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스터트롯' 임영웅, 후원VS조공? 소속사 "불법 NO..트롯 팬 '관행'"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2.19 16: 21

'미스터트롯'에 출연 중인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후원 계좌'를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때 아닌 '조공'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임영웅 소속사 관계자는 OSEN과의 통화에서 "임영웅 씨 개인 후원 계좌를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팬카페를 통해 후원 사절과 운영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문제 없이 '미스터트롯' 남은 경연에 매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임영웅은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 출연 중인 트로트 가수다. 지난 2016년 8월 '미워요'를 발매하며 데뷔한 현직 트로트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설움을 극복하고자 '미스터트롯'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가창력, 바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이에 힘입어 최근 4주 연속 '미스터트롯' 온라인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제공]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미스터트롯'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미스터트롯' 속 프로필.

그러나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임영웅의 후원 계좌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임영웅이 팬 카페를 통해 팬들로부터 개인 계좌로 직접 후원금을 받는 정황이 발견됐는데 이와 관련 문제 의견이 일어난 것.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 가구 기준)를 넘볼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데다 참가자들 팬들 사이의 경합이 과열되고 있던 터. 사안은 애청자들과 각 출연자들의 팬들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 트로트 팬 후원 계좌 관행 "무명의 내 가수, 열혈팬이 직접 챙긴다?"
OSEN 취재 결과, 임영웅의 후원 계좌는 실제 지난 2018년 7월 임영웅 개인 명의의 한 은행 계좌로 개설됐다. 임영웅이나 소속사 물고기뮤직이 아닌 팬들의 요청 때문에 개설한 것이었다. 임영웅이 데뷔에 앞서 KBS 1TV 음악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고 SBS 예능 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 이수영 편 등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터. 비교적 소수이나 끈끈한 팬들이 2017년 개설된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에 모여 1년 여의 활동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열혈 팬들이 소속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후원 의사를 밝힌 끝에 물고기뮤직 측이 팬카페를 통해 공개적으로 후원 계좌를 개설, 운영 내역을 팬들에게 밝히며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팬들이 가수에게 직접 계좌로 후원금을 송금하는 것은 임영웅 만의 일이 아니었다. 다양한 트로트 가수들이 데뷔 초기 팬들의 후원으로 무명 시절을 극복하기도 했다. '굿즈'와 같은 파생 상품이 친숙한 아이돌 팬덤과 달리, 트로트 팬들의 경우 지방 곳곳의 중장년층이 많은 만큼 가수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선택한 게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영웅 측 관계자는 "'후원의 방' 게시판은 임영웅 만이 아닌 대다수 트로트 가수들이 진행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다른 가수 팬들도 도입했던 트로트 팬들의 문화"라고 강조했다. 
[사진=TV조선 제공] '미스터트롯'이 시청률 30%를 바라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출연진 전원이 담긴 공식 포스터.
# 불법 정황 NO, 관건은 '투명성'과 '강제성'
팬들의 선물 자체는 다양한 아이돌들도 소규모 팬카페, 팬홈페이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팬과 가수의 후원 계좌 관련해서도 '적법성' 여부가 중요했다. 현행법상 팬들의 후원금이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지불한 것이고, 당초 소속사가 밝힌 임영웅의 활동을 위한 비용 차원에서만 사용됐다면 문제가 없었다. 후에 팬들이 후원금에 대해 민, 형사상 권리를 행사할 수는 있었으나, 현재 '영웅시대'를 이용하고 있는 임영웅 팬들은 오히려 임영웅이 '미스터트롯' 경연에 집중하느라 지방 행사를 전처럼 소화하지 못하는 가운데 생계를 걱정하며 자발적으로 후원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다. 
'영웅시대'를 운영하는 물고기뮤직 측은 팬카페 '후원의 방' 게시판을 통해 최근까지 후원금 내역을 공개했다. 팬들이 후원금 내역 공개 과정에서 이름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경우 온라인 설문을 통해 '익명' 처리 여부를 받기도 했다. 팬들이 보낸 후원금은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30만 원까지 다양했다. 단 최근 '미스터트롯'을 통해 임영웅이 널리 알려지고 인기가 급증한 만큼 그 열기도 치솟았다. 이에 임영웅 소속사는 "후원금의 사용 금액을 가요계 선후배 경조사비, 무대 의상 제작비, 메이크업 관련 화장품 비용까지 자세하게 공개했다. 임영웅의 병원비까지 공개한 적도 있다. 계좌에 얼마가 남아 있다는 것까지도 모두 팬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소속사는 물론 임영웅도 사적으로 운용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관행'과 '인식' 사이 개선점도 필요해
이처럼 '관행'처럼 굳은 팬들의 문화라고는 하나, 팬이 가수에게 직접 돈을 준다는 방식이 결코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대형 팬덤 문화가 먼저 자리잡은 아이돌의 경우 공연 외에도 '굿즈'를 통해 수익금이 가수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산업 구조가 일찌감치 자리잡았기 때문. 팬과 가수가 직접 금전 거래가 오갈 경우 국내 아이돌 팬덤 문화 초창기 비판받았던 '조공 문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그러나 임영웅 소속사 측은 "계좌 거래 내역이 남아 있는 만큼 소위 '조공' 현물과 다르게 소득세 신고가 가능한 부분이라 어떤 의혹도 남기지 않으려고 애썼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수의 인기가 많아지고 의도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팬들의 우려를 받아들이기로 해서 팬카페를 후원의 방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과도 상의해 내린 결정으로 임영웅이 경연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문제 없이 남은 경연에만 매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임영웅 공식 팬 카페 '영웅시대']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이 '영웅시대' 속 '후원의 방' 게시판 중단을 밝혔다.
물고기뮤직 측은 논란이 최초 보도된 오늘(19일)에 하루 앞선 18일 '영웅시대' 공지사항을 통해 '후원의 방' 게시판 폐쇄 소식을 알렸다. 물고기뮤직 측은 공식입장에서 "여러분의 우려 섞인 목소리와 진심 어린 걱정의 의견들을 받고 저도 영웅 군도 마음 편치 않은 하루를 보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다시피 영웅 군은 아직 경연 중이고 프로그램 출연자 입장이라 어떤 조치도 섣불리 취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TV조선 측과 협의 하에 악의적인 비방글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다만 지금은 경연 중이니 영웅 군이 경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금만 힘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 지금은 경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 조금만 믿고 기다려달라.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보내주신 믿음과 성원에 감사드린다. 또 다른 잡음에 대한 우려로 모든 후원은 정중히 사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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