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주진모까지 거론" '박사' 조주빈의 허언..'사건의 본질' 경계(종합)[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3.27 19: 34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유력 용의자 '박사' 조주빈이 배우 주진모의 휴대전화 해킹 사건을 언급한 가운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어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26일 주진모의 해킹 피해와 관련해 조주빈의 연관성이 제기된 가운데, 27일 경찰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주진모의 해킹에 조주빈이 연관됐다는 의혹은 26일 한 매체의 보도로 제기됐다. 이 매체는 조주빈이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성폭행 등의 범죄에 이용한 '박사방'에서 주진모의 카카오톡 메시지 유출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주진모의 해킹 피해가 대대적으로 알려진 지난 1월, 조주빈이 "주진모, 박사가 깐 거 모르는 거냐"고 언급했다는 것.

배우 주진모가 해킹 피해를 입은 사건에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유력 용의자 조주빈의 연관성이 제기됐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과거 '빅이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진모의 모습이다./sunday@osen.co.kr

실제 주진모는 지난 1월 휴대전화를 해킹당해 금전 협박을 받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주진모의 과거 사생활 문자와 사진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특히 주진모가 오랜 연예계 생활을 해온 만큼 그와 사적으로도 친분이 두터운 배우들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려 곤혹을 치렀다. 
이에 주진모는 "저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지인들, 아껴준 팬들께 죄송하다"며 "이번 일로 마음 편히 숨조차 쉴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두달 전쯤 해킹 범죄자들이 갑자기 제 실명을 언급하며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왔고, 불법 해킹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보내며 접촉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손석희 JTBC 사장이 '박사' 조주빈으로부터 협박성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JTBC 첫 출근 당시 손석희 사장의 모습. / youngrae@osen.co.kr
더욱이 조주빈이 지난 25일 언론 포토라인에 서며 손석희 JTBC 사장을 비롯하 유명인사들을 일부 거론했던 터. 그로 인해 JTBC는 손석희 사장이 텔레그램에서 한 흥신소 사장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로부터 가족들까지 상대로 위협하는 살해 협박을 받았고, 그 배후 대상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금전을 갈취당했으나 상대방이 자취를 감췄고 그 인물이 조주빈이라는 것을 경찰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이에 주진모 또한 조주빈에게 피해를 입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더해졌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는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주진모의 해킹 피해를 조사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주진모 씨의 해킹 피해와 조주빈의 연관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개인 정보인 만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으나 조주빈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신을 과시하려는 조주빈이 화제를 모았던 스타 주진모를 거론하며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로 비화된 모양새다. 
이처럼 조주빈이 유명인사들을 거론하며 스스로를 내세우는 상황과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종의 자의식 과잉"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심한 열등감에서 유래하며 일종이 방어기제"라며 "다른 남성들보다 더 열등의식에 빠질만한 개인적 특성이 이유가 된다"고 조주빈의 열등감이 허무맹랑한 발언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OSEN DB] '박사' 조주빈이 언론을 상대로 한 경찰청 포토라인에 서며 열등감으로 인한 과시성 발언을 내뱉었다.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유력 용의자 조주빈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며 그에 대한 소식이 쏟아지는 상황. 일각에서는 '박사' 조주빈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아직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범죄자 처벌은 물론 정식 재판조차 진행되지 않은 가운데, 유력 용의자에 대한 과다한 정보들이 대중에게 섣부른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것. 유력 용의자 조주빈을 '악마' 같은 인물로 특정될수록 '박사방' 가입자를 비롯한 '텔레그램 n번방' 관련자와 26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에 대한 경계심, 기타 만연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흐린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조주빈의 허무맹랑한 유언비어들로 관련 없는 손석희, 주진모 등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박사' 조주빈의 한 마디보다 실제 '텔레그램 n번방'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정확하게 파헤쳐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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