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는다면 자충수, 이단 경계"…'그것이 알고 싶다', 신천지 경고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3.15 00: 17

‘그것이 알고 싶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1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슈퍼전파자X의 비밀-바이러스 창궐과 신천지’ 편으로 꾸며졌다.
제작진은 지난 1월로 시계를 돌렸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수산시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속출하고 있었고, 의사 리원량에 의해 코로나19가 알려졌다. 리원량은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으나,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시작일 뿐이었다.

방송화면 캡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1일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감염이 급격히 확산됐다.
31번 확진자는 증상이 있었음에도 자신이 다니던 대구 신천지 교회를 다녔다. 지금까지의 확진자 중 약 60%가 신천지 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31번 확진자의 동선을 분석했다.
31번 확진자는 병원에서 검사를 권유했음에도 코로나19 가능성을 낮게 보고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틀 후 예배 참석, 6일 후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확진자가 발생했다. 호텔 관계자는 “31번 확진자가 다녀온 후 질병관리본부에서 다녀오고 그랬다. 진짜 앞이 캄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31번 확진자는 억울함을 밝혔다 “코로나19 검사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 그 부분에 너무 황당했다. 의사 분이 이야기를 해줘야지 내가 어떻게 알아서 하느냐”고 검사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병원 측은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아보라고 권유한 내용이 진단서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도 대남병원은 31번 확진자와 어느 연관이 있는지 분석했다. 주민은 “총회장 조상 산소, 묘가 있다. 이제 터를 닦아서 말하자면 성지순례와 같다. 주말이 되면 관광차가 4~5대씩 온다”며 “신천지 봉사단이 다닌 지 한 10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만희의 형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대남병원에서 상을 치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신천지 교인들이 조문을 다녀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대남병원 측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31번 환자는 “청도병원에 갔느냐고 묻길래 간 적 없다고 했다. 청도 갔느냐고 하는 말에는 찜질방에 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만희의 조카는 장례식에 대해 “온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2월 1일에 갑자기 왔더라. 삼촌이 이야기를 하니까 대구, 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간부급이 와서 문상을 하고 갔다. 30~40명 정도가 왔다”며 “코로나19로 이만희의 형이 돌아가셨다는 루머가 있는데 그건 아니다”고 일축했다.
31번 확진자의 첫 증상은 2월 7일 나타났다. 2월 1일 전후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31번 확진자는 “2월 2일, 2월 5일 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는 31번 확진자도 누군가에게 감염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예배에 35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분석했고, 김진용 교수는 “바이러스를 많이 뿜는 사람이 있었을거고, 공조가 그거를 아예 방 전체로 뿌렸을 가능성도 있다. 에어로졸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온풍기 등을 통한 동시다발적인 감염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 한 신천지 교인은 “조그마한 창문이 있는데 예배 때는 다 닫는다. 끝나고 연다. 엘리베이터가 2대 있는데, 좁다보니까 몰릴 수밖에 없다”고 증언했다. 김진용 교수는 “기초감염 재생산 지수 값이 7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슈퍼전파자 X가 1명인지 여러명인지 파악할 수 없지만 감염이 누적됐다는 걸 파악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폐쇄적인 공간인 만큼 바이러스가 세를 불리기 좋은 환경이 되어버린 것. 이재갑 교수는 “신천지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면 대구 지역에서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제작진도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신천지 교육생은 “신천지 위장교회라고 해서 검색했더니 내가 다니는 교회가 있더라. 주소까지 같아서 많이 놀랐다. 내가 다니고 있는 교회가 신천지인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는 “진짜 이게 바이러스구나라는 걸 느꼈다. 끔찍함을 넘어 무섭다. 내가 빠졌으면 식구들을 포교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탁지일 이단종교 전문가는 “신천지는 모략을 거짓말로 해석한다. 거짓말이라고 하는 건 포교, 구원을 위한, 종교적으로 합리화 된 과정이다”고 분석했다.
신천지는 포교를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그리고 포교 대상에게 인문학 강의, 취업 등으로 접근했다. 전 신천지 신도는 “조건이 있었다. 복음방에서 100일 동안 만나자는 것이었고, 전담으로 마크하는 잎사귀라는 분이 공부를 했고, 복음방 이후 센터에 들어갔다. 3분의 2는 신천지 사람으로, 세뇌 교육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들은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몇 번 만남을 주고 받은 뒤 상담방에 들어간다”고 증언했다. 개인 정보를 취한 뒤 꾸준히 연락해서 다음 만남을 하고 포교한 뒤 정식 신자로 만든다는 게 신천지의 방법이다. 한 제보자는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고 교육을 시키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정부에도 이 사람 용서를 구한다”며 절을 하면서도 자신이 언제 온 지에 대해서는 횡설수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본 전 신천지 교인은 “세상 상페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여 슬펐다. 신천지를 나왔음에도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은 제작진에게 폭로할 게 있다고 했지만 기자회견이 끝난 뒤 생각할 여지가 많다면서 만남을 미뤘다.
탁지일 교수는 “이만희가 신천지 안에서 절대적인 존재, 신적인 존재인데 TV에 나와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이는 모습으로 사과를 했다. 인간으로서의 민낯이 아닌, 믿고 따르는 지도자가 마귀에게 박해 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신천지에 대한 믿음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신천지가 전도, 포교에 필사적인 이유는 전도이자 구원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14만 4000명이 되면 세상 모습이 달라지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교리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올인할 만한 것이 되는 것. 하지만 14만 4000명을 달성한 후 그 안에 들기 위한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 전 신천지 신도는 “전도하지 못한 사람은 110만원을 내라고 공지를 했다. 2019년에는 이탈한 사람이 많았는지 10만원을 내라고 하더라”고 폭로했다.
신천지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우한에도 교회가 있었다. 중국의 한 기자는 “2018년 지역 당국으로 이단이라고 낙인 찍힌 뒤 불시 단속을 받아 폐쇄된 것로 했는데, 비밀스럽게 모임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제보자들도 신천지 전도 대상자였다면서 그들의 전도 방식을 폭로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온라인 전도가 활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우한에서 활동 중인 교인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정기 총회에 참석했다면서 그들로부터 코로나19가 전파된 게 아닐까 하는 가능성을 두고 추적했다. 또한 신천지를 신천지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중국에서 3만 명 넘는 신도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주목하며 신천지가 HWPL 등 위장단체를 통해 국외 선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폐하고, 숨기고, 거짓을 통해 전도하는 신천지 이만희는 “거짓은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HWPL 측은 “신천지와 아무 관계 없고 대표만 같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신천지 교리에 동의할 수 없어도 믿는 건 그 사람의 자유다.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무분별한 비난도 안된다. 신천지 교인은 교인이기에 앞서 국민이다. 국가 재난에 있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조직을 보호할 목표, 정체를 감출 목표로 숨어버리면 자충수가 될 것이다”며 “이단 종교의 등장 또한 반복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단에 대해 부주의한다면 제2의 코로나19 사태가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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