을 하실 감독들은 이후에 차차 찾게 될 거다. 아담 맥케이 감독이 작가로 같이 참여한다. 그 분과 몇 차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애초에 가지고 있는 주제 의식, 동시대의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 오리지널 영화와 마찬가지로 블랙코미디와 범죄드라마의 형식으로 더 깊게 파고 들어갈 것 같다”라며,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 5~6 에피소드의 완성도 높은 TV시리즈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너무 이른 기사로서 마크 러팔로와 틸다 스윈튼 언급이 나왔는데 공식적인 사항은 아니다. 아담 맥케이와 초기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 이야기의 방향과 구조를 이야기하고 있는 시작”이라고 설명해 기대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그만큼 차근차근 잘 준비해야 하니까, 순조롭게 잘 첫 발을 디디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했다.감독 봉준호를 비롯한 ‘기새충’ 제작진과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cej@osen.co.kr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4관왕 수상으로  ‘기생충’의 긴 여정이 끝나는 것이 대해서 “지난해 5월 칸부터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떻게 보면 사건과 이벤트 물론 경사가 있다 보니까 영화사적 사건으로 기억될 수 있지만 사실은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좋겠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렇게 될 것 같다. 여기 있는 배우들의 멋진 연기, 촬영팀 모든 스태프가 만들어낸 장면 하나 하나, 그 장면에 들어가 있는 나의 고민들, 이런 영화 자체로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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